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한 욕망
조아 / 로맨스 / 현대물
★★★★☆ 8
집안과 조건을 보고 이득을 따져 배우자를 정하는 것이 그가 속한 사회의 결혼이었다.
현준은 오늘 아내가 될 여자를 만나기 위해 나왔다.
갓 내린 눈처럼 하얀 피부와 사내의 어두운 욕망을 자극하는 앳되고 정적인 이목구비가 냉정한 가슴을 흔들고, 웃지 않는 인형처럼 서늘해 보이다가도 절대 울지 않기 위해 애쓰는 것 같은 묘한 분위기가 흥미를 끌었다. 나쁘지 않군, 만족감이 들었다.
“맘에 들지 않는다고 말해 주세요. 나 혼자 싫다고 하는 건 아무 의미가 없으니까요.”
그는 거절당하기 위해 나왔다고 말하는 여자를 싸늘한 얼굴로 몰아세웠다.
“생전 처음 여자한테 별난 재미를 느꼈는데, 한 번 구경으론 성에 안 차서 말이야. 곁에 두고 느긋하게 지켜보고 싶어졌어.”
자신의 간절한 소망을 완전히 죽이는 말을 쏟아내고 자리를 떠나버리는 현준을, 여자는 절망적인 시선으로 좇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