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 당신이 내가 원하는 것을 주면 난, 내 목숨을 줄게.” “하! 그놈의 목숨 줄 참 하찮기도 하네. 근데 어쩌지? 당신 목숨은 이제 없는데.” “그게 무슨 말이야?” “어제까지의 당신은 이미 죽은 사람이고, 오늘부터의 인생은 내가 접수했거든. 그러니 다른 조건을 제시해.” 모든 것을 끝내려던 때 그녀를 구해 준 남자, 도열. 도망치듯 도열과의 연을 끊어 버렸건만, 무슨 운명의 장난인지 또다시 그와 만나 버렸다. 그리고 그날부로 사영의 인생은 원하든 원치 않든 도열에게 접수되어 버리는데……. “…

“은사영 씨. 당신 나 몰라?” “무슨 뜻이에요?” 위험했던 하룻밤, 아찔했던 순간을 함께 한 남자를 다시 만났다. 사영은 그가 던진 족쇄에 걸려들고 싶지 않았다. 저런 놈에게 잡힌 약점으로 휘둘리고 싶지 않았다. “원하는 게 뭐야?” “내 옆에 있어. 그곳이 어디든.” 뜨거운 시선이 엉켜들고, 호흡이 거칠어졌다. 순간, 위험을 알리는 적색경보가 머릿속에서 시끄럽게 울었다. “도발은 자유야. 선택은 내 몫이고. 그래서 난 기꺼이 당신의 도발에 넘어갈 생각이야. 그러니 마음껏 유혹하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