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을 열었다. 너다. 결국 너였다. 나를 사랑했던, 내가 사랑했던. 내가 아는 너였다. 그렇게 끝났어야 했을 사이. 다시는 만나지 말았어야 할 사이. 그렇게 너를 떠나보냈던 내가, 너에 대한 증오와 원망으로 네가 없는 시간을 살아 내고 겨우 너를 극복했다 여겼던 내가, 결국엔 다시 네 앞에 서 있었다. 고용인의 익숙한 이름 세 글자에, 결국엔 네 이름 세 글자에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던 내가 홀리듯 온 이곳에서 너를 마주했다. 나의 바람처럼 어쩌면 불행한 인생을 살고 있을지도 모를 네 앞에서 나는 가증스러운…

7년 전 마음에 품었던 그 남자를 다시 만난 순간 그녀는 운명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 홀로 사랑을 시작했다. 기억하지 못해도 괜찮았다. 오래전 그가 내민 손의 온기를, 그 따뜻한 입맞춤을 자신은 기억하고 있었으니까. 너도 나를 기억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