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남자와의 하룻밤
약에 취해 이름도 모르는 낯선 남자와 하룻밤을 보내게 된 현지. 그저 실수로 치부하기에는 그에 대한 여운이 너무나도 강렬하다. 그러던 어느 날 현지의 앞에 다시 나타난 그 남자. 그는 그녀에게 이해할 수 없는 제안을 하나 하는데….
<작품 속에서>
지나치게 넓고 낯선 풍경에 현지는 정신이 확 들었다. 뭐야! 이거 꿈이 아니야? 고개를 돌리니 침대 바로 옆자리에 누워있는 사내의 건장한 맨 가슴이 크게 확대되어 들어오는 것이 아닌가.
이런 제기랄!
바로 이 사내다. 자신을 가득 채우며 끝없이 힘차게 밀고 들어오던…. 지난 밤의 기억이 떠오르자 다시금 그 생생한 느낌이 되살아나며 날카로운 통증이 몸을 가른다.
현지는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 안고 눈을 감았다. 그렇게 함으로서 잠시나마 충격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역시 꿈이 아니다. 생전 처음으로 말로만 듣던 절정이라는 것을 느꼈다.
내가 제정신이 아니었던 게야.
미친 듯이 이 낯선 남자를 향해 너무 좋다고 떠들어대던 그 끔찍한 목소리가 자신의 것이 아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강렬했던 쾌락. 놀라워서 울음을 터트리며 고맙다고 소리치던 기억이 의지와는 상관없이 머릿속에 떠오르자 그녀는 손으로 머리를 마구 쥐어뜯었다.
<작가의 말>
가슴이 두근거리는군요.
작가라는 말이 이리도 어색하기 그지없는 저에게 이런 글을 쓸 날이 실제로 올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이렇게 말을 꺼내놓고 나서도 역시 한참동안 머릿속에 아무런 생각도 떠오르지 않는군요. 뗏목 타고 바다에 나와 있는 듯 막막하기 그지없습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역시 제가 쓴 글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겠지요?
글이란 것이 무엇인지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실은 전혀 모르겠습니다. 다만, 한 가지 분명하게 깨달은 건 있었습니다. 생각을 많이 하면 할수록 머리카락이 뭉텅 뭉텅 빠져버리는 골치 아픈 것. 결국 저의 원만한 대인관계를 위해 기왕이면 즐겁게, 즐겁게 쓰려다 보니 자연스레 코믹한 분위기가 되어버렸습니다.
처음 연재할 당시에는 여주인공 현지의 변신을 지나치게 의식한 나머지 그녀의 자질을 잊었던 것 같은 생각이 들어 고쳐 쓸 때에는 마음에 들 때까지 많이 바꾸었습니다. 제 머릿속에서 가장 춤을 많이 춘 사람이 바로 현지입니다. 그래도 역시 자의식이 너무 강해 일부러 고생을 사서하는 바보 같은 여주인공이 되어버렸군요. 안타깝기 그지없지만 스스로 자신의 발목을 잡는 인생관을 가진 것이니 역할 상 조금 어리석은 면이 없지는 않지마는, 또한 꼬리표라는 제목에까지 발목이 잡혀있는 불쌍한 처녀작의 여주인공이니 만큼 미숙해도 어여삐 여기려 애를 썼습니다. 부끄럽게도 어째 저는 지금 하소연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반성하겠습니다.
뭐니뭐니해도 마음에 드는 것은 남자주인공 정인이었습니다. 제가 쓰고 제가 마음에 든다니. 이 또한 도무지 어이가 없는 일입니다만 제 자신이 콤플렉스를 느끼던 모든 점을 집약하여 그 남자에게 한꺼번에 모두 몰아주고 나니 그저 마냥 좋아지더군요. 이것이 바로 어쩔 수 없는 대리만족이란 것인가 봅니다. 평소 원한이 맺힐 정도로 두려워하던 수학이나 운동, 적극적인 사고방식을 지닌, 저와 정반대 되는 똑똑한 남자를 그려내려 하니 힘에 부쳐서 쌍코피가 터질 지경이었습니다. 결국 이상형을 그려내고자 하는 저의 뜨거운 집념아래 탄생한 남자주인공 정인은 어째 약간 불량기 넘치는 ‘반쪽이’ 같은 면이 없지 않아 보입니다. 그러나 그 내면 깊숙한 곳에는 누구 못지 않은 따뜻한 마음을 지녔을 거라고 저만은 믿고 있습니다.
지금 이렇게 글을 쓰다 보니, 작가의 말을 이런 식으로 써도 되는 것인가 하는 강력한 회의가 몰려드는군요. 실은 소설을 쓸 때도 매 순간마다 문득 문득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스스로 즐기라는 어느 문구가 제 대들보가 되어주었습니다.
제 글을 읽는 분들이 즐거움을 얻어 행복해지셨으면 하는 지금의 이 기도로써 두려움을 격퇴시키려 노력합니다. 꼬리표 달린 여자를 읽어주신 모든 분께 사랑과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 자리를 빌어 신영미디어 관계자 분들께 깊이 깊이 감사드립니다.
- 2004년 여름의 한복판에서 울라
낯선 남자와의 하룻밤
약에 취해 이름도 모르는 낯선 남자와 하룻밤을 보내게 된 현지. 그저 실수로 치부하기에는 그에 대한 여운이 너무나도 강렬하다. 그러던 어느 날 현지의 앞에 다시 나타난 그 남자. 그는 그녀에게 이해할 수 없는 제안을 하나 하는데….
<작품 속에서>
지나치게 넓고 낯선 풍경에 현지는 정신이 확 들었다. 뭐야! 이거 꿈이 아니야? 고개를 돌리니 침대 바로 옆자리에 누워있는 사내의 건장한 맨 가슴이 크게 확대되어 들어오는 것이 아닌가.
이런 제기랄!
바로 이 사내다. 자신을 가득 채우며 끝없이 힘차게 밀고 들어오던…. 지난 밤의 기억이 떠오르자 다시금 그 생생한 느낌이 되살아나며 날카로운 통증이 몸을 가른다.
현지는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 안고 눈을 감았다. 그렇게 함으로서 잠시나마 충격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역시 꿈이 아니다. 생전 처음으로 말로만 듣던 절정이라는 것을 느꼈다.
내가 제정신이 아니었던 게야.
미친 듯이 이 낯선 남자를 향해 너무 좋다고 떠들어대던 그 끔찍한 목소리가 자신의 것이 아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강렬했던 쾌락. 놀라워서 울음을 터트리며 고맙다고 소리치던 기억이 의지와는 상관없이 머릿속에 떠오르자 그녀는 손으로 머리를 마구 쥐어뜯었다.
<작가의 말>
가슴이 두근거리는군요.
작가라는 말이 이리도 어색하기 그지없는 저에게 이런 글을 쓸 날이 실제로 올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이렇게 말을 꺼내놓고 나서도 역시 한참동안 머릿속에 아무런 생각도 떠오르지 않는군요. 뗏목 타고 바다에 나와 있는 듯 막막하기 그지없습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역시 제가 쓴 글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겠지요?
글이란 것이 무엇인지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실은 전혀 모르겠습니다. 다만, 한 가지 분명하게 깨달은 건 있었습니다. 생각을 많이 하면 할수록 머리카락이 뭉텅 뭉텅 빠져버리는 골치 아픈 것. 결국 저의 원만한 대인관계를 위해 기왕이면 즐겁게, 즐겁게 쓰려다 보니 자연스레 코믹한 분위기가 되어버렸습니다.
처음 연재할 당시에는 여주인공 현지의 변신을 지나치게 의식한 나머지 그녀의 자질을 잊었던 것 같은 생각이 들어 고쳐 쓸 때에는 마음에 들 때까지 많이 바꾸었습니다. 제 머릿속에서 가장 춤을 많이 춘 사람이 바로 현지입니다. 그래도 역시 자의식이 너무 강해 일부러 고생을 사서하는 바보 같은 여주인공이 되어버렸군요. 안타깝기 그지없지만 스스로 자신의 발목을 잡는 인생관을 가진 것이니 역할 상 조금 어리석은 면이 없지는 않지마는, 또한 꼬리표라는 제목에까지 발목이 잡혀있는 불쌍한 처녀작의 여주인공이니 만큼 미숙해도 어여삐 여기려 애를 썼습니다. 부끄럽게도 어째 저는 지금 하소연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반성하겠습니다.
뭐니뭐니해도 마음에 드는 것은 남자주인공 정인이었습니다. 제가 쓰고 제가 마음에 든다니. 이 또한 도무지 어이가 없는 일입니다만 제 자신이 콤플렉스를 느끼던 모든 점을 집약하여 그 남자에게 한꺼번에 모두 몰아주고 나니 그저 마냥 좋아지더군요. 이것이 바로 어쩔 수 없는 대리만족이란 것인가 봅니다. 평소 원한이 맺힐 정도로 두려워하던 수학이나 운동, 적극적인 사고방식을 지닌, 저와 정반대 되는 똑똑한 남자를 그려내려 하니 힘에 부쳐서 쌍코피가 터질 지경이었습니다. 결국 이상형을 그려내고자 하는 저의 뜨거운 집념아래 탄생한 남자주인공 정인은 어째 약간 불량기 넘치는 ‘반쪽이’ 같은 면이 없지 않아 보입니다. 그러나 그 내면 깊숙한 곳에는 누구 못지 않은 따뜻한 마음을 지녔을 거라고 저만은 믿고 있습니다.
지금 이렇게 글을 쓰다 보니, 작가의 말을 이런 식으로 써도 되는 것인가 하는 강력한 회의가 몰려드는군요. 실은 소설을 쓸 때도 매 순간마다 문득 문득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스스로 즐기라는 어느 문구가 제 대들보가 되어주었습니다.
제 글을 읽는 분들이 즐거움을 얻어 행복해지셨으면 하는 지금의 이 기도로써 두려움을 격퇴시키려 노력합니다. 꼬리표 달린 여자를 읽어주신 모든 분께 사랑과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 자리를 빌어 신영미디어 관계자 분들께 깊이 깊이 감사드립니다.
- 2004년 여름의 한복판에서 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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