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놈들 그리고 내 놈

로맨스 현대물
문경서
출판사 피우리
출간일 2006년 10월 26일
2점 4점 6점 8점 10점 8.3점 (90건)
작품설명

갓 대학에 입학한 난 지겨움을 탈피하기 위해 \'경당\'이라는 곳에 들어갔고, 그곳에서 만나게 된 것이 개성이 넘치는 동갑내기 장 모, 신 모, 석 모.
이들 중 무뚝뚝함의 극치를 달리는 석 모 군은 다른 친구와 다르게 유달리 내 옆에 붙어 있는 징그러운 놈인데, 날 보는 눈이 끈질기다.

무뚝뚝함의 극치를 달리는 놈과 나의 잔잔한 사랑이야기.



<작품 속에서>

신 모가 훈련장으로 떠나는 날, 난 버스에 오르는 신 모의 가슴에 터미널 제과점에서 산 빵 한 비닐을 안겼다. 다른 이에게 무엇인가를, 특히 먹을 것은 절대 주지 않는 나에게는 큰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 정도로 내게 있어 신 모의 존재란 큰 것이었다. 무남독녀 외동딸이라 한 번도 가져보지 못했던 형제를 대하는 느낌이었다고나 할까. 정말 녀석이 탄 차가 멀어질 때는 똑똑 떨어지는 눈물을 닦기만도 바빴다. 누가 보면 애인으로 오해하기에 딱 알맞은 행동이었다. 차가 시야에서 사라지고도 눈물을 훔치고 있는 내게 석 모가 어쩐 일로 한 마디 던졌다.
“그쳐!”
그만 울어도 아니고 이제 그만해도 아니고 ‘그쳐’라니. 딱 너답다, 이놈아! 속으로 욕을 하며 노려보자 녀석도 잘못한 걸 아는지 시선을 피했다. 그래그래, 나 쳐다보지 마라. 네놈이랑 같이 있기에는 내 독심술이 많이 부족하다, 부족해. 구시렁거리며 걸음을 옮기는 내 옆으로 석 모가 바짝 붙어 따랐다. 네 명 혹은 세 명이 함께 다닐 때는 몰랐는데 석 모랑 둘만 있으려니 참 멋쩍었다. 녀석은 군대 안 가나? 녀석도 보내 버리고 싶다는 마음에 석모에게 대놓고 물었다.
“야. 넌 군대 안 가냐?”
“지킬 게 있어 못 가.”
녀석, 간만에 긴 말을 한 듯싶었다. 내 기분에는 하등 도움이 안 되는 내용이었지만 말이다. 난 석 모의 어깨를 툭 치며 말했다.
“그래, 뭔지는 모르지만 잘 지켜라. 난 집에 간다.”
그러고는 멀뚱히 서 있는 녀석을 떼어놓고 집으로 가 버렸다. 기피 대상 1호랑 같이 있고 싶은 마음은 발가락의 때만큼도 없었으니까. 그로부터 한 달 후 난 경당을 그만두었다. 신 모, 장 모는 군대 때문에 김 모는 장가를 가서. 이 모 양은 공부 때문에 경당을 그만둬 버리자 육체 건강이니 뭐니 그런 것이 갑자기 시들해져 버렸기 때문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어쩌면 난 무예를 단련한다기보다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빠졌던 것 같다. 그들은 내 나이 스무 살, 아름답고 황홀한 인생의 절정기에 평생을 곱씹고 되씹을 아름다운 추억의 한 페이지를 만들어 준 소중한 사람들이다. 언제고 생각나면 열어 보고 살며시 웃을 수 있는 그런 푸릇한 추억 말이다.

작가소개
- 문경서

출간작으로는 [절름발이 사랑] [그 놈들 그리고 내 놈] [아담을 만나다] [영어는 사랑의 메신저] [영원한 것은 없다] [혼돈] 등이 있고
현재는 역사물 [적고적] [수지니] [산지니] 등을 쓰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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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설명

갓 대학에 입학한 난 지겨움을 탈피하기 위해 \'경당\'이라는 곳에 들어갔고, 그곳에서 만나게 된 것이 개성이 넘치는 동갑내기 장 모, 신 모, 석 모.
이들 중 무뚝뚝함의 극치를 달리는 석 모 군은 다른 친구와 다르게 유달리 내 옆에 붙어 있는 징그러운 놈인데, 날 보는 눈이 끈질기다.

무뚝뚝함의 극치를 달리는 놈과 나의 잔잔한 사랑이야기.



<작품 속에서>

신 모가 훈련장으로 떠나는 날, 난 버스에 오르는 신 모의 가슴에 터미널 제과점에서 산 빵 한 비닐을 안겼다. 다른 이에게 무엇인가를, 특히 먹을 것은 절대 주지 않는 나에게는 큰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 정도로 내게 있어 신 모의 존재란 큰 것이었다. 무남독녀 외동딸이라 한 번도 가져보지 못했던 형제를 대하는 느낌이었다고나 할까. 정말 녀석이 탄 차가 멀어질 때는 똑똑 떨어지는 눈물을 닦기만도 바빴다. 누가 보면 애인으로 오해하기에 딱 알맞은 행동이었다. 차가 시야에서 사라지고도 눈물을 훔치고 있는 내게 석 모가 어쩐 일로 한 마디 던졌다.
“그쳐!”
그만 울어도 아니고 이제 그만해도 아니고 ‘그쳐’라니. 딱 너답다, 이놈아! 속으로 욕을 하며 노려보자 녀석도 잘못한 걸 아는지 시선을 피했다. 그래그래, 나 쳐다보지 마라. 네놈이랑 같이 있기에는 내 독심술이 많이 부족하다, 부족해. 구시렁거리며 걸음을 옮기는 내 옆으로 석 모가 바짝 붙어 따랐다. 네 명 혹은 세 명이 함께 다닐 때는 몰랐는데 석 모랑 둘만 있으려니 참 멋쩍었다. 녀석은 군대 안 가나? 녀석도 보내 버리고 싶다는 마음에 석모에게 대놓고 물었다.
“야. 넌 군대 안 가냐?”
“지킬 게 있어 못 가.”
녀석, 간만에 긴 말을 한 듯싶었다. 내 기분에는 하등 도움이 안 되는 내용이었지만 말이다. 난 석 모의 어깨를 툭 치며 말했다.
“그래, 뭔지는 모르지만 잘 지켜라. 난 집에 간다.”
그러고는 멀뚱히 서 있는 녀석을 떼어놓고 집으로 가 버렸다. 기피 대상 1호랑 같이 있고 싶은 마음은 발가락의 때만큼도 없었으니까. 그로부터 한 달 후 난 경당을 그만두었다. 신 모, 장 모는 군대 때문에 김 모는 장가를 가서. 이 모 양은 공부 때문에 경당을 그만둬 버리자 육체 건강이니 뭐니 그런 것이 갑자기 시들해져 버렸기 때문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어쩌면 난 무예를 단련한다기보다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빠졌던 것 같다. 그들은 내 나이 스무 살, 아름답고 황홀한 인생의 절정기에 평생을 곱씹고 되씹을 아름다운 추억의 한 페이지를 만들어 준 소중한 사람들이다. 언제고 생각나면 열어 보고 살며시 웃을 수 있는 그런 푸릇한 추억 말이다.

작가소개
- 문경서

출간작으로는 [절름발이 사랑] [그 놈들 그리고 내 놈] [아담을 만나다] [영어는 사랑의 메신저] [영원한 것은 없다] [혼돈] 등이 있고
현재는 역사물 [적고적] [수지니] [산지니] 등을 쓰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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