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여기에서 또 보네요. 이 정도면 인연인가?”
불쑥 옆에 앉으며 말한 남자를 보자마자 눈살을 찌푸렸다.
동석이 사는 오피스텔의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쳤던 남자였다. 일부러 멀리까지 온 게 의미가 없었다. 그나마 병원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이 아니라서 다행이었다.
“조용히 술 한 잔 마시러 왔어요.”
귀찮게 하지 말라는 걸 돌려서 말했다.
“조용하면 너무 재미없지 않아요? 아니다, 정신이 하나도 없는 응급실에서 일하니까 조용하고 싶을 수도 있겠다.”
남자가 옆에 있는 나만 들을 수 있도록 잔뜩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
“사람을 잘못 본 거 같은데…”
“아니면 말고요.”
“무슨 생각으로 이러는지 모르겠는데…”
“마음에 드니까 이러죠. 나, 나쁜 사람 아니니까 괜한 오해는 할 거 없어요.”
싱긋 웃는 남자를 빤히 보다가 맥주를 마셨다.
작가소개
짧지만 강한 느낌이 있는 글을 좋아합니다.
언젠가는 긴 글을 쓰고 싶어요.
“어? 여기에서 또 보네요. 이 정도면 인연인가?”
불쑥 옆에 앉으며 말한 남자를 보자마자 눈살을 찌푸렸다.
동석이 사는 오피스텔의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쳤던 남자였다. 일부러 멀리까지 온 게 의미가 없었다. 그나마 병원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이 아니라서 다행이었다.
“조용히 술 한 잔 마시러 왔어요.”
귀찮게 하지 말라는 걸 돌려서 말했다.
“조용하면 너무 재미없지 않아요? 아니다, 정신이 하나도 없는 응급실에서 일하니까 조용하고 싶을 수도 있겠다.”
남자가 옆에 있는 나만 들을 수 있도록 잔뜩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
“사람을 잘못 본 거 같은데…”
“아니면 말고요.”
“무슨 생각으로 이러는지 모르겠는데…”
“마음에 드니까 이러죠. 나, 나쁜 사람 아니니까 괜한 오해는 할 거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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