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명의 남녀에게 찾아 든 불륜.

여인혁과 기소린.
고승혜와 우차욱.

사정 있는 그들의 빨간 불륜 이야기.


***


곧이어 두 사람을 덮친 오르가슴은 그들의 질긴 인연과 닮아 있었다.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서는 기어이 붙어먹게 했던 그런 인연과 오르가슴은 닮아 있었다.

이 강력한 쾌락이 밀려 나가면 그들은 나머지 잔해로 서로에게 말려들 것이다.

누구도 말릴 수 없는 그들의 끌림은 불륜이라는 말을 또 우습게 만들 게 뻔했다.

“하아, 하아, 불륜이라서 미안해.”

승혜는 보지 안에서 울컥거리는 정액을 느끼며 힘찬 숨으로 말했다.

그의 어깨를 잡은 손이 힘없이 떨어졌지만 곧 차욱이 다정하게 잡아 온다.

“그보다 더한 걸 시켰대도 난 상관없어. 헉, 헉.”

고승혜의 가슴에 이마를 떨구고 씩씩거리는 우차욱.

그런 그의 머리 위로 가쁜 숨을 내몰아 쉬고 있는 고승혜.

여인혁과 기소린이 그러하듯, 고승혜과 우차욱도 서로를 몰아내지 못했다.

결국 불륜을 품고서라도 끝없이 서로를 탐할 것이다.

불륜이라는 무거운 죄목을 등에 업고라도 그들은 서로를 원할 것이다.

그것은 사랑이며 숭고한 감정이라는 최면으로 서로에게 또 홀려 들게 될 것이다.

불륜이라는 자극 속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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