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악한 것
로즈라인 / 로맨스 / 현대물
★★★★☆ 8
남자의 탐욕스러운 입술이 여자의 목을 무는 광경이 거울에 비쳤다. 혜주가 목덜미로 엄습하는 전율을 느끼며 거울에 닿은 시선을 서서히 내렸다.
그러자 핏줄이 불거진 남자의 손이 거추장스러운 재킷 앞섶을 거둬 젖히는 광경이 보였다. 뒤이어 회색 셔츠와 벨트가 보였다. 흥분한 숨이 이어졌고, 셔츠 가슴팍이 야하게 들썩거렸다.
남자의 목덜미에 굵게 선 핏대는 요란하게 자맥질을 하고 있었다. 하얀 혜주의 손이 어찌할 줄 모르고 남자의 팔뚝을 쥐었다. 그대로 밀어내려던 순간이었다.
“나 밀쳐 내지 마. 그게 제일….”
“…….”
“겁나.”
남자가 입술로는 연약하게 말하며 손으로는 치마를 걷어 올렸다. 그게 정신을 혼미하게 만들고 있었다. 귓구멍으로는 절박한 목소리가 들려오는데, 맞닿은 남자의 몸은 품 안의 여자를 집어삼킬 것처럼 탐욕스러웠다.
“…읏, 하지 마세요.”
적갈색 눈동자는 여자를 씹어 삼킬 것처럼 사나워진 상태였다. 하지만 입술만은 눈을 배반하듯 조금은 수그러들었다.
“알았어.”
흥분을 억누른 잇새에서 나직한 사과가 흘러나왔다. 하지만 짐승의 하체는 미안하다는 말과 달리 그녀의 다리 사이에 질척하게 엉겨 붙었다.
몇 분 전까지는 싸우는 중이었는데, 어쩌다 이렇게 된 걸까. 혹시 남자가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몸으로 밀어붙이는 중인 걸까. 그가 정말로 감추고 싶은 진실은 뭘까….
“지금 어떤 생각으로 이러는 건가요…. 위기를 탈출하려고?”
혜주가 다리의 힘을 빼며 물었다. 그러자 남자가 기다렸다는 듯 팬티 위를 헤집다가 엄지로 클리토리스를 찾아 문지르며 대답했다.
“네 안을 느끼고 싶어서. 아주 깊숙한 곳까지 세세하게.”
아찔하게 움직이던 손이 앞섶 안으로 들어갔다. 곧이어 빠져나오자 굵다란 기둥이 고개를 빳빳하게 쳐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