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혹(전2권)
이서윤 / 로맨스 / 현대물
★★★★★ 10.0
19살, 정이서. 훗. 윤원은 저도 모르게 코웃음 쳤다. 유혹을 하고 있는 건지, 유혹을 당한 건지 알 수 없었다. 정신 차려. 무너지면 끝이다. 세상은 그를, 정이서를 난도질할 터였다. 모든 것이 끝일 수도 있다고, 어른인 윤원은 알고 있다. 냉정해질 필요가 있다. 무심해져야 한다. 살아온 지난 시간, 수없이 되뇐 그 말이 다시 윤원의 머릿속을 맴돌 때였다. “나 갖고 싶어요?”윤원은 제 귀를 의심했다. 방금 전까지 바들바들 떨고 있던 이서가 발돋움하여 그의 귀에 속삭였다. 발갛게 윤기가 도는 입술,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묻는다. 발칙하게도. 윤원의 차가운 눈동자에 온기가 스쳤다. 이 순간 어이없게도 웃고 싶다. “교복 입고 물을 얘기는 아니다, 꼬마.”미간을 찡그리는 것까지, 정이서는 이윤원의 심장을 조이게 한다. 그의 손끝이 움찔했다. 다시 이서를 끌어당길 것 같아 윤원은 주먹을 말아 쥐었다. “교복……, 아, 교복.”이서가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다가, 또다시 두 눈을 고양이처럼 치켜떴다. 윤원에게는 치명적이었다. “그럼 교복 벗고 오면 물어도 되나요?”윤원이 하, 옅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가 생각했던 것보다 정이서는 훨씬 더 당돌했다. 어떤 말도 섣불리 할 수 없음을 그 순간 깨달았다. “되겠죠? 안 될 게 뭐람.”순간, 이서가 웃었다. 팍, 무언가 터진 것 같다. 봄날, 화려한 벚꽃이 한꺼번에 만개한 듯한 착각. 바라보는 누구라도 숨이 멈출 것이다. 윤원의 심장이 녹아 사라질 것처럼 단번에 녹았다. “놀라셨어요?”그런데 이서는 윤원의 무언을 다른 뜻으로 받아들였다. 그녀가 훅, 한숨을 내쉬고는 어깨를 늘어뜨렸다. “그럴 수 있을 리가 없잖아요. 이사장님과 나는 다시 만날 일도 없어요.”이서가 먼저 팔을 뻗어 잠긴 문을 열려고 했다. “저 먼저 나가요. 이사장님은 알아서 나오세요. 유명인이시니 조심하셔야 할 걸요?”이서가 문을 열려고 할 때였다. “흡!”이서의 몸이 윤원의 억센 힘에 다시 잡혔다. 조금 더 과격한 힘. 그녀의 몸이 벽에 쿵 밀쳐지고, 윤원은 그녀의 얼굴을 손으로 고정시켰다.
(1권에서 남긴 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