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주정뱅이 아버지와 필리핀 엄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아, 혜진.
어린 혜진의 눈에, 피아노를 잘 치는 한 살 위의 지호는 진짜 왕자님처럼 보였다.
고등학생이 된 혜진은 따돌림과 가난 속에서 힘겹게 살아가고,
같은 학교의 학생회장이자 장래가 촉망되는 피아니스트가 된 지호는,
이제는 똑바로 바라보기조차 힘든 존재가 되어 버렸다.
혜진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매일 창 밖에서 그의 피아노를 몰래 훔쳐 듣는 것 뿐.
하지만 지호의 마음은 어느 새 창밖의 소녀에게 향하고,
우여곡절 끝에 어른이 된 그들은, 이제야 오래 묵혀 둔 사랑을 시작하는데…….
나비 채집(?)에 평생을 바친 지호와, 수줍은 검은 나비 아가씨 혜진의 사랑 이야기.
지호는 계속해서 달래듯이 말했다.
“나한테 말하면 좀 편해질지도 모르잖아. 들어줄게. 응?”
어지러웠다. 내가 누구라는 것을 알아보고 이러는 것일까.
“내가 어떻게 해 주면 안 울 거니?”
사실은 이미 울고 있지 않은데. 놀라고 부끄러워서 고개를 들 수가 없을 뿐인데.
“좋아하는 곡이 있으면 말해 봐. 내가 쳐 줄게.”
그렇게 물어본들 곡명이라고는 단 하나도 모른다.
“제발 그렇게 울지 마. 나, 네가 이렇게 울고 있으니까 연습도 못하겠단 말이야.”
혜진이 좀처럼 고개를 들지 않자 지호는 어쩔 줄을 몰라 하는 눈치였다. 안타까운 듯이 머리칼에 살짝 손을 댔다가는 자신도 놀란 듯이 흠칫 손을 떼고, 토닥이려는 듯이 어깨에 가볍게 손을 얹었다가는 또다시 멀어진다.
“정 나하고 말하기 싫거든, 그냥 고개만 끄덕여 줘.”
어딘가 간절하게까지 들리는 말투에 혜진은 여전히 얼굴을 파묻은 채 고개를 끄덕였다.
“내 피아노, 좋아하니?”
끄덕끄덕.
“그럼 내가 널 위해서 연주하면 울음 그쳐 줄 거야?”
끄덕끄덕.
“곡은 내가 알아서 쳐도 돼?”
끄덕끄덕.
“좋아. 여기 그대로 있어. 끝나도 어디 가 버리면 안 돼. 알았지?”
이번에는 아까보다 좀 더 빠르게 풀잎 밟는 소리.
박수정의 로맨스 장편 소설 『나의 검은 공주님』.
<본문중에서>
지호는 계속해서 달래듯이 말했다.
“나한테 말하면 좀 편해질지도 모르잖아. 들어줄게. 응?”
어지러웠다. 내가 누구라는 것을 알아보고 이러는 것일까.
“내가 어떻게 해 주면 안 울 거니?”
사실은 이미 울고 있지 않은데. 놀라고 부끄러워서 고개를 들 수가 없을 뿐인데.
“좋아하는 곡이 있으면 말해 봐. 내가 쳐 줄게.”
그렇게 물어본들 곡명이라고는 단 하나도 모른다.
“제발 그렇게 울지 마. 나, 네가 이렇게 울고 있으니까 연습도 못하겠단 말이야.”
혜진이 좀처럼 고개를 들지 않자 지호는 어쩔 줄을 몰라 하는 눈치였다. 안타까운 듯이 머리칼에 살짝 손을 댔다가는 자신도 놀란 듯이 흠칫 손을 떼고, 토닥이려는 듯이 어깨에 가볍게 손을 얹었다가는 또다시 멀어진다.
“정 나하고 말하기 싫거든, 그냥 고개만 끄덕여 줘.”
어딘가 간절하게까지 들리는 말투에 혜진은 여전히 얼굴을 파묻은 채 고개를 끄덕였다.
“내 피아노, 좋아하니?”
끄덕끄덕.
“그럼 내가 널 위해서 연주하면 울음 그쳐 줄 거야?”
끄덕끄덕.
“곡은 내가 알아서 쳐도 돼?”
끄덕끄덕.
“좋아. 여기 그대로 있어. 끝나도 어디 가 버리면 안 돼. 알았지?”
이번에는 아까보다 좀 더 빠르게 풀잎 밟는 소리.
_ 본문 중에서
작가소개
- 박수정(방울마마)
출간작
‘사랑 정비 중 1,2’, ‘파트너’, ‘악마와 유리구두, ’두 얼굴의 왕자님‘ ’여우와 윤자씨‘
‘나의 검은 공주님’ ‘봉 사감과 러브레터’ ‘엘레오노르 1,2’ ‘신사의 은밀한 취향’
블로그: http://blog.naver.com/lovemode54
메일: lovemode54@naver.com
술주정뱅이 아버지와 필리핀 엄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아, 혜진.
어린 혜진의 눈에, 피아노를 잘 치는 한 살 위의 지호는 진짜 왕자님처럼 보였다.
고등학생이 된 혜진은 따돌림과 가난 속에서 힘겹게 살아가고,
같은 학교의 학생회장이자 장래가 촉망되는 피아니스트가 된 지호는,
이제는 똑바로 바라보기조차 힘든 존재가 되어 버렸다.
혜진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매일 창 밖에서 그의 피아노를 몰래 훔쳐 듣는 것 뿐.
하지만 지호의 마음은 어느 새 창밖의 소녀에게 향하고,
우여곡절 끝에 어른이 된 그들은, 이제야 오래 묵혀 둔 사랑을 시작하는데…….
나비 채집(?)에 평생을 바친 지호와, 수줍은 검은 나비 아가씨 혜진의 사랑 이야기.
지호는 계속해서 달래듯이 말했다.
“나한테 말하면 좀 편해질지도 모르잖아. 들어줄게. 응?”
어지러웠다. 내가 누구라는 것을 알아보고 이러는 것일까.
“내가 어떻게 해 주면 안 울 거니?”
사실은 이미 울고 있지 않은데. 놀라고 부끄러워서 고개를 들 수가 없을 뿐인데.
“좋아하는 곡이 있으면 말해 봐. 내가 쳐 줄게.”
그렇게 물어본들 곡명이라고는 단 하나도 모른다.
“제발 그렇게 울지 마. 나, 네가 이렇게 울고 있으니까 연습도 못하겠단 말이야.”
혜진이 좀처럼 고개를 들지 않자 지호는 어쩔 줄을 몰라 하는 눈치였다. 안타까운 듯이 머리칼에 살짝 손을 댔다가는 자신도 놀란 듯이 흠칫 손을 떼고, 토닥이려는 듯이 어깨에 가볍게 손을 얹었다가는 또다시 멀어진다.
“정 나하고 말하기 싫거든, 그냥 고개만 끄덕여 줘.”
어딘가 간절하게까지 들리는 말투에 혜진은 여전히 얼굴을 파묻은 채 고개를 끄덕였다.
“내 피아노, 좋아하니?”
끄덕끄덕.
“그럼 내가 널 위해서 연주하면 울음 그쳐 줄 거야?”
끄덕끄덕.
“곡은 내가 알아서 쳐도 돼?”
끄덕끄덕.
“좋아. 여기 그대로 있어. 끝나도 어디 가 버리면 안 돼. 알았지?”
이번에는 아까보다 좀 더 빠르게 풀잎 밟는 소리.
박수정의 로맨스 장편 소설 『나의 검은 공주님』.
<본문중에서>
지호는 계속해서 달래듯이 말했다.
“나한테 말하면 좀 편해질지도 모르잖아. 들어줄게. 응?”
어지러웠다. 내가 누구라는 것을 알아보고 이러는 것일까.
“내가 어떻게 해 주면 안 울 거니?”
사실은 이미 울고 있지 않은데. 놀라고 부끄러워서 고개를 들 수가 없을 뿐인데.
“좋아하는 곡이 있으면 말해 봐. 내가 쳐 줄게.”
그렇게 물어본들 곡명이라고는 단 하나도 모른다.
“제발 그렇게 울지 마. 나, 네가 이렇게 울고 있으니까 연습도 못하겠단 말이야.”
혜진이 좀처럼 고개를 들지 않자 지호는 어쩔 줄을 몰라 하는 눈치였다. 안타까운 듯이 머리칼에 살짝 손을 댔다가는 자신도 놀란 듯이 흠칫 손을 떼고, 토닥이려는 듯이 어깨에 가볍게 손을 얹었다가는 또다시 멀어진다.
“정 나하고 말하기 싫거든, 그냥 고개만 끄덕여 줘.”
어딘가 간절하게까지 들리는 말투에 혜진은 여전히 얼굴을 파묻은 채 고개를 끄덕였다.
“내 피아노, 좋아하니?”
끄덕끄덕.
“그럼 내가 널 위해서 연주하면 울음 그쳐 줄 거야?”
끄덕끄덕.
“곡은 내가 알아서 쳐도 돼?”
끄덕끄덕.
“좋아. 여기 그대로 있어. 끝나도 어디 가 버리면 안 돼. 알았지?”
이번에는 아까보다 좀 더 빠르게 풀잎 밟는 소리.
_ 본문 중에서
작가소개
- 박수정(방울마마)
출간작
‘사랑 정비 중 1,2’, ‘파트너’, ‘악마와 유리구두, ’두 얼굴의 왕자님‘ ’여우와 윤자씨‘
‘나의 검은 공주님’ ‘봉 사감과 러브레터’ ‘엘레오노르 1,2’ ‘신사의 은밀한 취향’
블로그: http://blog.naver.com/lovemode54
메일: lovemode5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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