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부님께서 매일 밤 어디에 가시는지 궁금합니다.”
“산 정상에 간단다. 하늘에 치성을 드리러.”
“무엇을 기원하시는지 여쭈어도 되겠는지요?”
사부님이 씁쓸한 미소를 짓다가 이내 밤하늘을 가리켰다.
“저것이 나의 별이다. 내가 죽어도 저 별이 계속 빛날 수 있게 기원하는 것이란다. 날 배신하고 떠난 옛 제자들이 함부로 세상에 준동하지 못하게 막아줄 수 있지 않을까 해서 말이지.”
“……!”
“허허허. 사실 다 부질 없는 짓이지. 힘을 가진 녀석들의 욕심을 언제까지 누를 수는 없는 법. 녀석들의 힘은 내 기원을 누를 것이니……. 녀석들의 의심이 짙어지고 마기가 하늘 끝까지 차오르면…… 내 별도 희미해져 갈 것이다.”



<목차>

서序-너는 이미 영웅英雄이로구나!
제1장 적운의 별赤雲之星
제2장 영웅은…… 죽지 않았던 것인가?
제3장 삼귀三鬼
제4장 투귀鬪鬼! 싸움의 귀신들
제5장 두려우면서도 설레다
제6장 두 마리 토끼
제7장 거목巨木이 되겠습니다
제8장 친우로서, 동료로서
제9장 기다렸어



<출판사 리뷰>

요동의 신비, 적운의 별
황혼 무렵, 요동 땅 적운(赤雲)으로 검을 찬 일노일녀(一老一女)의 낯선 이방인들이 나타났다. 선풍도골의 노인과 죽립을 쓴 아름다운 여인이었다. 그들은 밤이면 불야성을 이루는 불야로(不夜路)의 초호화 객잔 요동제일루에 들어와 무작정 한 사람의 행방을 찾았다.
“적운의 별! 그를 만나려면 어떻게 해야 하죠?”
순간 왁자지껄하던 객잔 안이 싸늘한 침묵에 빠져들며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죽립을 쓴 여인에게 향했다. 거기에 담긴 것은 분명 적개심이었다.
“십 년 전 노예상에게 납치됐다가 덕분에 풀려난 나씨세가의 나수연이란 아이가 은혜를 갚기 위해 찾아왔다고 오라버니에게 전하면 알 거예요.”
그렇게 십 년 동안 한결같이 가슴에 담아온 사내를 찾아 한 여인이 요동을 찾아왔다. 그리고 중원으로 향하는 그들의 대장정의 길이 시작되었다.

호방한 필치로 풀어간 강호풍의 정통무협
그동안 여섯 작품을 출간한 바 있는 강호풍은 한국 무협계에서 자신의 색채가 분명한 중견작가이다. 그의 작품들은 주로 영웅적 면모를 갖춘 호방한 남성들의 굵직한 세계를 담고 있으며, 잔잔한 웃음과 통쾌한 결말로 독자들의 가슴을 시원스럽게 해주는 작가로 정평이 나 있다.
이번에 선보이는 일곱 번째 신작 『적운의 별』은 강호풍 문학의 진수가 담겨 있다. 무협의 본령이랄 수 있는 의(義)와 협(俠)을 추구하는 개성이 뚜렷한 작중 인물들과 그에 반하는 적대세력, 요동 땅에서 중원으로 이어지는 장쾌한 스케일, 그 안에서 꽃피우는 사랑과 야망, 그리고 독자들을 시나브로 미소 짓게 만드는 강호풍식 해학은 남녀를 불문하고 모든 연령대의 독자들을 만족시킬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가득 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