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여섯 꽃다운 나이의 방구본. 어려운 살림이었지만 할머니와 함께 열심히 산다고 살아왔는데 하늘도 무심하시지, 하루아침에 도산한 회사 때문에 퇴직금도 못 받고 쫓겨 나와 당장 입에 풀칠할 걱정을 하게 생겼다. 그런 그녀에게 친구가 건네 온 노골적이면서도 요상한 제안. 그 일환으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바람둥이인 서진후를 만나게 된 구본은 어쩌면 하늘이 자신을 완전히 버린 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는데…….
▶ 잠깐 맛보기
“여보세요. 좀 치워 주세요.”
약간 떨리는 음성이 튀어나왔지만 최대한 아닌 척 애쓰며 손끝까지 저릿한 김장감을 박박 씹어 뭉갰다.
“같이 찍어야지.”
“아니, 다시 볼 일 없는 사람이랑 내가 왜 같이 찍어서 추억을 남겨요?”
“내 휴대폰이잖아. 그리고 네가 먼저 내 옆에 와서 앉았다. 누가 먼저 추파 던졌는지 제대로 따지고 넘어가 볼까? 한번 해 봐?”
“우와, 이런 와중에 그 무슨 유치한 코멘트? 치사해서! 당신이 내 휴대폰 배터리 분리해서 내동댕이쳐 버렸잖아요. 그 책임은 어쩔 건데? 그리고 당신한테 추파 던지려고 온 게 아니라, 당신이 있는 쪽 배경이 훨씬 죽이니까 당신 쪽에서 찍으려고 했던 것뿐이었어요. 알겠어요? 깐 밤같이 생기긴 했지만 정말 내 취향 아니거든요! 미안하지만!”
“취향 아니라는데 극구 매달릴 의향도 없어. 취향 아니니까 남자로 느끼지도 않겠네. 편하게 대해도 되겠지?”
그가 대답도 듣기 싫다는 듯 그녀의 어깨에 두른 손을 뻗어 그녀의 입을 꽉 막고 목을 꽉 조였다. 휴대폰 카메라 위치를 그럴싸한 곳에 잘 잡은 뒤 버튼을 눌렀다. 귓가에 들려오는 남자의 숨 내음, 그리고 낮게 웃을 때마다 들리는 울림, 거기다 미치게 좋은 체취. 그의 숨결이 닿은 자리가 불에 덴 것같이 화끈거려 미치게 신경이 쓰였다.
[예쁘게 웃어 주세요. 찰칵!]
기계음이 단조롭게 흘러나왔다. 이후 몇 차례 더 그가 버튼을 눌렀다. 구본이 입을 막고 있는 그의 손을 떼어 내자 그의 향내가 그녀의 후각에 고스란히 남았다. 하지만 굳이 그에게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을 드러낼 필요는 없었다. 최대한 표정을 지우고 두 손을 들어 천연덕스럽게 브이 자를 그리자, 그가 흘끗 그녀를 응시하더니 대뜸 말했다.
“결혼하자.”
* 이 전자책은 2008년 타출판사에서 출간된 〈노골적 제안〉을 eBook으로 제작한 것입니다.
스물여섯 꽃다운 나이의 방구본. 어려운 살림이었지만 할머니와 함께 열심히 산다고 살아왔는데 하늘도 무심하시지, 하루아침에 도산한 회사 때문에 퇴직금도 못 받고 쫓겨 나와 당장 입에 풀칠할 걱정을 하게 생겼다. 그런 그녀에게 친구가 건네 온 노골적이면서도 요상한 제안. 그 일환으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바람둥이인 서진후를 만나게 된 구본은 어쩌면 하늘이 자신을 완전히 버린 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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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세요. 좀 치워 주세요.”
약간 떨리는 음성이 튀어나왔지만 최대한 아닌 척 애쓰며 손끝까지 저릿한 김장감을 박박 씹어 뭉갰다.
“같이 찍어야지.”
“아니, 다시 볼 일 없는 사람이랑 내가 왜 같이 찍어서 추억을 남겨요?”
“내 휴대폰이잖아. 그리고 네가 먼저 내 옆에 와서 앉았다. 누가 먼저 추파 던졌는지 제대로 따지고 넘어가 볼까? 한번 해 봐?”
“우와, 이런 와중에 그 무슨 유치한 코멘트? 치사해서! 당신이 내 휴대폰 배터리 분리해서 내동댕이쳐 버렸잖아요. 그 책임은 어쩔 건데? 그리고 당신한테 추파 던지려고 온 게 아니라, 당신이 있는 쪽 배경이 훨씬 죽이니까 당신 쪽에서 찍으려고 했던 것뿐이었어요. 알겠어요? 깐 밤같이 생기긴 했지만 정말 내 취향 아니거든요! 미안하지만!”
“취향 아니라는데 극구 매달릴 의향도 없어. 취향 아니니까 남자로 느끼지도 않겠네. 편하게 대해도 되겠지?”
그가 대답도 듣기 싫다는 듯 그녀의 어깨에 두른 손을 뻗어 그녀의 입을 꽉 막고 목을 꽉 조였다. 휴대폰 카메라 위치를 그럴싸한 곳에 잘 잡은 뒤 버튼을 눌렀다. 귓가에 들려오는 남자의 숨 내음, 그리고 낮게 웃을 때마다 들리는 울림, 거기다 미치게 좋은 체취. 그의 숨결이 닿은 자리가 불에 덴 것같이 화끈거려 미치게 신경이 쓰였다.
[예쁘게 웃어 주세요. 찰칵!]
기계음이 단조롭게 흘러나왔다. 이후 몇 차례 더 그가 버튼을 눌렀다. 구본이 입을 막고 있는 그의 손을 떼어 내자 그의 향내가 그녀의 후각에 고스란히 남았다. 하지만 굳이 그에게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을 드러낼 필요는 없었다. 최대한 표정을 지우고 두 손을 들어 천연덕스럽게 브이 자를 그리자, 그가 흘끗 그녀를 응시하더니 대뜸 말했다.
“결혼하자.”
* 이 전자책은 2008년 타출판사에서 출간된 〈노골적 제안〉을 eBook으로 제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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