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거짓말
김진영(카스티엘) / 로맨스 / 현대물
★★★★★ 10.0
“유정 씨, 나 물어볼 말이……!”
해준은 말을 멈춘 채 굳은 듯 자리에 섰다.
“해준 씨?”
여기엔 무슨 일이냐고 물으려던 유정은 해준의 표정을 본 후에야 자신이 슬립 차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비명 소리조차 내지 못한 채 안으로 달아난 유정은 방문을 닫으며 질끈 두 눈을 감았다.
‘한유정! 이 바보! 어떡해! 어떡하냐고!’
방금 전 눈앞에 머물다 사라진 유정의 모습에 놀랄 수밖에 없었던 해준은 방문이 닫히는 소리에 일단 마루를 내려왔다. 마당에 선 채로 이마를 매만지던 해준은 차가운 밤공기에 서 있음에도 한증막에 들어온 것처럼 온몸에 열이 느껴졌다.
“…….”
초단위로 셀 만큼 짧은 시간이었음에도 잠깐의 잔상이 너무도 강렬하게 그를 사로잡았다. 어두운 밤임에도 불구하고 도드라져 보이던 하얀 피부와 윤기가 흐르던 까만 머리카락, 슬립 위로 드러나던 가녀린 두 팔과 기다란 목, 하늘거리는 치맛단 아래 길게 뻗어 있던 날씬하고 예쁜 종아리, 당혹스러움과 놀라움으로 커다랗게 반짝이던 새까만 눈동자와 붉은 입술을 하나하나 되짚고 있는 자신이 순간 못마땅해서 해준은 한껏 미간을 찌푸렸다.
“빌어먹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