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자식이기에 부모를 미워할 수 있습니다.

세상에 완벽함은 없으며, 부모의 모든 행동이 긍정적일 수도 없습니다. 그렇기에 부모와 자식은 실패를 디딤돌 삼아 다음에는 더 좋아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만… 이는 이상일 뿐입니다.

여전히 현실에는 아이를 도구로, 수단으로, 자신의 아바타로 여기는 부모가 많습니다. 시대가 바뀌었어도 부모 자식 관계만큼은 여전합니다. 보이지 않는, 정확하게는 눈에 보여서는 안 되는 갑을 관계입니다.

제 적은 이 세상이 아니었습니다. 인생에서 부모라는 존재를 지웠을 뿐인데 세계가 넓어지는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자신을 갉아먹던 원망, 분노, 증오, 혐오, 배척, 미움을 다스린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만약 부모가 밉다면 그 감정을 감추거나 부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성자가 아닌 이상 세상 모두를 사랑하기는 불가능합니다. 부모라고 예외는 아닙니다. 모든 부모가 자식에게 도움이 되지는 않습니다. 아이는 언제든 부모가 주는 사랑을 거절할 수 있습니다.

부모 때문에 힘들다면 과거와 현재에 매여 미래를 저당 잡히지 않았으면 합니다. 앞으로 누릴 수 있는 모든 것을 담보로 미래를 소모하는 행위는 어리석음의 극치입니다. 우리 모두 앞으로는 고통만 보지 말고 정체되었던 한 걸음을 당당히 내디딜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무엇이든 할 수 있고, 무엇이든 될 수 있습니다. 부모에게 너무 많은 상처를 받아 희망조차 사치인 사람들에게 제 책이 작게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동시에 아이가 있는 부모님들에게도 새로운 자극이 되기를 바랍니다.

<목차>
프롤로그

01 나는 자랐다
그때는 맏이가 최고인 줄 알았지
그런데 동생보다 서열이 낮더라
맏이는 누가 봐도 좋은 게 아니더라고
이 가정의 호구가 나였어

02 나는 학대 당했다
모든 시작은 가정에서부터지
학교도 학대만큼은 피해 가지 못하더라
누구도 나 한 명 지켜주지 않았어
'사랑'은 믿어도 되는 말이 아니었던 거지
나는 오랫동안 많이 아팠어

03 나는 생존했다
가족이라도 날 힘들게 하면 용서하지 않아도 돼
공부는 어떤 경우에도 손 놓으면 안 돼

04 나는 살아간다
왜 내 땅은 비가 온 뒤에도 굳어지지 않는가
그냥 향기 좋은 꽃길이면 되는데

에필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