데자부
하영 / 로맨스 / 현대물
★★★★★ 10.0
그 손가락에 홀린 것처럼 무심코 말을 걸었다.
“아까 나 쳐다봤었지?”
여자는 당황한 얼굴로 이쪽을 돌아봤다. 눈이 마주치자 숨을 들이키더니 또다시 입가를 가리고 고개를 숙였다.
“아, 저, 저기, 죄송합니다…….”
그녀는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어째서인지 그 모습이 내 마음을 자극했다. 검은 머리카락이 사르륵 흔들리면서 하얀 목덜미가 드러났기 때문일까. 묘하게…… 팔을 확 낚아채고 싶은 충동이 느껴졌다.
“죄송하다는 것은, 봤다는 뜻이지?”
여자는 여전히 침묵하면서 아래를 보고 있었다. 어깨가 살짝 떨리는 것 같기도 했다.
“실은 우리 집 샤워기가 고장 났거든. 그래서 좋든 싫든 여기에 올 수밖에 없어. 그럼 다음에 또 보자, 누님.”
그 말을 남기고 목욕탕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