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일곱 번째 계절
신해영 / 로맨스 / 현대물
★★★★★ 10.0
답은 하나. 그는 피곤했다.
사람은 보통 하루 7시간, 최소한 5시간 정도는 자야 다음날 활동할 여력을 보충할 수 있는 법이다.
그런데 그는 지난밤 한숨도 자지 못한 채로 여기 이 웃기지도 않는 남의 생일 잔치에 끌려와 있는 것이다. 그러니 피곤할 수밖에.
지난 밤, 태평양 한가운데를 항해하고 있던 무역선이 태풍에 휩쓸려 통신이 두절되었다는 소식이 막 잠들려던 그를 방해한 전화기에서 흘러나왔다.
아, 물론 그 안에 있을 수많은 선원의 목숨에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의 관심사는 그 안에 선적되어 있던 300억 달러 가치의 자동차들이었다. 그가 심혈을 기울여 뚫은 활로인 오스트레일리아와 그에 근접한 오세아니아 주의 시장으로 향하던.
태풍으로 그 자동차들에 문제가 생긴다면 자동차 값이야, 보험이 해결해 줄 터이지만, 잃어버린 신용과 방대한 오세아니아의 자동차 시장은 보험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천재에 의한 사고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