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키스를 훔쳤으니, 당신은 책임을 져야 마땅해요.
들레는 함께 사는 조카 지후의 친부이자 자신의 오빠인 영훈와 말다툼을 벌이다 뺨을 맞는다. 공교롭게 지나가다 그 장면을 본 재섭은 본능적으로 영훈에게 주먹을 날린다. 들레는 자신을 걱정해 주는 재섭을 뒤로 하고 돌아오지만 그 후 그의 섹시한 목소리를 잊지 못해 일상생활까지 불가할 정도가 된다. 얼마 후 교통사고가 난 지후를 돌봐 주었다는 의사 선생님을 집으로 초대한 날, 들레에게 인사를 건네 온 사람은 다름 아닌 재섭이었는데…….
▶ 잠깐 맛보기
“이름 알려 줘요.”
알 자격이 있다는 듯, 재섭이 턱을 치켜든다.
젠장, 기어이 그녀의 입으로 이름을 말해야 할 모양이다.
아까는, 이름을 알려 주면 다시는 고모님이라고 부르지 않겠다고 맹세까지 하는데도 불구하고 내키는 대로, 부르고 싶은 대로 부르라고 두루뭉술하게 말해 버리고 어찌어찌 넘어갔는데, 이제는 그럴 수 없을 것 같다. 그런데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어릴 때야 하도 놀림을 받아서 이력이 났고, 커서는 나이 먹는 값을 하는 모양인지 이름에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았는데, 왜 이 남자 앞에선 이름이 부끄러운지 모르겠다.
빌어먹을, 왜 하필 민들레냐고! 장미라면 얼마나 좋아. 국화라면 춤을 추겠다. 무궁화라면 애국자라도 되지. 어째서 지천에 깔리고 깔린 민들레냐고! 어째서!
“베이비?”
베…… 뭐?
어떻게 하면 이름을 말해 주지 않고 이 난관을 빠져나갈 수 있을지 궁리를 하던 들레는 백만 볼트의 전기에 감전이라도 된 것 같은 짜릿함에 부르르 몸을 떨었다.
같은 상가에 입주해 있는 누구나가 그녀를 ‘베이비’로 부르고 있는 사실로 볼 때, 절대 일어날 수 없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달랐다. 나른하게 늘어지는 그윽한 목소리로 베이비라니. 등줄기로 오도독 소름이 돋으며 전신의 솜털이란 솜털은 죄다 일어섰다.
“빵집에서 그러더군요. 다들 그렇게 부른다고.”
다들 그렇게 부르지만, 댁처럼 이런 감전 효과는 못 낸다고요!
“나도 그렇게 부를까요? 베이비?”
아윽, 환장하겠다.
피가 끓어오른 들레는 저도 모르게 어깨를 푸르르 떨었다.
“이름 안 가르쳐 줄 거예요, 베이비?”
* 이 전자책은 2011년 타출판사에서 출간된〈사랑은 장마다〉를 eBook으로 제작한 것입니다.
첫 키스를 훔쳤으니, 당신은 책임을 져야 마땅해요.
들레는 함께 사는 조카 지후의 친부이자 자신의 오빠인 영훈와 말다툼을 벌이다 뺨을 맞는다. 공교롭게 지나가다 그 장면을 본 재섭은 본능적으로 영훈에게 주먹을 날린다. 들레는 자신을 걱정해 주는 재섭을 뒤로 하고 돌아오지만 그 후 그의 섹시한 목소리를 잊지 못해 일상생활까지 불가할 정도가 된다. 얼마 후 교통사고가 난 지후를 돌봐 주었다는 의사 선생님을 집으로 초대한 날, 들레에게 인사를 건네 온 사람은 다름 아닌 재섭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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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알려 줘요.”
알 자격이 있다는 듯, 재섭이 턱을 치켜든다.
젠장, 기어이 그녀의 입으로 이름을 말해야 할 모양이다.
아까는, 이름을 알려 주면 다시는 고모님이라고 부르지 않겠다고 맹세까지 하는데도 불구하고 내키는 대로, 부르고 싶은 대로 부르라고 두루뭉술하게 말해 버리고 어찌어찌 넘어갔는데, 이제는 그럴 수 없을 것 같다. 그런데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어릴 때야 하도 놀림을 받아서 이력이 났고, 커서는 나이 먹는 값을 하는 모양인지 이름에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았는데, 왜 이 남자 앞에선 이름이 부끄러운지 모르겠다.
빌어먹을, 왜 하필 민들레냐고! 장미라면 얼마나 좋아. 국화라면 춤을 추겠다. 무궁화라면 애국자라도 되지. 어째서 지천에 깔리고 깔린 민들레냐고! 어째서!
“베이비?”
베…… 뭐?
어떻게 하면 이름을 말해 주지 않고 이 난관을 빠져나갈 수 있을지 궁리를 하던 들레는 백만 볼트의 전기에 감전이라도 된 것 같은 짜릿함에 부르르 몸을 떨었다.
같은 상가에 입주해 있는 누구나가 그녀를 ‘베이비’로 부르고 있는 사실로 볼 때, 절대 일어날 수 없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달랐다. 나른하게 늘어지는 그윽한 목소리로 베이비라니. 등줄기로 오도독 소름이 돋으며 전신의 솜털이란 솜털은 죄다 일어섰다.
“빵집에서 그러더군요. 다들 그렇게 부른다고.”
다들 그렇게 부르지만, 댁처럼 이런 감전 효과는 못 낸다고요!
“나도 그렇게 부를까요? 베이비?”
아윽, 환장하겠다.
피가 끓어오른 들레는 저도 모르게 어깨를 푸르르 떨었다.
“이름 안 가르쳐 줄 거예요, 베이비?”
* 이 전자책은 2011년 타출판사에서 출간된〈사랑은 장마다〉를 eBook으로 제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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