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틋이 노을이 지고 있었다.
바람이 불어 남자의 망토를 흔들었다.
용은 그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았다.
“너는 이해하지?”
노을을 바라보던 남자가 이쪽으로 고개를 돌리더니 불쑥 질문했다.
용은 주황색, 부스스한 머리카락이 덮인 이마와
그 아래로 반짝이는 눈을 들여다보았다.
용의 밝은 하늘색 눈이 남자의 보랏빛 섞인 푸른 눈동자를 들여다보았다.
청사금석처럼 눈 안에서 무언가가 반짝였다.
용은 대답하지 않고 가만히 바라만 보았다.
“저 바보들이 어떻게 보이는지.”
남자는 휘어져 웃는 눈을 하고서 재차 물었다.
어느새 코가 맞닿을 듯 고개가 가까웠다.
지나치게 가까웠지만 용은 잠자코 듣고 있을 뿐이었다.
“너는 이해하지? 저 신성들이 얼마나 차가운지.”
남자는 거듭 물었지만 용은 그저 듣기만 했다.
꿈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쓸데없이 움직이거나 기억과 다르게 굴어,
이 소중한 회상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너는 날 이해하지?”
아, 외롭던 내 사랑아.
여유롭게 웃고 언제나 태평한 너의 그 불안을, 나는 왜 몰랐을까.
이해를 갈구하는 너를 다 이해한다고 생각했다.
“그렇지, 시리우스?”
그때 내가 뭐라고 대답했더라…….
*
납치된 지 마흔다섯 시간째, 다니엘은 눈을 떴다.
다니엘은 마탑의 마법오작동연구부의 유일한 수석 연구원으로,
저주받은 성을 조사해 달라는 의뢰를 받았다.
다니엘은 아무 생각 없이 출장을 나섰고, 용에게 납치당했다.
“베가.”
“베가, 베가가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사람 잘못 봤습니다.”
그리고 용의 감정을 그대로 뒤집어썼다.
분노. 슬픔? 애걸, 억울함⋯.
“대체 왜 이렇게까지 내 애정을 시험하지?”
오해라고 소리 높여 외칠수록 용은 분노는 커져만 갔다.
“이만큼 분풀이했으면 됐잖아. 이제껏 네게 애걸하고, 굴복했어. 그 대가가 이거야? 날 버리고 웬 필멸종과, 그게 네가!!!”
“나는 당신을 모른다고!!!”
“나를 모른다고. 네가, 베가가, 아니라고.”
중얼거리는 용은 맛이 가 버린 것 같았다. 다니엘은 등골이 선뜩했다.
“다른 건 다 발뺌해도, 베가.”
“이 저주를 가지고서 네가 그걸 부정하면 안 되잖아.”
“네가 직접, 네게 건 이 저주를.”
“너만은 부정해서는 안 돼.”
다니엘이 고개를 들고 용에게 그게 무슨 말이냐고 다그치기도 전에
우드득, 하는 소리와 함께 다니엘의 눈이 커졌다.
이성을 잃은 용이 다니엘의 몸통을 손으로 꿰뚫었다.
그리 길다고 할 수 없는 정적이 흐르고.
다니엘의 손이 움찔, 움직였다.
다니엘은 용을 올려다보았다.
용은 자신을 올려다보는, 살아 있는 그 눈을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말해 봐, 네가 불멸을 수여받은 대마법사가 아니라면… 대체 어떻게 다시 살아난 건지.”
작가소개
- 티어솔트카라멜
눈물젖은단짠
애틋이 노을이 지고 있었다.
바람이 불어 남자의 망토를 흔들었다.
용은 그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았다.
“너는 이해하지?”
노을을 바라보던 남자가 이쪽으로 고개를 돌리더니 불쑥 질문했다.
용은 주황색, 부스스한 머리카락이 덮인 이마와
그 아래로 반짝이는 눈을 들여다보았다.
용의 밝은 하늘색 눈이 남자의 보랏빛 섞인 푸른 눈동자를 들여다보았다.
청사금석처럼 눈 안에서 무언가가 반짝였다.
용은 대답하지 않고 가만히 바라만 보았다.
“저 바보들이 어떻게 보이는지.”
남자는 휘어져 웃는 눈을 하고서 재차 물었다.
어느새 코가 맞닿을 듯 고개가 가까웠다.
지나치게 가까웠지만 용은 잠자코 듣고 있을 뿐이었다.
“너는 이해하지? 저 신성들이 얼마나 차가운지.”
남자는 거듭 물었지만 용은 그저 듣기만 했다.
꿈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쓸데없이 움직이거나 기억과 다르게 굴어,
이 소중한 회상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너는 날 이해하지?”
아, 외롭던 내 사랑아.
여유롭게 웃고 언제나 태평한 너의 그 불안을, 나는 왜 몰랐을까.
이해를 갈구하는 너를 다 이해한다고 생각했다.
“그렇지, 시리우스?”
그때 내가 뭐라고 대답했더라…….
*
납치된 지 마흔다섯 시간째, 다니엘은 눈을 떴다.
다니엘은 마탑의 마법오작동연구부의 유일한 수석 연구원으로,
저주받은 성을 조사해 달라는 의뢰를 받았다.
다니엘은 아무 생각 없이 출장을 나섰고, 용에게 납치당했다.
“베가.”
“베가, 베가가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사람 잘못 봤습니다.”
그리고 용의 감정을 그대로 뒤집어썼다.
분노. 슬픔? 애걸, 억울함⋯.
“대체 왜 이렇게까지 내 애정을 시험하지?”
오해라고 소리 높여 외칠수록 용은 분노는 커져만 갔다.
“이만큼 분풀이했으면 됐잖아. 이제껏 네게 애걸하고, 굴복했어. 그 대가가 이거야? 날 버리고 웬 필멸종과, 그게 네가!!!”
“나는 당신을 모른다고!!!”
“나를 모른다고. 네가, 베가가, 아니라고.”
중얼거리는 용은 맛이 가 버린 것 같았다. 다니엘은 등골이 선뜩했다.
“다른 건 다 발뺌해도, 베가.”
“이 저주를 가지고서 네가 그걸 부정하면 안 되잖아.”
“네가 직접, 네게 건 이 저주를.”
“너만은 부정해서는 안 돼.”
다니엘이 고개를 들고 용에게 그게 무슨 말이냐고 다그치기도 전에
우드득, 하는 소리와 함께 다니엘의 눈이 커졌다.
이성을 잃은 용이 다니엘의 몸통을 손으로 꿰뚫었다.
그리 길다고 할 수 없는 정적이 흐르고.
다니엘의 손이 움찔, 움직였다.
다니엘은 용을 올려다보았다.
용은 자신을 올려다보는, 살아 있는 그 눈을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말해 봐, 네가 불멸을 수여받은 대마법사가 아니라면… 대체 어떻게 다시 살아난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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