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이 박힌 (외전증보판)
시크 / 로맨스 / 현대물
★★★★☆ 8
줄줄 흘러내리는 물에 그의 손이 젖었다. 중지가 조금 더 속도를 높였다. 푹푹, 흔들며 찌르는 기계적인 운동을 반복하자 예인의 숨소리가 펄럭거리는 깃발처럼 가빠졌다.
부들부들, 예인이 다리를 떨며 휘청거렸다. 그때 다른 손으로 예인의 팬티를 내려 발로 눌러 벗긴 하건이 예인의 허벅지를 잡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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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뻐, 서예인. 미치게 예뻐.’
선명한 파문 속에서 하건은 은밀하게 읊조렸다. 누구에게도 들켜서는 안 될 비밀처럼.
“…….”
그 순간 어떤 기척을 느꼈는지 고개를 든 예인이 이쪽을 돌아보았고 그녀를 응시하고 있던 하건과 약속이나 한 것처럼 시선이 마주쳤다.
예인이 놀란 듯 눈을 뜨고는 곧 자세를 바로잡았다. 이내 하건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건넸다.
내부의 울림 따위를 깨끗이 감춘 남자가 아무렇지 않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련한 감상이 그를 잠식했지만 상사와 부하 직원 외에 아무것도 아닌 사이.
하건은 머리에 쌓인 눈을 털며 이쪽으로 다가오는 예인을 묵묵히 바라보았다.
‘미치게 예쁘다고, 서예인.’
그의 안에서 공명하는 울림이 점점 커졌다. 숨을 죽이지 않으면 안 될 감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