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사이트 <조아라>에서 ‘Forever’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작품.

전교 1등에 호감가는 외모, 탁월한 운동능력 등, 겉으로는 완벽해 보이지만 항상 불행과 함께 공존해 나가던 경준. 고등학교에 입학과 동시에 하숙집 딸과 얽히게 되고, 옥상에서는 일진회 소녀로부터 고백까지 듣게 된다. 거기다 중학교 시절 서먹서먹해진 소꿉동무와도 재회하게 되고, 첫 사랑과도 다시 만나며 점점 복잡해지는데…….

경준의 고등학교 3년의 기간에 벌어진 황당하면서도 유쾌한. 그리고 슬픈 사랑 이야기.

힐리의 인터넷 소설 『일진회 두목을 여자친구로 둔다는 것』.



<본문중에서>

「옥상으로 와 줘. 올 때까지 기다릴게.」

아주 대책 없는 듯한 쪽지 한 장. 올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해서 갔더니,

“나랑 사귀어줘.”

지금 처음 보는데, 난데없이 사귀자니.

“무…… 무슨 소리야?”
“사귀어 달라구.”

내가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에서 어쩔 줄 몰라 하고 있자, 덩치가 큰 한 남자가 갑자기 바짝 다가와 험상궂은 얼굴을 내밀었다.

“우리 두목이 사귀자는데 너도 좋잖아, 엉?”

전혀 납득이 가지 않는 상황과는 달리, 그녀는 지금의 상황이 무척이나 당연하다는 듯 당당히 말했다. 인원을 보아하니 일진회쯤으로 생각되는 이 집단. 그리고 이 일진회를 이끄는 듯 보이는 그녀. 그런 그녀에게 고백을 받았는데, 승낙을 하지 않았다간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 겨우 몇 분 만에 일어난 상황이라 하기엔, 모든 게 너무나도 극단적이고 최악이었다.

“사귈 거야, 말 거야?”

그녀의 목소리와 이 대사는, 다른 사람이 듣는다면 아주 귀엽고 당돌하게 느껴질지 모른다. 하지만 나에겐 엄청난 협박이었기에, 결코 귀엽거나 하는 그런 표현은 말도 안 되는 것이었다.

작가소개
- 힐리

작가가 꿈인 공대생. 고등학교 때는 3년 내내 소설 쓰는 것에 빠져 있었고, 매일 블로그에 에세이를 쓰고 있다.
전공 외에 딴짓하는 것이 취미이고, 특히 글 쓰는 걸 무척 좋아한다. 소설이든 비소설이든, 훗날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글을 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