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꽃(전2권)

로맨스 현대물
최윤정
출판사 동행
출간일 2016년 04월 26일
2점 4점 6점 8점 10점 4.7점 (3건)
작품설명

은정원. 27세 초짜 카페 매니저

“평소엔 마스터, 기분 나쁘면 사장님, 화가 나면 아저씨! 됐어요?”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 입을 닫고 있어도 답답하고, 입을 열면 더 답답하고. 당최 답이 없다. 이런 사람이랑 대화를 해 보겠다고 열을 낸 스스로가 안쓰러울 지경이었다. 머리 꼭대기까지 화가 난 것도 잠시, 순식간에 바닥까지 추락한다. 감정이 롤러코스터보다 더 급하게 널을 뛰었다.
이 남자는 정말이지 심장에 좋지 않았다. 아주 많이.

서진하. 34세 이상한 카페 마스터

“하! 서진하 꼴이 우습게 됐구나.”

직설적으로 파고드는 커다란 눈망울도, 어디로 튈지 모르는 공처럼 엉뚱한 행동들도 도무지 적응이 되지 않았다. 조막만한 얼굴에 선명하게 묻어나는 감정도, 거침없는 표현들도 그저 불편한 감정을 불러일으킬 뿐이었다. 무언가 잘못된 기분. 항상 모든 것이 분명한 그로선 꽤 오랜만에 느끼는 모호함이 아닐 수 없었다.
이 여자는 피하는 게 상책이다.



<본문중에서>

‘역시 이상한 사람이야.’
세상과 동떨어져 홀로 유유자적 평화롭다. 아직 월말 정산을 해 보지는 않았지만 카페가 돌아가는 모양새가 분명 적자였다. 그럼에도 그는 여전히 아무런 불만도 걱정도 없어 보였다. 어떻게 저럴 수가 있을까.
“마스터, 정말 걱정 안 되세요?”
잠깐 고개를 들었다 다시 책으로 향하는 그의 시선에 정원이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이 무슨 팔자에도 없는 신선놀음인지, 월급 받기 민망하단 말이죠.”
“은 매니저는 충분히 제 몫을 하고 있습니다.”
“아, 네에.”
사람 놀리나 싶게 무심한 눈빛과 담담한 목소리도 어느새 커피만큼 익숙해져 있었다. 딱히 그녀만 그런 것은 아닌 듯 진하도 이젠 거의 반사적으로 대답하는 수준이었다. 무시하고 넘어가면 꼬치꼬치 물고 늘어져 두 배로 길어지는 잔소리의 위력이기도 했다. 그동안의 변화라면 변화랄까.
“근데 마스터, 인테리어는 대체 누구 취향이에요?”
그가 이번엔 고개도 들지 않고 짧게 대답했다.
“내 취향.”
“그럼 꽃도 마스터 취향? 의외네요. 근데 왜 절화만 팔아요? 꽃다발은 솔직히 보기에만 예쁘지, 손해 보는 장사잖아요. 관리는 또 어찌나 까다로우신지. 이건 꽃이 상전이라니까요.”
“화분은 물 줘야 하니까.”
역시나 이상한 대답.
“절화도 물 갈아 줘야 하거든요?”
“꾸준히 관리하려면 신경 쓰이고 번거롭습니다.”
익숙해진 만큼 그에 대해 조금 더 알게 된 부분이 있다면 이런 점이 아닐까. 대답하기 곤란하거나 꺼려하는 내용이면 말투가 정중하다 못해 지극히 건조해진다.
진하를 슬쩍 노려본 정원이 대답을 하든 말든 대놓고 투덜거렸다.
“흠, 솔직히 꽃다발이 손은 더 많이 가지 않나? 그럼 여기 책들도 다 마스터 취향이에요?”
“…….”
“보기와 많이 다르시네요.”
순 딱딱한 인문서만 읽을 것 같은데 카페 구석구석 꽂혀 있는 책들은 의외로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었다. 인문서는 물론 동서양 고전을 비롯해 장르별 베스트셀러까지 빠짐없이 갖추어 놓아 작은 도서관을 방불케 한다. 카페 물품 목록에 책 구매비용이 따로 책정되어 있는 것은 물론이었다.
홀에 진열된 책들은 대부분 신간이었지만 바(bar) 안쪽에는 좀 더 개인적인 느낌의 낡은 서가가 있었다. 오랜 시간 공들여 모은 듯 고운 손때가 묻어나는 책과 음반들.
그래서 일까. 〈그꽃〉은 평범한 북 카페라고 하기엔 어딘가 좀 미묘하게 다른 분위기를 풍겼다. 오픈된 공간임에도 종종 남의 집에 들어온 듯 사적인 느낌이 곳곳에 배어 있다. 그런 부분은 꼭 주인장을 닮은 카페랄까. 사람을 상대로 장사를 하면서 정작 사람에겐 전혀 관심이 없는 얼음마스터 말이다.
정원이 다시 꽃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런데 마스터, 꽃은 왜 저렇게 여러 가지를 주문해요? 잘 팔리는 거 위주로 갖다놓는 게 낫지 않을까요? 어차피 안 팔리면 다 버려야 하는데 아깝잖아요.”
“괜찮습니다.”
“아, 괜찮긴 뭐가 괜찮아요. 버리는 게 절반 이상인데. 안 팔리는 꽃은…….”
그가 갑자기 읽던 책을 덮으며 정원의 말을 잘랐다.
“그만하지. 안 팔아도 됩니다.”
“네에? 그런 말이 어디 있어요?”
“은 매니저는 시키는 일만 하면 되는 거 아닌가?”
“그래도 그런…….”
지금껏 본 적 없는 싸늘한 눈빛. 왠지 모르지만 예의 무심함과는 많이 달랐다. 이번엔 진짜 뭔가 실수를 한 기분이랄까.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난 진하가 여지없이 선을 그었다.
“내 경영방침에 불만 있습니까?”
그런데 이건 또 무슨 조화일까. 매정한 그의 눈빛에 정원은 괜스레 마음이 상했다. 무언가 실수를 한 건 알겠는데 그럼에도 당황스러울 만큼 서운함이 밀려들었다.
“불만이야 당연히 많죠! 그걸 몰라서 물으세요?”
진하가 설핏 인상을 굳혔다. 하지만 팩 돌아선 정원은 분무기를 들고 이미 꽃이 있는 테라스로 향하고 있었다.
‘내가 뭐 틀린 말 했어? 아악! 짜증나. 내가 뭘 어쨌다고 성질이야, 성질이……!’
기실 그가 대놓고 화를 낸 것도 아니건만 왜 이런 기분이 드는 것일까.
사람과 사람 사이엔 굳이 말로 하지 않아도 알아지는 것들이 있었다. 딱히 표현은 안 했지만 정원은 내심 진하와 많이 편해졌다고 생각했다. 그녀가 아무리 땍땍거려도 매번 무던하게 넘어가서 살짝 마음이 풀어진 것도 사실이었다.
마치 딴 세상 사람인 양, 이해가 안 될 정도로 답답한 구석은 여전했지만 보기보다 어렵지 않은 사람이라는 것도 어렴풋이 느껴졌다. 오히려 아등바등 빡빡하게 살아온 그녀와 너무 달라서 좋은 점도 있었다.
‘좋아? 저 말 안 통하는 인간 담벼락이?’
정원의 손이 순간 멈칫 굳었다. 그리고 이내 버럭 인상을 쓰며 눈앞의 꽃을 노려보았다.
‘니가 정녕 제정신이 아니구나.’

작가소개
- 최윤정

저자 최윤정(일기)은
74년 9월생. 처녀자리 호랑이띠
어릴 적부터 그림을 그렸고, 지금도 그림을 그리고 있는 무명의 환쟁이.
그림 경력은 30여 년, 쓰기 경력은 띄엄띄엄 14년 차.
천직은 매일 놀고먹는 백수.


출간작
05년 [사랑해도 될까요?]
06년 [사랑을 몰라?]
07년 [이상야릇한 관계], [사랑 후… 愛]
08년 [백일홍과 소나무]

작품설명

은정원. 27세 초짜 카페 매니저

“평소엔 마스터, 기분 나쁘면 사장님, 화가 나면 아저씨! 됐어요?”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 입을 닫고 있어도 답답하고, 입을 열면 더 답답하고. 당최 답이 없다. 이런 사람이랑 대화를 해 보겠다고 열을 낸 스스로가 안쓰러울 지경이었다. 머리 꼭대기까지 화가 난 것도 잠시, 순식간에 바닥까지 추락한다. 감정이 롤러코스터보다 더 급하게 널을 뛰었다.
이 남자는 정말이지 심장에 좋지 않았다. 아주 많이.

서진하. 34세 이상한 카페 마스터

“하! 서진하 꼴이 우습게 됐구나.”

직설적으로 파고드는 커다란 눈망울도, 어디로 튈지 모르는 공처럼 엉뚱한 행동들도 도무지 적응이 되지 않았다. 조막만한 얼굴에 선명하게 묻어나는 감정도, 거침없는 표현들도 그저 불편한 감정을 불러일으킬 뿐이었다. 무언가 잘못된 기분. 항상 모든 것이 분명한 그로선 꽤 오랜만에 느끼는 모호함이 아닐 수 없었다.
이 여자는 피하는 게 상책이다.



<본문중에서>

‘역시 이상한 사람이야.’
세상과 동떨어져 홀로 유유자적 평화롭다. 아직 월말 정산을 해 보지는 않았지만 카페가 돌아가는 모양새가 분명 적자였다. 그럼에도 그는 여전히 아무런 불만도 걱정도 없어 보였다. 어떻게 저럴 수가 있을까.
“마스터, 정말 걱정 안 되세요?”
잠깐 고개를 들었다 다시 책으로 향하는 그의 시선에 정원이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이 무슨 팔자에도 없는 신선놀음인지, 월급 받기 민망하단 말이죠.”
“은 매니저는 충분히 제 몫을 하고 있습니다.”
“아, 네에.”
사람 놀리나 싶게 무심한 눈빛과 담담한 목소리도 어느새 커피만큼 익숙해져 있었다. 딱히 그녀만 그런 것은 아닌 듯 진하도 이젠 거의 반사적으로 대답하는 수준이었다. 무시하고 넘어가면 꼬치꼬치 물고 늘어져 두 배로 길어지는 잔소리의 위력이기도 했다. 그동안의 변화라면 변화랄까.
“근데 마스터, 인테리어는 대체 누구 취향이에요?”
그가 이번엔 고개도 들지 않고 짧게 대답했다.
“내 취향.”
“그럼 꽃도 마스터 취향? 의외네요. 근데 왜 절화만 팔아요? 꽃다발은 솔직히 보기에만 예쁘지, 손해 보는 장사잖아요. 관리는 또 어찌나 까다로우신지. 이건 꽃이 상전이라니까요.”
“화분은 물 줘야 하니까.”
역시나 이상한 대답.
“절화도 물 갈아 줘야 하거든요?”
“꾸준히 관리하려면 신경 쓰이고 번거롭습니다.”
익숙해진 만큼 그에 대해 조금 더 알게 된 부분이 있다면 이런 점이 아닐까. 대답하기 곤란하거나 꺼려하는 내용이면 말투가 정중하다 못해 지극히 건조해진다.
진하를 슬쩍 노려본 정원이 대답을 하든 말든 대놓고 투덜거렸다.
“흠, 솔직히 꽃다발이 손은 더 많이 가지 않나? 그럼 여기 책들도 다 마스터 취향이에요?”
“…….”
“보기와 많이 다르시네요.”
순 딱딱한 인문서만 읽을 것 같은데 카페 구석구석 꽂혀 있는 책들은 의외로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었다. 인문서는 물론 동서양 고전을 비롯해 장르별 베스트셀러까지 빠짐없이 갖추어 놓아 작은 도서관을 방불케 한다. 카페 물품 목록에 책 구매비용이 따로 책정되어 있는 것은 물론이었다.
홀에 진열된 책들은 대부분 신간이었지만 바(bar) 안쪽에는 좀 더 개인적인 느낌의 낡은 서가가 있었다. 오랜 시간 공들여 모은 듯 고운 손때가 묻어나는 책과 음반들.
그래서 일까. 〈그꽃〉은 평범한 북 카페라고 하기엔 어딘가 좀 미묘하게 다른 분위기를 풍겼다. 오픈된 공간임에도 종종 남의 집에 들어온 듯 사적인 느낌이 곳곳에 배어 있다. 그런 부분은 꼭 주인장을 닮은 카페랄까. 사람을 상대로 장사를 하면서 정작 사람에겐 전혀 관심이 없는 얼음마스터 말이다.
정원이 다시 꽃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런데 마스터, 꽃은 왜 저렇게 여러 가지를 주문해요? 잘 팔리는 거 위주로 갖다놓는 게 낫지 않을까요? 어차피 안 팔리면 다 버려야 하는데 아깝잖아요.”
“괜찮습니다.”
“아, 괜찮긴 뭐가 괜찮아요. 버리는 게 절반 이상인데. 안 팔리는 꽃은…….”
그가 갑자기 읽던 책을 덮으며 정원의 말을 잘랐다.
“그만하지. 안 팔아도 됩니다.”
“네에? 그런 말이 어디 있어요?”
“은 매니저는 시키는 일만 하면 되는 거 아닌가?”
“그래도 그런…….”
지금껏 본 적 없는 싸늘한 눈빛. 왠지 모르지만 예의 무심함과는 많이 달랐다. 이번엔 진짜 뭔가 실수를 한 기분이랄까.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난 진하가 여지없이 선을 그었다.
“내 경영방침에 불만 있습니까?”
그런데 이건 또 무슨 조화일까. 매정한 그의 눈빛에 정원은 괜스레 마음이 상했다. 무언가 실수를 한 건 알겠는데 그럼에도 당황스러울 만큼 서운함이 밀려들었다.
“불만이야 당연히 많죠! 그걸 몰라서 물으세요?”
진하가 설핏 인상을 굳혔다. 하지만 팩 돌아선 정원은 분무기를 들고 이미 꽃이 있는 테라스로 향하고 있었다.
‘내가 뭐 틀린 말 했어? 아악! 짜증나. 내가 뭘 어쨌다고 성질이야, 성질이……!’
기실 그가 대놓고 화를 낸 것도 아니건만 왜 이런 기분이 드는 것일까.
사람과 사람 사이엔 굳이 말로 하지 않아도 알아지는 것들이 있었다. 딱히 표현은 안 했지만 정원은 내심 진하와 많이 편해졌다고 생각했다. 그녀가 아무리 땍땍거려도 매번 무던하게 넘어가서 살짝 마음이 풀어진 것도 사실이었다.
마치 딴 세상 사람인 양, 이해가 안 될 정도로 답답한 구석은 여전했지만 보기보다 어렵지 않은 사람이라는 것도 어렴풋이 느껴졌다. 오히려 아등바등 빡빡하게 살아온 그녀와 너무 달라서 좋은 점도 있었다.
‘좋아? 저 말 안 통하는 인간 담벼락이?’
정원의 손이 순간 멈칫 굳었다. 그리고 이내 버럭 인상을 쓰며 눈앞의 꽃을 노려보았다.
‘니가 정녕 제정신이 아니구나.’

작가소개
- 최윤정

저자 최윤정(일기)은
74년 9월생. 처녀자리 호랑이띠
어릴 적부터 그림을 그렸고, 지금도 그림을 그리고 있는 무명의 환쟁이.
그림 경력은 30여 년, 쓰기 경력은 띄엄띄엄 14년 차.
천직은 매일 놀고먹는 백수.


출간작
05년 [사랑해도 될까요?]
06년 [사랑을 몰라?]
07년 [이상야릇한 관계], [사랑 후… 愛]
08년 [백일홍과 소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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