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련

로맨스 현대물
홍경
출판사 로코코
출간일 2014년 05월 20일
2점 4점 6점 8점 10점 8.7점 (21건)
작품설명

미련이라도 붙잡고 싶은 남자, 강재희

안 볼 때는 어떻게든 살아졌다. 그러나 이시은이 눈앞에 보인 이상 불가능하다.
복수고 나발이고 다 팽개치고,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 여자와 살아야겠다.

미련스러운 여자, 이시은

첫사랑이었지만, 이제는 모르는 사이, 아니 선배의 약혼자인 강재희가 주위를 맴돈다.
외면하려고 했지만 자꾸 시선이 돌아가고 안 되는 일인 줄 알면서도 속절없이 끌려간다.

“누가 나 사랑해 달래? 그냥 같이 살아 달라는 것뿐이야.”
“……좋아요. 오늘 하루만 살아 줄게요.”


왜 너와 이 시점에서 재회했을까?
차근차근 진행해 왔던 복수가 성공하기 바로 직전, 강재희 앞에 나타난 첫사랑 이시은.
강제로 헤어져야만 했던 그날 이후 재희는 스스로를 죽였다. 모든 것이 성공한 후에 만났다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너를 붙잡았을 텐데.

차라리 눈에 띄지 않았으면 좋았을 텐데요.
이시은은 시간을 흘려보낼 뿐이었다. 눈이 떠지기에 일어났고, 숨이 나오기에 쉬었다. 그 사람이 그렇게 그녀를 버린 후부터. 이럴 거면 아예 만나지 않았으면 좋았을 텐데. 어째서 피할 수도 없는 인연으로 얽힌 건지.

첫사랑이자 마지막 사랑.
그리고 유일한 사랑.
처음부터 두 사람밖에 없었고, 마지막까지 두 사람뿐이다. 그들의 인생에 다른 사람은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너무 많이 흘렀고 함께하기엔 너무 멀리 엇갈려 버린 강재희와 이시은, 두 사람이 선택한 결정은?



<본문중에서>

“내가 널 만지는 게 더럽다고 생각하면 안 만져.”
“그 말이 아니잖아요!”
시은은 크게 소리치고 말았다. 한기 때문인지 슬픔 때문인지 시은이 오들오들 떨자 재희가 코트를 벗어 어깨에 걸쳐 주었다. 그리고 서로 아무런 말없이 그렇게 한참을 바라보았다. 이상한 건 같이 운 것처럼 재희의 눈이 붉게 충혈되어 있었다. 입을 먼저 연 건 재희였다.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살 수 없다는 것도 알아.”
추운 겨울밤이다. 시린 입김이 나오는…….
“잘 아는 사람이 왜 그랬어요?”
“널 두 번씩 잃을 수는 없었으니까.”
코끝이 시린지 시은이 작게 훌쩍거렸다. 재희는 이미 시은이 자신과 함께할 걸 알면서 확인받고 싶었다.
“어떡하면 날 받아 줄래?”
“…….”
“말해 봐.”
“당신은 들어줄 수 없어요.”
“너랑 살아야 하니까, 죽는 거 아니면 들어줄게.”
구름 사이로 희미하게 반달이 떠 있는 밤이 아스라이 저물어 간다. 모든 걸 포기하고 남겨진 한 가닥의 희망이 되어 버린 여자의 입에서 나온 말은…….
“지난 오 년 세월, 내 기억 속에서 지워 줘요.”
얼마나 오랜 시간이 지나야 지금의 고통에서 자유로울까. 재희가 허공에 떠도는 건조한 공기를 삼키었다. 이게 죗값인가. 시은을 떠난 벌이 생각보다 혹독했다. 이번엔 시은이가 피하지 않았다. 눈물에 젖은 살결이 겨울의 공기만큼 차가웠다.
심지어 시은은 차오르는 눈물을 감추려고 그의 품 안으로 파고들듯이 안겼다. 이젠 더는 원망을 쏟아 낼 힘도 없는지 가만히 재희의 품에 얼굴을 기댔다. 그건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아니 숙명처럼 그를 받아들인다는 그녀의 몸짓이었다.
재희가 그녀를 꼭 껴안았다. 뼈가 으스러지도록. 영혼까지 잡히도록. 그녀의 슬픔을 모두 흡수하도록. 지금 감정을 드러내는 것은 금물. 그냥 눈을 감고 시은이 토해 내는 아픔을 감내할 뿐이었다. 재희의 눈에서 거짓말처럼 눈물이 한 방울 떨어졌다.
“그런데 말이죠. 이렇게 싸워도 난, 윤재희를 사랑할 수밖에 없어요.”
“병 주고 약도 주고.”
위태롭게 떨리던 눈동자가 차분히 가라앉았다. 재희가 허탈한 듯 웃으며 시은의 어깨에 얼굴을 기대고 오래도록 움직이지 않았다. 오직 이날을 위해 오 년을 버틴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이제 나랑 살아 볼 용기가 생겼나 보군.”
“매일 기다렸어요. 계단 올라오는 발소리가 오직 윤재희였으면 좋겠다고……. 그렇게 기다렸어요.”
시은은 아주 힘겹게 울음을 참았다. 마침내 그가 돌아왔다. 자신을 안고 주체할 수 없이 내쉬는 거친 숨소리가 꿈이 아니었다. 지금은 희주에 대한 죄책감이나 복잡한 생각들은 하고 싶지 않았다. 뻔뻔하다고 나쁜 년이라고 평생 손가락질받아도 견딜 만큼, 그를 여전히 사랑하니까. 살아 있는 동안, 사랑은 이 남자뿐이다.
“우리, 다시 행복해질 수 있을까요?”
재희가 양손으로 얼굴을 감쌌지만 시은은 피하지 않았다. 재희가 입을 맞출 것처럼 고개를 아주 느리게 숙였다. 입술보다 추워서 나온 입김이 먼저 닿았다. 재희가 최면을 걸듯 속삭였다.
“당연히.”
시은이 눈을 감으며 셔츠를 꽉 움켜잡을 때 재희는 키스했다. 내일은 모르겠지만, 오늘 겨울밤이 춥지만은 않았다.

작가소개
- 홍경紅鏡

붉은색으로 빛나는 거울이라는 뜻.
그래서 짜릿한 글을 쓰길 언제나 원하는 사람.
hongx100@naver.com

■ 목차

프롤로그
모르는 남자
엇갈리다
아픈 혼돈
나쁜 마음
그 남자의 사정
첫눈에 반한 사랑
고통의 밤
모든 것을 삼키다
다시 너에게
선택의 후유증
지울 수 없는 기억
그가 나를 본다, 나도 그를 본다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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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설명

미련이라도 붙잡고 싶은 남자, 강재희

안 볼 때는 어떻게든 살아졌다. 그러나 이시은이 눈앞에 보인 이상 불가능하다.
복수고 나발이고 다 팽개치고,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 여자와 살아야겠다.

미련스러운 여자, 이시은

첫사랑이었지만, 이제는 모르는 사이, 아니 선배의 약혼자인 강재희가 주위를 맴돈다.
외면하려고 했지만 자꾸 시선이 돌아가고 안 되는 일인 줄 알면서도 속절없이 끌려간다.

“누가 나 사랑해 달래? 그냥 같이 살아 달라는 것뿐이야.”
“……좋아요. 오늘 하루만 살아 줄게요.”


왜 너와 이 시점에서 재회했을까?
차근차근 진행해 왔던 복수가 성공하기 바로 직전, 강재희 앞에 나타난 첫사랑 이시은.
강제로 헤어져야만 했던 그날 이후 재희는 스스로를 죽였다. 모든 것이 성공한 후에 만났다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너를 붙잡았을 텐데.

차라리 눈에 띄지 않았으면 좋았을 텐데요.
이시은은 시간을 흘려보낼 뿐이었다. 눈이 떠지기에 일어났고, 숨이 나오기에 쉬었다. 그 사람이 그렇게 그녀를 버린 후부터. 이럴 거면 아예 만나지 않았으면 좋았을 텐데. 어째서 피할 수도 없는 인연으로 얽힌 건지.

첫사랑이자 마지막 사랑.
그리고 유일한 사랑.
처음부터 두 사람밖에 없었고, 마지막까지 두 사람뿐이다. 그들의 인생에 다른 사람은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너무 많이 흘렀고 함께하기엔 너무 멀리 엇갈려 버린 강재희와 이시은, 두 사람이 선택한 결정은?



<본문중에서>

“내가 널 만지는 게 더럽다고 생각하면 안 만져.”
“그 말이 아니잖아요!”
시은은 크게 소리치고 말았다. 한기 때문인지 슬픔 때문인지 시은이 오들오들 떨자 재희가 코트를 벗어 어깨에 걸쳐 주었다. 그리고 서로 아무런 말없이 그렇게 한참을 바라보았다. 이상한 건 같이 운 것처럼 재희의 눈이 붉게 충혈되어 있었다. 입을 먼저 연 건 재희였다.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살 수 없다는 것도 알아.”
추운 겨울밤이다. 시린 입김이 나오는…….
“잘 아는 사람이 왜 그랬어요?”
“널 두 번씩 잃을 수는 없었으니까.”
코끝이 시린지 시은이 작게 훌쩍거렸다. 재희는 이미 시은이 자신과 함께할 걸 알면서 확인받고 싶었다.
“어떡하면 날 받아 줄래?”
“…….”
“말해 봐.”
“당신은 들어줄 수 없어요.”
“너랑 살아야 하니까, 죽는 거 아니면 들어줄게.”
구름 사이로 희미하게 반달이 떠 있는 밤이 아스라이 저물어 간다. 모든 걸 포기하고 남겨진 한 가닥의 희망이 되어 버린 여자의 입에서 나온 말은…….
“지난 오 년 세월, 내 기억 속에서 지워 줘요.”
얼마나 오랜 시간이 지나야 지금의 고통에서 자유로울까. 재희가 허공에 떠도는 건조한 공기를 삼키었다. 이게 죗값인가. 시은을 떠난 벌이 생각보다 혹독했다. 이번엔 시은이가 피하지 않았다. 눈물에 젖은 살결이 겨울의 공기만큼 차가웠다.
심지어 시은은 차오르는 눈물을 감추려고 그의 품 안으로 파고들듯이 안겼다. 이젠 더는 원망을 쏟아 낼 힘도 없는지 가만히 재희의 품에 얼굴을 기댔다. 그건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아니 숙명처럼 그를 받아들인다는 그녀의 몸짓이었다.
재희가 그녀를 꼭 껴안았다. 뼈가 으스러지도록. 영혼까지 잡히도록. 그녀의 슬픔을 모두 흡수하도록. 지금 감정을 드러내는 것은 금물. 그냥 눈을 감고 시은이 토해 내는 아픔을 감내할 뿐이었다. 재희의 눈에서 거짓말처럼 눈물이 한 방울 떨어졌다.
“그런데 말이죠. 이렇게 싸워도 난, 윤재희를 사랑할 수밖에 없어요.”
“병 주고 약도 주고.”
위태롭게 떨리던 눈동자가 차분히 가라앉았다. 재희가 허탈한 듯 웃으며 시은의 어깨에 얼굴을 기대고 오래도록 움직이지 않았다. 오직 이날을 위해 오 년을 버틴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이제 나랑 살아 볼 용기가 생겼나 보군.”
“매일 기다렸어요. 계단 올라오는 발소리가 오직 윤재희였으면 좋겠다고……. 그렇게 기다렸어요.”
시은은 아주 힘겹게 울음을 참았다. 마침내 그가 돌아왔다. 자신을 안고 주체할 수 없이 내쉬는 거친 숨소리가 꿈이 아니었다. 지금은 희주에 대한 죄책감이나 복잡한 생각들은 하고 싶지 않았다. 뻔뻔하다고 나쁜 년이라고 평생 손가락질받아도 견딜 만큼, 그를 여전히 사랑하니까. 살아 있는 동안, 사랑은 이 남자뿐이다.
“우리, 다시 행복해질 수 있을까요?”
재희가 양손으로 얼굴을 감쌌지만 시은은 피하지 않았다. 재희가 입을 맞출 것처럼 고개를 아주 느리게 숙였다. 입술보다 추워서 나온 입김이 먼저 닿았다. 재희가 최면을 걸듯 속삭였다.
“당연히.”
시은이 눈을 감으며 셔츠를 꽉 움켜잡을 때 재희는 키스했다. 내일은 모르겠지만, 오늘 겨울밤이 춥지만은 않았다.

작가소개
- 홍경紅鏡

붉은색으로 빛나는 거울이라는 뜻.
그래서 짜릿한 글을 쓰길 언제나 원하는 사람.
hongx100@naver.com

■ 목차

프롤로그
모르는 남자
엇갈리다
아픈 혼돈
나쁜 마음
그 남자의 사정
첫눈에 반한 사랑
고통의 밤
모든 것을 삼키다
다시 너에게
선택의 후유증
지울 수 없는 기억
그가 나를 본다, 나도 그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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