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란스러운 관계

로맨스 현대물
권도란
출판사 로코코
출간일 2014년 01월 28일
2점 4점 6점 8점 10점 8.4점 (5건)
작품설명

활활 타오르는 미움도 다시 보자.
알고 보면 그것은 사랑의 조짐일지도?

만나기만 하면 아버지의 원수를 외나무다리에서 만난 것보다 더 피 튀기게 싸우는 남녀가 있다. 공격하려는 상사 윤규성과 공격하기 전에 먼저 공격하는 부하 직원 권희. 두 사람 사이는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는데…….

누구나 가슴에 상처 하나씩은 품고 산다.
그 상처를 낫게 해 줄 단 하나의 사랑은 반드시 있다.
다만 아직 만나지 못했을 뿐.

드라마나 영화에서 마음에 큰 상처를 입은 주인공은 아프거나, 여행을 떠나거나, 방황을 한다. 하지만 이것은 드라마 속 상황일 뿐, 가족이 죽어도, 실연을 당해도 다음 날 아무렇지 않은 척 출근을 하고, 점심을 먹고, 일을 한다. 마음이 죽을 듯이 괴로워도 그것을 밖으로 티를 내는 건 어른답지 못하다고 스스로 최면을 걸면서. 권희와 규성 또한 각자 마음에 아픔을 담고 있지만 멀쩡한 척 근무를 하고, 일상을 살아 낸다.

사람들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해서 항상 사랑하고 싶어 한다.
어제의 앙숙이 오늘은 이해자로 내일은 절대적인 연인으로 변한다.

규성과 권희에게는 중립지가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책! 귄희의 두 번째 직업은 작가이고, 규성은 그 작가를 좋아한다. 권희가 외로워서 쓰기 시작한 이야기를 규성은 공감한다. 두 사람은 이야기를 통해 각자의 상처를 알고 싶어 하고, 서로에게 다가가고 싶어 한다. 물론, 사랑은 운명적인 수순이지만, 연인이 되기까지의 과정이 쉽지만은 않다. 같은 듯 다른 사람 둘이 만났으니 시끌벅적, 요란 법석일 수밖에!

신인 권도란의 새로운 감각의 로맨스《소란스러운 관계》.
소란스럽기 때문에 즐겁고, 신나고, 화끈하다!

권도란의 로맨스 장편 소설 『소란스러운 관계』.



<본문중에서>

“저 좋아하세요?”

희가 대뜸 묻자 물을 삼키던 규성이 눈가를 흠칫 떨었다.

“너는 나 좋아하나?”
“아뇨.”

규성은 명쾌할 정도로 단번에 대답하는 희를 보며 눈을 치켜떴다. 무감한 얼굴을 하고 대놓고 NO라고 말하는 여자다. 그게 권희다. 그는 내내 자신을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쳐다보는 희의 까만 눈동자를 들여다보았다. 어쩌면. 정말 어쩌면, 권희의 눈에 홀린 걸지도 모른다. 그녀의 눈은 보통 사람들보단 몇 배는 진한 까만 빛깔이니까.

“나는 네가 애인이어도 좋을 거라고 생각해.”

그는 잔잔한 음성으로 이야기했고 희는 잠자코 있었다. 그녀는 언제나 규성과 으르렁거리며 다툰 기억뿐이었기에 그와 손을 잡고 보통의 사람들처럼 데이트하는 게 상상이 가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는 상상하는 순간 갑자기 낯부끄러워져서 머릿속에 떠오른 영상을 재빨리 지워 냈다.

“하지만 사귀는 건 서로 좋아해야 가능한 이야기잖아요.”

이런 건 말도 안 된다는 듯 희가 항변하자 그가 피식 웃었다.

“마음에 들어서 사귀다가 좋아할 수도 있는 일이지. 첫사랑 하는 아이도 아니고.”
“부장님은 제가 마음에 드세요?”
“한번 해 보자니까?”
“그렇게 꼬드기셔도 소용없어요.”

잠깐 눈앞에 환상이 펼쳐지고 그걸 사랑이라고 착각해서 남자를 만나는 짓은 좀 더 젊을 적에 실컷 해 보았다. 여러 남자 친구들에게 차이기만 하면서 절절히 깨달은 건 사랑한다고 무턱대고 착각하지 말자는 거였다. 그건 희에게 무척 중요한 깨달음이었다. 희는 살짝 찌푸려진 눈초리로 규성을 쳐다보았다. 배가 고픈 것처럼 찌르르 울리는 그런 싸한 기류가 가슴을 빙글빙글 돌았다. 그녀는 그 낯선 감각이 무엇인지 한참을 생각해야 했다. 그렇지만 규성은 희가 감정을 정리할 여유를 주지 않았다.

“야, 너 자꾸 딴생각할래?”

시비조의 목소리에 희가 식탁을 가볍게 두드렸다.

“저도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거든요?”
“나랑 연애하는 걸?”
“네!”

안 그래도 머리며 마음이 복잡해 죽겠는데 규성이 말꼬리를 잡자 희는 짜증이 치밀었다.

“부장님은…….”

희는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어느새 입으로 떠들고 있었다.

“부장님이 제게 왜 이러시는지 모르겠어요.”

그녀의 말에 ‘그건 나도 잘 몰라’라고 답하려던 규성은 울 것처럼 도로 일그러진 희를 보고선 입을 다물었다.

“전 연애 전적이 그렇게 좋지 않아요. 항상 먼저 고백받는 편이었지만 결국은 차였으니까요. 정말로 사랑해서 사귀는 건데 ‘가만 보니까 우리는 안 맞는 것 같다. 그만하자.’라고 말하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세요? 전 잘 모르겠어요. 그러니까 부장님도 그 말 철회해 주세요.”
“너랑 연애하자는 말?”
“네. 저는 부장님이 저를 진짜 사랑한다고 말하셔도 믿지 못할 판이에요. 철회해 주세요. 안 그러면 제 꼴에 부장님을 차 버리게 된다고요.”

그는 진중한 그녀의 표정을 보며 한숨을 삼켰다.

“권희.”
“저랑 키스할 수 있으세요?”
“……뭐?”
“저는 부장님이랑 제가 그러는 게 상상이 안 가요.”

숨을 조그맣게 삼킨 희는 규성이 무어라 말을 꺼내기도 전에 벌떡 일어섰다.

“저 갈게요. 죄송해요.”

침대에 놓인 핸드백을 집어 든 그녀는 뒤에서 “권희!”라고 규성이 외치는 게 들렸지만 서둘러 현관으로 걸어갔다. 희는 그에게 무슨 말을 했는지 정신이 멍했다. 그래도 쓸데없는 헛소리를 했다는 것만은 분명했다. 옛날이야기를 아주 축약해서 아주 조금 꺼냈을 뿐인데 기분이 괜히 슬프다. 허둥지둥 구두에 발을 꿰던 희는 뒤에서 어깨를 세게 당기는 힘에 몸이 휘청했다. 고개를 돌리자 알 수 없는 표정을 한 그가 보였다. 흡사 속상한 것처럼 보이기에 왜 그런 얼굴을 하느냐고 물으려 하자, 입술에 말캉한 게 닿았다. 뒷목을 부드럽게 감싼 손바닥에 피할 길이 없다는 걸 깨달았을 때 입속으로 혀가 쑥 들어왔다. 군더더기 없이 완벽하게 맞물린 입술 사이로 그녀의 신음이 흘렀다. 입맞춤 소리를 내며 입술을 뗀 규성은 가슴을 떠는 희를 보며 조용히 속삭였다. “나는 너한테 키스할 수 있어, 권희.”라고.

작가소개
- 권도란

도란도란할 때의 ‘권도란’입니다. 최근 달잔에 막걸리 채워 마시는 재미를 붙여 가고 있습니다. 연재할 때는 칼같이 글을 올리지만 정작 퇴고할 땐 게을러터진, 그런 못된 작가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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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설명

활활 타오르는 미움도 다시 보자.
알고 보면 그것은 사랑의 조짐일지도?

만나기만 하면 아버지의 원수를 외나무다리에서 만난 것보다 더 피 튀기게 싸우는 남녀가 있다. 공격하려는 상사 윤규성과 공격하기 전에 먼저 공격하는 부하 직원 권희. 두 사람 사이는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는데…….

누구나 가슴에 상처 하나씩은 품고 산다.
그 상처를 낫게 해 줄 단 하나의 사랑은 반드시 있다.
다만 아직 만나지 못했을 뿐.

드라마나 영화에서 마음에 큰 상처를 입은 주인공은 아프거나, 여행을 떠나거나, 방황을 한다. 하지만 이것은 드라마 속 상황일 뿐, 가족이 죽어도, 실연을 당해도 다음 날 아무렇지 않은 척 출근을 하고, 점심을 먹고, 일을 한다. 마음이 죽을 듯이 괴로워도 그것을 밖으로 티를 내는 건 어른답지 못하다고 스스로 최면을 걸면서. 권희와 규성 또한 각자 마음에 아픔을 담고 있지만 멀쩡한 척 근무를 하고, 일상을 살아 낸다.

사람들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해서 항상 사랑하고 싶어 한다.
어제의 앙숙이 오늘은 이해자로 내일은 절대적인 연인으로 변한다.

규성과 권희에게는 중립지가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책! 귄희의 두 번째 직업은 작가이고, 규성은 그 작가를 좋아한다. 권희가 외로워서 쓰기 시작한 이야기를 규성은 공감한다. 두 사람은 이야기를 통해 각자의 상처를 알고 싶어 하고, 서로에게 다가가고 싶어 한다. 물론, 사랑은 운명적인 수순이지만, 연인이 되기까지의 과정이 쉽지만은 않다. 같은 듯 다른 사람 둘이 만났으니 시끌벅적, 요란 법석일 수밖에!

신인 권도란의 새로운 감각의 로맨스《소란스러운 관계》.
소란스럽기 때문에 즐겁고, 신나고, 화끈하다!

권도란의 로맨스 장편 소설 『소란스러운 관계』.



<본문중에서>

“저 좋아하세요?”

희가 대뜸 묻자 물을 삼키던 규성이 눈가를 흠칫 떨었다.

“너는 나 좋아하나?”
“아뇨.”

규성은 명쾌할 정도로 단번에 대답하는 희를 보며 눈을 치켜떴다. 무감한 얼굴을 하고 대놓고 NO라고 말하는 여자다. 그게 권희다. 그는 내내 자신을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쳐다보는 희의 까만 눈동자를 들여다보았다. 어쩌면. 정말 어쩌면, 권희의 눈에 홀린 걸지도 모른다. 그녀의 눈은 보통 사람들보단 몇 배는 진한 까만 빛깔이니까.

“나는 네가 애인이어도 좋을 거라고 생각해.”

그는 잔잔한 음성으로 이야기했고 희는 잠자코 있었다. 그녀는 언제나 규성과 으르렁거리며 다툰 기억뿐이었기에 그와 손을 잡고 보통의 사람들처럼 데이트하는 게 상상이 가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는 상상하는 순간 갑자기 낯부끄러워져서 머릿속에 떠오른 영상을 재빨리 지워 냈다.

“하지만 사귀는 건 서로 좋아해야 가능한 이야기잖아요.”

이런 건 말도 안 된다는 듯 희가 항변하자 그가 피식 웃었다.

“마음에 들어서 사귀다가 좋아할 수도 있는 일이지. 첫사랑 하는 아이도 아니고.”
“부장님은 제가 마음에 드세요?”
“한번 해 보자니까?”
“그렇게 꼬드기셔도 소용없어요.”

잠깐 눈앞에 환상이 펼쳐지고 그걸 사랑이라고 착각해서 남자를 만나는 짓은 좀 더 젊을 적에 실컷 해 보았다. 여러 남자 친구들에게 차이기만 하면서 절절히 깨달은 건 사랑한다고 무턱대고 착각하지 말자는 거였다. 그건 희에게 무척 중요한 깨달음이었다. 희는 살짝 찌푸려진 눈초리로 규성을 쳐다보았다. 배가 고픈 것처럼 찌르르 울리는 그런 싸한 기류가 가슴을 빙글빙글 돌았다. 그녀는 그 낯선 감각이 무엇인지 한참을 생각해야 했다. 그렇지만 규성은 희가 감정을 정리할 여유를 주지 않았다.

“야, 너 자꾸 딴생각할래?”

시비조의 목소리에 희가 식탁을 가볍게 두드렸다.

“저도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거든요?”
“나랑 연애하는 걸?”
“네!”

안 그래도 머리며 마음이 복잡해 죽겠는데 규성이 말꼬리를 잡자 희는 짜증이 치밀었다.

“부장님은…….”

희는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어느새 입으로 떠들고 있었다.

“부장님이 제게 왜 이러시는지 모르겠어요.”

그녀의 말에 ‘그건 나도 잘 몰라’라고 답하려던 규성은 울 것처럼 도로 일그러진 희를 보고선 입을 다물었다.

“전 연애 전적이 그렇게 좋지 않아요. 항상 먼저 고백받는 편이었지만 결국은 차였으니까요. 정말로 사랑해서 사귀는 건데 ‘가만 보니까 우리는 안 맞는 것 같다. 그만하자.’라고 말하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세요? 전 잘 모르겠어요. 그러니까 부장님도 그 말 철회해 주세요.”
“너랑 연애하자는 말?”
“네. 저는 부장님이 저를 진짜 사랑한다고 말하셔도 믿지 못할 판이에요. 철회해 주세요. 안 그러면 제 꼴에 부장님을 차 버리게 된다고요.”

그는 진중한 그녀의 표정을 보며 한숨을 삼켰다.

“권희.”
“저랑 키스할 수 있으세요?”
“……뭐?”
“저는 부장님이랑 제가 그러는 게 상상이 안 가요.”

숨을 조그맣게 삼킨 희는 규성이 무어라 말을 꺼내기도 전에 벌떡 일어섰다.

“저 갈게요. 죄송해요.”

침대에 놓인 핸드백을 집어 든 그녀는 뒤에서 “권희!”라고 규성이 외치는 게 들렸지만 서둘러 현관으로 걸어갔다. 희는 그에게 무슨 말을 했는지 정신이 멍했다. 그래도 쓸데없는 헛소리를 했다는 것만은 분명했다. 옛날이야기를 아주 축약해서 아주 조금 꺼냈을 뿐인데 기분이 괜히 슬프다. 허둥지둥 구두에 발을 꿰던 희는 뒤에서 어깨를 세게 당기는 힘에 몸이 휘청했다. 고개를 돌리자 알 수 없는 표정을 한 그가 보였다. 흡사 속상한 것처럼 보이기에 왜 그런 얼굴을 하느냐고 물으려 하자, 입술에 말캉한 게 닿았다. 뒷목을 부드럽게 감싼 손바닥에 피할 길이 없다는 걸 깨달았을 때 입속으로 혀가 쑥 들어왔다. 군더더기 없이 완벽하게 맞물린 입술 사이로 그녀의 신음이 흘렀다. 입맞춤 소리를 내며 입술을 뗀 규성은 가슴을 떠는 희를 보며 조용히 속삭였다. “나는 너한테 키스할 수 있어, 권희.”라고.

작가소개
- 권도란

도란도란할 때의 ‘권도란’입니다. 최근 달잔에 막걸리 채워 마시는 재미를 붙여 가고 있습니다. 연재할 때는 칼같이 글을 올리지만 정작 퇴고할 땐 게을러터진, 그런 못된 작가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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