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에 한 논문이 실렸다. 캘리포니아 대학 버클리 캠퍼스(UC버클리)의 사회심리학 연구진이 발표한, 재산과 직업, 교육수준을 고려할 때, 부유층일수록 더 많은 거짓말을 하고 더 자기 중심적인 행동을 하고 있다는 내용의 논문이었다. 이는 인종과 종교, 국가와 상관이 없는 결과라고 했다. 부유층은 재산에 비해 더 적은 돈을 기부하고, 직원을 해고하고 그 절감된 돈으로 자신의 보너스를 올리는 행위를 하며, 회사 비품을 더 많이 착복한다고 한다. 감시자가 없는 상황에서 두 번 주사위를 굴려서 12의 숫자가 나오면 소정의 상금을 받게 하는 게임을 했을 때, 부유층이 훨씬 더 많이 거짓말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심지어 그럴 필요조차 없을 때라도 부유층의 청소년들은 스릴을 즐기기 위해서 거짓말을 한다고도 했다.
과학철학자인 최종덕 상지대 교수에 따르면 인간이 속한 영장류만큼 타인을 잘 속이는 동물이 없다고 한다. 카멜레온이 자신의 몸 색깔을 위장하고, 어떤 종류의 파리는 겉보기에 벌처럼 보여서 자신을 보호하기도 한다. 그러나 영장류만큼 적극적이고, 빈도수가 높게 남을 속이는 동물은 없다고 한다. 진화의 정도가 높으면 높을 수록 이 ‘기만’의 빈도가 높아지는 것이 하나의 패턴이라고 말한다. 미국의 생물학자 로버트 트리버스(Robert L. Trivers)는 이런 영장류의 높은 거짓말의 빈도의 이유를 ‘언어’에서 찾는다. 영장류, 특히 인간의 경우 언어가 발달하면서 타인도 속이고, 스스로도 자신을 속이는 기만이 매우 발달했다고 말한다.
의사이자 심리학자인 맥스웰 몰츠는 더 나아가 자기기만을 처세에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모든 사람들에게는 스스로 생각하는 자기의 모습이 존재하며, 그 자기의 모습을 변화시킬 수 없다면 아무리 큰 변화가 일어나는 성형수술을 해도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반대로 말해서 수술 따위는 하지 않아도 자기상의 변화만 만들어낼 수 있다면, 어떠한 변화도 쉽게 만들어낼 수 있다고 그는 주장했다. 3~5주 동안 끊임없이 하나의 생각을 반복해서 자신의 뇌를 ‘적극적으로 속이라’고 몰츠는 주장했다. ‘나는 담배냄새가 싫다’거나 ‘나는 사람을 만나는 것을 좋아한다’거나 혹은 ‘나는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긍정적인 자기최면을 걸면, 결국 두뇌 속의 자기가 속게 되어 결국 자신이 바로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제는 진부하게 느껴지는 카피문구지만,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라는 표현이 있다. 이 책은 인간으로 사는 한 거짓말을 하는 것을 피할 수 없다면, 기왕이면 거짓말을 제대로 활용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3가지 방법을 제안한다. 사적인 인간관계에 활력을 불어넣는 하얀 거짓말에서부터, 사회생활에서 유능한 직업인 또는 직능인으로 포지셔닝하는 지혜로운 처세술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목차>

들어가며 | 내 입에 캔디

Part 1 | 듣는 사람이 즉시 아는 거짓말을 한다
가장 많이 트윗되는 한글은 [ㅋㅋ]
당신이 김태희보다 더 예뻐 !
칭찬은 과장하고, 비난은 침묵하라
목숨만큼 간절한 인정욕구
삶이 풍요로워지는 거짓말

Part 2 | 조직을 위한 거짓말은 용서받기 쉽다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한 거짓말
공인의 거짓말에 대한 대중의 용서
바보는 조롱할 수 있지만 처벌하지는 못한다
넘을 수 없는 데드라인을 설정하라
꼼꼼한 디테일과 한계설정을 위한 데드라인

Part 3 | 나는 프로다 - 전문가라는 이름을 판다
전문가들의 전성시대
가장 짭짤한 거짓말쟁이는 바로 ‘전문가’
위조하지 말고 부풀려라
한 권의 책, 한 번의 강의 경력
과거를 해설하고, 미래를 판다

나가며 | 성공한 사람의 다른 이름, 라이어

작가소개
저자 : 위선호

한국외국어대학교를 졸업하고 항공물류회사와 전자상거래회사를 거쳐 지금은 웹서비스업체에서 근무하고 있다. 이 책은 경험에서 얻은 교훈보다 나은 것은 없다는 좌우명대로, 숫한 거짓말로 한평생을 산 자신의 경험을 기초로 썼다. 저서로는 <결혼파업, 30대 여자들이 결혼하지 않는 이유>, <내 여자에게 사과하는 법>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