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의 패권을 다투는 양대 세력의 국운을 건 전쟁. 패배한 에트란 제국의 황제 제라트는 승전국의 술탄 리비도라에게 무조건적 항복을 맹세한다. 황족과 귀족, 백성들을 가리지 않고 불태워 죽이겠다는 술탄 측의 엄포 때문에 명예로운 자결도 할 수 없게 된 황제는 알몸에 음모까지 깎여나간 비참한 모습으로 전선에서 황도로 압송된다. 도중에 마주친 시민들은 한때 ‘대륙의 전신’이었던 그에게 눈을 감고 고개 숙여 마지막 예를 표하지만 황궁에서 그를 맞이한 술탄은 지옥 같은 고통을 황제의 온몸에 새긴다. 성기와 …

대학 2학년 때, 놈이 왔다. 나는 그의 ‘깔따구’가 됐다. 아빠의 등 뒤로 오후의 늘어진 그림자처럼 길고 널찍한 몸을 숨긴 녀석의 첫인상은 상처 입은 짐승 같았다. 통뼈에 근육질로 다져진 커다란 체구, 인상을 망치는 짧은 머리, 갸름한 얼굴에 오똑한 콧날, 움푹 들어간 깊은 눈망울……. 굳이 뜯어보지 않아도 남자답고 멋진 외모였지만 눈빛은 이제 막 도살장에서 빠져나온 짐승처럼 불안해했다. 주원은 어쩌다 길거리에서 마주쳤으면 움찔하며 피해갔을 그 녀석에게 먼저 웃는 얼굴로 손을 내밀었다. #가학 주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