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불어 문을 두드리면 반가운 마음에 문을 열지 혹시나 네가 올까 봐 혹시나 내가 울까 봐 유화는 봄바람을 타고 그녀가 제집에 처음 온 날을 기억했다. 이중 계약의 피해자라 측은한 마음이 들었으나 혼자만의 시간을 방해받고 싶지 않았다. 당돌하고, 발칙하고, 발랄한 그녀는 ‘부동산 임대차 계약서’를 보란 듯이 흔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그녀와 사랑 비슷한 감정을 교감할 줄은 전혀 몰랐다. 그녀가 떠난 후에야 유화는 마음 한쪽이 간지럽다는 것을 알았다. 조용히 음악만 하고 싶었는…

수애는 10년 동안 연애를 한 남자 친구와 이별하고 수년간 몸담은 직장에서 퇴사하며 고향으로 내려왔다. 첫사랑을 하고 첫 이별을 했던 곳. 친구도 가족도 모두 그대로였지만, 수애가 가장 그리워했던 그는 없었다. “연후 죽은 거 확실하니?” “확실하지.” 어떻게 떠났는지도 모르는 첫사랑을 수애는 보내야 했다. 모든 사랑이 끝났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느 날, “수애구나.” 사랑의 끝에서 그를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