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의 어리석음과 지순한 사랑이 빚어내는 감동적인 이야기

미술학도 세리나. 그녀는 어느 날 우연히 카페에서 우수어린 눈빛의 남자 베네딕트를 만난다. 순진한 세리나의 가슴은 베네딕트를 향한 사랑으로 불타지만 그의 사랑은 순간일 뿐. 어이없게도 그에겐 어린 딸과 아내가 있었다- 가슴속에 솟는 진실한 사랑과 현실 사이에서 아파하는 세리나, 베네딕트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 책 속에서

"실례지만, 이런 구석진 자리에서 외로워 보여서…"

남자는 은근히 떠보듯이 말했다. 듣기 좋은 세련된 말씨에 사투리도 없다.

"우리들 자리로 합석하시지 않을래요?"

놀라서 눈이 휘둥그래지고 얼굴이 빨개졌으니 세리나의 당혹함을 알아챘을 것이 틀림없다. 필요 이상으로 세차게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녜요, 괜찮아요. 곧 갈 거니까요."

다른 경우였다면 승낙했을는지도 모른다. 훤칠한 키, 남성적 매력이 넘치는 가무잡잡한 피부, 그 살빛을 검정색의 캐주얼한 바지와 스웨터가 돋보이게 하고 있다. 거기에, 즐거운 듯이 빛나고 있는 담회색 눈.

"그렇다면, 아가씨가 돌아갈 때까지 여기에 앉아도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