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에겐 쿨한, 그에겐 핫한 연애가 시작된다!

깊이 눌러쓴 야구 모자, 샛노란 점퍼, 새하얀 스니커즈, 그리고 파란색 체크무늬 팬티! 시내 한복판에서 바지 지퍼가 열린 줄도 모르고 서 있는 남자를 본 우연은 그를 한 마디로 정의 내린다. 바로 ‘변태남’이라고. 그러다 남자와 눈이 마주친 순간 당황한 나머지 바지 지퍼가 열렸다고 말해 준 그녀. 그런데 이 남자, 손이 다쳐서 그러니 그녀더러 지퍼를 올려 달란다! 주위의 시선과 갑자기 샘솟는 의협심에 우연은 그를 도우려다가 지퍼를 고장 내 버리고는 도망치고 만다. 그로부터 며칠 후, 그녀의 집 앞으로 파란 목도리를 두른 멀끔한 모습의 변태남이 찾아오는데….

▶ 잠깐 맛보기

자, 그렇다면 황우연은 어째서 그런 당연한 행위도 하지 못하고서 아직도 처녀인 거지?
더군다나 운 좋게도 나를 좋아해서 어떻게 해 볼까 하고 작업하고 있는 연하남을 코앞에 두고서 말이다.

그렇다면 뭐, 키스 정도는 해도 괜찮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다가 그만 피식 웃고 말았다.

“왜 웃어요? 혹시 야한 생각 했어요?”

“그러면 안 돼?”

“혹시 나와 키스할까 고민하고 있어요?”

앗, 딱 걸렸다.

“근데 내가 나이 적은 걸 무마하기 위해 괜히 거들먹거린다면 우연 씬 오히려 그 반대인가요? 누나랍시고 괜히 고지식한 그런 편견에 사로잡혀 있잖아요. 안 그래요?”

“미안하지만 그건 아닌데?”

“증명할 수 있어요?”

“키스해 주리?”

“해 줄래요?”

순간 제이가 허리를 숙이고서 내게 얼굴을 바짝 들이댄다. 시원한 눈매와 길게 뻗은 콧날, 그리고 이마를 살짝 덮은 검은 머리카락.
살며시 눈웃음치는 그의 얼굴에선 누구든 편안하게 해 주는 기분 좋은 단내가 풍긴다. 인정하긴 싫지만 매력 있고 멋있는 녀석이긴 하다. 그리고 락희 말대로 성공적인 연애를 위한 양질의 제물임이 분명했다


* 이 전자책은 2011년 타출판사에서 출간된 〈내겐 너무 이상한 남자〉를 eBook으로 제작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