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베인 상처가 깊어 다른 사랑을 할 수가 없다….
파괴적이고 폭력적인 아버지로부터 많은 상처를 받으며 자란 유이는 성혁과의 만남으로 봄빛 미래를 꿈꾼다. 그러나 이도 잠시, 성혁의 집안 배경을 안 아버지가 이를 이용할 속셈을 내보이자 유이는 그를 자신과 같은 수렁으로 빠트리지 않기 위해 이별을 통고한 뒤 성혁의 앞에서 사라져 버리는데….
▶ 잠깐 맛보기
“여기서 자고 가. 아니다, 네가 불편하지? 잠깐만, 내가 집까지 데려다 줄게.”
“그럴 필요 없어요. 우리 여기서 끝내기로 하죠, 성혁 선배.”
침대에서 내려와 바지를 꿰어 입던 그에게 날벼락이 떨어졌다. 성혁은 시베리아 냉기만큼이나 서늘한 연인을 바라보았다. 방금 사랑을 나누었던 흔적은 한 치도 남아 있지 않았다. 자신이 잘못 들은 줄 알고 그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그녀를 불렀다.
“무슨 말인지 잘 못 들었어.”
“한국말도 몰라요? 오늘 이후로 선배 얼굴 다시는 안 보겠다는 뜻이에요. 나 유학 가요. 그동안 선배가 나한테 물심양면으로 애써 준 거 모두 고마웠어요. 그래서 제 보답으로 선배에게 하룻밤을 권한 거고요. 부족하다면 몇 번 더 해드릴 수도 있어요. 하긴 시체처럼 뻣뻣한 몸뚱이 안기가 썩 좋지는 않겠네요. 선배보다 더 좋은 후원자가 생겨서 학교 그만두고 내일 당장 파리로 갑니다. 아무래도 성공하려면 큰물이 낫겠죠? 그동안 감사했어요. 좋은 여자 만나서 행복하세요.”
입가를 비틀며 조롱하듯 한 마디씩 또박또박 내뱉는 모습을 황망하게 바라보다 성혁이 유이에게 달려들었다. 막 문 쪽으로 돌아서는 그녀의 팔을 거친 힘으로 움켜쥐고 흔들었다.
“거짓말하지 마. 내가 널 한두 해 봤어? 잔 떨림 하나로도 무슨 생각하는지 다 알아. 지금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다가 뜬금없이 유학이라니? 나 혼자만의 일방통행인 감정이라고는 말 못할 텐데?”
“그래서요? 인간은 변덕스런 동물이에요. 특히 나처럼 궁지에 몰린 인간은 조금이라도 더 유리한 쪽을 따라가요. 구질구질하게 맘 떠난 여자 붙잡지 말아요, 선배. 다시 볼 일은 없을 테니 여기서 안녕하죠.”
어깨를 비틀어 팔을 뺀 유이는 능글맞은 미소를 담은 채 고개를 돌려 그를 피했다. 바닥에 얼어붙은 남자를 두고 가차없이 갈 길로 갔다. 성혁의 질문 따윈 들어 줄 가치도 없다는 듯 한 번도 주춤하지 않고 오피스텔을 나갔다. 철문 뒤로 절규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차라리 그렇게 욕을 해요. 그리고 날 잊어요, 선배.
* 이 전자책은 2006년 타출판사에서 출간된 〈얼음여왕 녹이기〉를 eBook으로 제작한 것입니다.
너에게 베인 상처가 깊어 다른 사랑을 할 수가 없다….
파괴적이고 폭력적인 아버지로부터 많은 상처를 받으며 자란 유이는 성혁과의 만남으로 봄빛 미래를 꿈꾼다. 그러나 이도 잠시, 성혁의 집안 배경을 안 아버지가 이를 이용할 속셈을 내보이자 유이는 그를 자신과 같은 수렁으로 빠트리지 않기 위해 이별을 통고한 뒤 성혁의 앞에서 사라져 버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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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자고 가. 아니다, 네가 불편하지? 잠깐만, 내가 집까지 데려다 줄게.”
“그럴 필요 없어요. 우리 여기서 끝내기로 하죠, 성혁 선배.”
침대에서 내려와 바지를 꿰어 입던 그에게 날벼락이 떨어졌다. 성혁은 시베리아 냉기만큼이나 서늘한 연인을 바라보았다. 방금 사랑을 나누었던 흔적은 한 치도 남아 있지 않았다. 자신이 잘못 들은 줄 알고 그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그녀를 불렀다.
“무슨 말인지 잘 못 들었어.”
“한국말도 몰라요? 오늘 이후로 선배 얼굴 다시는 안 보겠다는 뜻이에요. 나 유학 가요. 그동안 선배가 나한테 물심양면으로 애써 준 거 모두 고마웠어요. 그래서 제 보답으로 선배에게 하룻밤을 권한 거고요. 부족하다면 몇 번 더 해드릴 수도 있어요. 하긴 시체처럼 뻣뻣한 몸뚱이 안기가 썩 좋지는 않겠네요. 선배보다 더 좋은 후원자가 생겨서 학교 그만두고 내일 당장 파리로 갑니다. 아무래도 성공하려면 큰물이 낫겠죠? 그동안 감사했어요. 좋은 여자 만나서 행복하세요.”
입가를 비틀며 조롱하듯 한 마디씩 또박또박 내뱉는 모습을 황망하게 바라보다 성혁이 유이에게 달려들었다. 막 문 쪽으로 돌아서는 그녀의 팔을 거친 힘으로 움켜쥐고 흔들었다.
“거짓말하지 마. 내가 널 한두 해 봤어? 잔 떨림 하나로도 무슨 생각하는지 다 알아. 지금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다가 뜬금없이 유학이라니? 나 혼자만의 일방통행인 감정이라고는 말 못할 텐데?”
“그래서요? 인간은 변덕스런 동물이에요. 특히 나처럼 궁지에 몰린 인간은 조금이라도 더 유리한 쪽을 따라가요. 구질구질하게 맘 떠난 여자 붙잡지 말아요, 선배. 다시 볼 일은 없을 테니 여기서 안녕하죠.”
어깨를 비틀어 팔을 뺀 유이는 능글맞은 미소를 담은 채 고개를 돌려 그를 피했다. 바닥에 얼어붙은 남자를 두고 가차없이 갈 길로 갔다. 성혁의 질문 따윈 들어 줄 가치도 없다는 듯 한 번도 주춤하지 않고 오피스텔을 나갔다. 철문 뒤로 절규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차라리 그렇게 욕을 해요. 그리고 날 잊어요, 선배.
* 이 전자책은 2006년 타출판사에서 출간된 〈얼음여왕 녹이기〉를 eBook으로 제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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