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한에게 머리를 얻어맞고 눈을 뜬 다희. “여기는 어디지……?” 본 적 없는 곳에 와 있는데, 그곳은 살인마 현민의 집이었다. “너 누구야?” “아, 깨어나셨나 보네요. 좀 어떠세요?” 다희는 일부러 반말을 했다. 무례한 다희의 말투에도 남자는 정중하게 물었다. 남자는 쟁반을 내려놓고 찻잔에 차를 따랐다. 향긋한 냄새가 방 안에 퍼졌다. “누군데 나를 데리고 온 거야? 여긴 어디야?” “천천히 물어보세요.” 남자의 태도는 느긋했다. “누구냐니까?” “제 이름은, 뭐. 잠깐씩 쓰는 이름이기는 하지만 우현민…

남자는 주머니에서 경찰증을 꺼내 보였다. “네? 그게 갑자기 무슨.” “송선아 씨를 수십억 원의 횡령, 사기 혐의로 긴급 체포합니다.” 말과 동시에 다른 두 명의 형사가 다가와 선아를 양쪽에서 잡았다. *** “이곳에서 나가게 해 줄게요.” 손을 꽉 쥐고 고개를 숙이고 있던 선아는 반사적으로 정우를 쳐다봤다. 어둠 속에 한줄기 빛이 내려온다면 이런 기분일까? “대신, 나도 당신이 하려는 일을 돕게 해 줘요.” “어째서요?” 선아는 의아하면서도 수상함을 감출 수 없었다. 자신과 무슨 상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