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전형적으로 문법과 독해 위주로 영어를 배웠던 세대의 사람이기 때문에 영어학습에 있어서 문법과 독해의 중요성을 주장하고는 있지만, 그것들이 가장 중요하다고 주장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문법이든, 독해든, 아니면 그 무엇이든,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역시 어휘의 학습일 터이고, 그 다음은 어느 정도의 문법지식이 아닐까 싶다. 어휘와 문법이 기반이 되지 않는다면, 당연히 독해는 불가능하겠지만, 회화는 가능할까? 아주 단순한 대화 정도는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 단계를 넘어가는 대화는 가능하지 않을 것이다. 알아 듣지도 못하고 말하지도 못할 테니까.

바로 이것이 필자가 이 책을 쓰게 된 이유이다. 쉬운 영문법 책을 통해 영어 전반의 학습효과를 높일 수 있는 문법 지식을 담아 내고 싶은 바람이 있었기 때문에 책 제목도 졸라 쉬운 영문법으로 정했다.

이 책은 필자가 한참 공부하던 시절에 정리해 뒀던 내용을 뒤늦게 다시 전면적으로 다듬어 본 것이다. 이미 오래되거나 필요 이상 긴 예문들을 모두 교체하였으며, 필요한 설명을 덧붙였다.

원래 이 책을 쓰는 목적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아주 쉬운 영문법이다. 그러나 책을 쓰면서 점점 욕심이 생기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영문법 전반을 건드는 모양새를 갖추고 말았다. 덕분에 분량은 예상의 두 배를 훌쩍 넘어버렸다. 따라서 내용은 쉬울 지 몰라도, 대량의 학습분량이라는 점 때문에, 학습자의 의욕을 꺾을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렇다고 분량을 줄이자니 욕심이 여전히 이를 허락하지 않는다. 결국, 학습자가 이 책으로 학습한 이 후에도, 곁에 두고서 영문법에 대한 궁금증이 생길 때마다 찾아 볼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가지고 모든 내용을 그대로 담기로 했다.

설명 부분을 가능하면 줄이려는 노력으로, 필요하지 않은 말들은 모두 빼 버렸기 때문에, 설명 부분이 다소 딱딱하거나 불친절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문법 학습의 핵심은, 문법항목의 정확한 이해에 있으며, 이해된 내용을 예문을 통해 확인하는 것이다. 문법항목을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정도의 설명이면 충분하며, 더 이상의 것은 군더더기이고 학습하는 사람을 짜증나게 할 수 있다. 설명부분이 간결하고 짧은 대신에 충실한 예문을 달려고 노력했으므로, 학습자는 설명부분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예문을 통해 이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학습하면, 학습효과가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학습자가 이 책을 모두 암기하거나 완벽하게 이해하기를 바라지 않으며, 그것이 가능하지도 않다. 다만, 이 책을 통해 영문법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기를 바랄 뿐이다. 풍부한 내용으로 인해, 학습자가 영문법에 대해 궁금할 때면 언제든지 찾아 확인해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므로, 두고두고 읽어 보기를 기대한다.

작가소개
저자 : 정명종

서울대학교 언어학과 졸업
서울대학교 언어학과 언어학 석사
헬싱키대학교 박사과정수료
(주)언어과학 연구소장 역임
(주)능률교육 온라인사업본부장 역임
(주)다락원 온라인사업부 국장 역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