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같은 전쟁(전2권)

서미선
출판사 러브홀릭
출간일 2014년 12월 12일
2점 4점 6점 8점 10점 9점 (6건)
작품설명

그 무엇도 필요치 않았고, 그 무엇도 무섭지 않았다.
오직 사랑만이 중요했다.
그래서 그 사랑이 떠난 후 삶은 폐허가 되었다…….

-본문 중에서-

7년 전 지옥 같은 기억들이 손안에 잡힐 것 같았다. 비참하다 못해 죽을 것만 같았던 시간들…… 잊으려고 발버둥쳤던 그날의 일이 왜 이렇게 생생한지. 벌써 7년, 아니 8년이 다 되어가고 있나?
유난히 차가운 바람이 부는 겨울날이었다. 갑작스레 걸려온 낯선 여자의 목소리에 약속 장소로 향했다. 최선민은 송진아의 유일한 남자. 송진아는 최선민의 유일한 여자라고 얘기했던 선민에게 여자가 있다고 했다. 그녀는 자신을 조휘경이라 말하며 맞은편 자리를 권했다. 사람에게 단 한 번도 주눅 든 적이 없던 자신이 휘경 앞에서 한없이 초라해지는 것을 느꼈다.
“저를 왜 보자고 하셨죠?”
“최선민 씨라고 알죠.”
대답을 강요하는 여자의 눈빛을 보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달칵 담배를 빼어무는 휘경을 보며 연기를 피해 의자에 깊숙이 몸을 묻었다.
“그 사람 저하고 결혼할 남자예요.”
갑자기 뒤통수를 가격당한 것처럼 숨을 쉴 수 없었다. 얼굴에서는 이미 핏기가 사라진 뒤였다. 하지만 자신은 송진아였다. 그 누구도 함부로 못하는 그런 강한 여자였다. 가까스로 이성을 되찾고 휘경을 쏘아보았다.
“그쪽이 선민 씨를 그만 만났으면 해서요.”
“네가 무슨 권리로?”
“앞으로 결혼할 여자의 권리라고 말해도 되겠죠.”
톡톡 재떨이에 담배를 떨더니 이내 꺼버렸다. 한겨울임에도 불구하고 몸속에서 뜨거운 열기가 뿜어져 나왔다.
“그런 쓸데없는 말로 날 설득할 시간에 차라리 최선민을 설득하지 그래.”
“그 사람은 당신이 아닌 나와 결혼하게 되어 있어요. 선민 씨가 당신에 대해 갖고 있는 감정, 깨끗이 처리하기를 바라거든요. 물론 당신도 포함돼요.”
어제 저녁부터 꿈자리가 사납더니, 결국 이런 꼴을 당하려고 그랬나 보다. 최선민 이 개자식…….
“선민이한테 그런 소리 못 들었는데… 직접 듣기 전에는 네 말 믿을 수 없어.”
의자를 밀치고 일어서려는 자신의 귓가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뭔가 자신 있는 웃음소리에 나가려던 걸음이 절로 멈추고 말았다.
“역시 소문대로네요. 최선민이 죽고 못 사는 여자다워요. 하지만 이 말을 듣고도 태연할 수 있는지 보죠.”
탁자 위에 작은 수첩을 펼치더니 눈짓으로 직접 확인하라고 했다. 산모 수첩…… 순간, 머릿속이 아득해지면서 눈앞이 잠시 검은 막으로 뒤덮이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무슨 수작이야.”
“임신이라고요.”
자신만만하고 당당한 휘경의 말에도 다리에 힘을 주고 서 있었다. 당장 뛰쳐나가고 싶은 마음을 간신히 억누른 채.
“거짓말은 안 하는 게 좋아. 내가 선민에게 첫 여자였듯이 나 역시 마찬가지였거든.”
“정말 순진하시네요. 남녀 관계가 꼭 마음먹은 대로 움직이는 줄 아시네요. 방법은 얼마든지 있어요. 수면제를 먹이고 재워서 하는 방법, 그리고 술에 취하게 해서 하는 방법.”
막 돌아가던 비디오테이프가 갑자기 늘어난 것처럼 천천히 생각들이 정리되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이 여자는 선민을 강제 추행했다는 뜻이었다.
“더러운 년.”
“진아 씨는 그런 식으로 말하네요. 자신의 것으로 만들지 못하는 여자가 더 바보 아닌가요. 이쯤에서 떨어져주는 게 당신을 위해서도 좋아요. 난 내 아이에게 아빠 없는 자식을 만들어주기 싫거든요.”
털썩, 다시 의자에 주저앉은 것도 몰랐다. 어제까지만 해도, 아니 몇 시간 전만 해도 자신이 이런 끔찍한 일을 겪게 되리라고는 생각조차 못했다.

작가소개
- 서미선

사람들과 수다 떠는 것을 가장 재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세 남자와 매일 싸우는 게 하루 일과.

-출간작-

<후견인>, <루비레드>, <잔인한 사랑>, <가면>, <카인과 아벨>, <부부>, <지독한 거짓말>, <영원>, <남자는 도둑놈>, <빗나간 화살>, <디나>, <피의 베일>, <단, 하나!>, <넌 내게 지옥이었어>, <되찾은 약혼녀>, <광(狂)>, <데블>, <아내>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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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설명

그 무엇도 필요치 않았고, 그 무엇도 무섭지 않았다.
오직 사랑만이 중요했다.
그래서 그 사랑이 떠난 후 삶은 폐허가 되었다…….

-본문 중에서-

7년 전 지옥 같은 기억들이 손안에 잡힐 것 같았다. 비참하다 못해 죽을 것만 같았던 시간들…… 잊으려고 발버둥쳤던 그날의 일이 왜 이렇게 생생한지. 벌써 7년, 아니 8년이 다 되어가고 있나?
유난히 차가운 바람이 부는 겨울날이었다. 갑작스레 걸려온 낯선 여자의 목소리에 약속 장소로 향했다. 최선민은 송진아의 유일한 남자. 송진아는 최선민의 유일한 여자라고 얘기했던 선민에게 여자가 있다고 했다. 그녀는 자신을 조휘경이라 말하며 맞은편 자리를 권했다. 사람에게 단 한 번도 주눅 든 적이 없던 자신이 휘경 앞에서 한없이 초라해지는 것을 느꼈다.
“저를 왜 보자고 하셨죠?”
“최선민 씨라고 알죠.”
대답을 강요하는 여자의 눈빛을 보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달칵 담배를 빼어무는 휘경을 보며 연기를 피해 의자에 깊숙이 몸을 묻었다.
“그 사람 저하고 결혼할 남자예요.”
갑자기 뒤통수를 가격당한 것처럼 숨을 쉴 수 없었다. 얼굴에서는 이미 핏기가 사라진 뒤였다. 하지만 자신은 송진아였다. 그 누구도 함부로 못하는 그런 강한 여자였다. 가까스로 이성을 되찾고 휘경을 쏘아보았다.
“그쪽이 선민 씨를 그만 만났으면 해서요.”
“네가 무슨 권리로?”
“앞으로 결혼할 여자의 권리라고 말해도 되겠죠.”
톡톡 재떨이에 담배를 떨더니 이내 꺼버렸다. 한겨울임에도 불구하고 몸속에서 뜨거운 열기가 뿜어져 나왔다.
“그런 쓸데없는 말로 날 설득할 시간에 차라리 최선민을 설득하지 그래.”
“그 사람은 당신이 아닌 나와 결혼하게 되어 있어요. 선민 씨가 당신에 대해 갖고 있는 감정, 깨끗이 처리하기를 바라거든요. 물론 당신도 포함돼요.”
어제 저녁부터 꿈자리가 사납더니, 결국 이런 꼴을 당하려고 그랬나 보다. 최선민 이 개자식…….
“선민이한테 그런 소리 못 들었는데… 직접 듣기 전에는 네 말 믿을 수 없어.”
의자를 밀치고 일어서려는 자신의 귓가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뭔가 자신 있는 웃음소리에 나가려던 걸음이 절로 멈추고 말았다.
“역시 소문대로네요. 최선민이 죽고 못 사는 여자다워요. 하지만 이 말을 듣고도 태연할 수 있는지 보죠.”
탁자 위에 작은 수첩을 펼치더니 눈짓으로 직접 확인하라고 했다. 산모 수첩…… 순간, 머릿속이 아득해지면서 눈앞이 잠시 검은 막으로 뒤덮이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무슨 수작이야.”
“임신이라고요.”
자신만만하고 당당한 휘경의 말에도 다리에 힘을 주고 서 있었다. 당장 뛰쳐나가고 싶은 마음을 간신히 억누른 채.
“거짓말은 안 하는 게 좋아. 내가 선민에게 첫 여자였듯이 나 역시 마찬가지였거든.”
“정말 순진하시네요. 남녀 관계가 꼭 마음먹은 대로 움직이는 줄 아시네요. 방법은 얼마든지 있어요. 수면제를 먹이고 재워서 하는 방법, 그리고 술에 취하게 해서 하는 방법.”
막 돌아가던 비디오테이프가 갑자기 늘어난 것처럼 천천히 생각들이 정리되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이 여자는 선민을 강제 추행했다는 뜻이었다.
“더러운 년.”
“진아 씨는 그런 식으로 말하네요. 자신의 것으로 만들지 못하는 여자가 더 바보 아닌가요. 이쯤에서 떨어져주는 게 당신을 위해서도 좋아요. 난 내 아이에게 아빠 없는 자식을 만들어주기 싫거든요.”
털썩, 다시 의자에 주저앉은 것도 몰랐다. 어제까지만 해도, 아니 몇 시간 전만 해도 자신이 이런 끔찍한 일을 겪게 되리라고는 생각조차 못했다.

작가소개
- 서미선

사람들과 수다 떠는 것을 가장 재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세 남자와 매일 싸우는 게 하루 일과.

-출간작-

<후견인>, <루비레드>, <잔인한 사랑>, <가면>, <카인과 아벨>, <부부>, <지독한 거짓말>, <영원>, <남자는 도둑놈>, <빗나간 화살>, <디나>, <피의 베일>, <단, 하나!>, <넌 내게 지옥이었어>, <되찾은 약혼녀>, <광(狂)>, <데블>, <아내>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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