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아, 명심해 듣거라. 너는 꼭 살아서 아버님의 억울한 누명을 벗겨 드려야 한다. 알겠느냐.”

충신으로 추앙받던 아버지가 하루아침에 역적이 되고,
저를 살리기 위해 하나뿐인 오라비가 목숨을 내놓았다.

그래서 살고자 술을 부리는 잔악한 범이 사는 금역, 태산으로 들어간 율아는
사람들이 범이라 부르지만 실제론 모든 귀의 왕, 이신환야와 만나게 되고
그의 자그마한 변덕 덕분에 세 번의 살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는데….

“더 신선한 이유를 내어놓아야 하지 않겠느냐. 한낱 미천한 네 생을 이리 늘려 주었으면 그에 응당한 재미를 주어야지. 내 무료함을 덜어 줄 만큼 끌리는 이야기가 아니면 내가 무척 화가 나지 않겠느냐. 널 살려 둔 것에 대해서 말이다.”
“색시가, 바, 반려가 되어 드릴 것입니다.”
“……반려?”
“하, 하여, 범님의 저주를 풀어 드릴 것이옵니다.”
“큭.”
“하나, 조건이 있습니다.”
“…….”
“한 달, 아니 보름만. 제게 보름의 시간만 주시어요. 하면 돌아와 반드시 범님의 반려가 되어 드릴 것입니다.”
“크크. 반려라 재미있군. 한데 말이다. 인간의 말은 그다지 믿을 것이 못 된단 말이지.”
“네?”
“이름이 무엇이냐?”
“유, 율아라 하옵니다.”
“율아, 나는 범이 아니다. 해가 머물 동안은 이신이라 하고, 밤의 나는 환야라 부르지. 너희 인들이 감히 상상조차 못 할 존재란 말이다.”

하지만 시작부터 자신이 알던 사실과 다른 현실에 부딪힌 율아,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작가소개
- 화연윤희수

사랑글쟁이. 커피와 눕방.
사고뭉치 냥이네 대가족 집사.
자유로운 영혼의 마미.
언제나 러브 마이셀프 모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