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워할 수 없는 남자 2/2(♥ '어게인' 시리즈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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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워할 수 없는 남자 2/2(♥ '어게인' 시리즈 2)
최현자 지음 | 피우리 펴냄 | 로맨스(현대물)
용량 : 346 KB | 2006년 10월 09일 출간
8.9점 / 274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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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최현자 #피우리

책 소개

2005년 종이책 출간작입니다.

어게인 시리즈 두 번째 이야기.

청순한 이미지로 잘 나가는 여배우 최서린.
가장 친한 친구의 오빠이자 유원그룹의 사장인 강지혁을 만나 지독한 사랑에 빠졌다.
하지만 영원할 것만 같던 그 사랑은 질투, 의심, 오해로 눈이 먼 지혁으로 인해 산산조각이 나버렸고,
서린의 사랑을 의심한 것도 모자라 그녀의 뱃속에 아이까지 지혁은 의심하는데...

6년 후. 자신과 아들 앞에서 피 눈물을 흘리는 지혁을 서린은 과연 용서할 수 있을까.....

<작품 속에서>

“그럼……형도 본 거야?”
말없이 다시 술잔을 입으로 가져가는 지혁을 바라보며 시우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형도 그 아이 봤구나.”
지혁의 시선이 시우에게 향했다.
“아이?”
술기운으로 멍해진 눈빛으로 되물었다.
“그래. 정말 형이랑 많이 닮았더라. 형은 몰랐던 거지. 그렇지? 서린 씨가 형 몰래 아이 키우고 있었던 거지?”
술잔을 내려놓고 시우를 향해 몸을 돌린 지혁이 인상을 쓰며 물었다.
“그게……무슨 소리야? 아이라니?”
미간을 찌푸리며 되묻는 지혁의 표정이 예사롭지 않았다.
“형, 최서린이랑 그 아이 본거 아냐?”
멍한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는 지혁을 보고 그제야 시우는 자신이 지레짐작하고 말했음을 알았다.
“몰랐구나. 난 형이 최서린 씨가 혼자가 아니었다고 해서 아이도 본 줄 알았는데.”
지혁은 눈도 깜박이지 않고 시우를 바라보았다.
주섬주섬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낸 시우가 이리저리 버튼을 누르더니 지혁에게 내밀었다.
시우가 건네준 휴대폰을 받아든 지혁은 액정에 뜬 아이의 사진을 바라보며 놀란 숨을 들이켰다. 놀라울 정도로 자신과 닮은 예닐곱 살쯤 되어 보이는 사내아이가 액정 안에서 환하게 웃고 있었다.
동그란 얼굴로 커다란 눈을 세모 모양으로 만들고 액정 속에서 자신을 바라보는 아이의 얼굴에 지혁은 가슴에 뜨거운 불길이 이는 듯했다.
잔을 채우며 흘깃 지혁을 바라본 시우는 가만히 한숨을 내쉬었다. 지혁은 그야말로 넋이 나간 얼굴이었다.
“형도 몰랐구나. 하긴 알았다면 지금껏 형이 가만히 있지는 않았겠지.”
잔을 집어 들고 허공에서 빙글빙글 돌리던 시우가 피식 웃었다.
“진짜 신기하더라. 정말 신기할 정도로 많이 닮았더라니까? 난 처음에 나 몰래 내 애를 낳은 여자가 있나 싶었다니까. 채경이도 그랬다고 하더라고. 최서린, 그 여자 보고 아, 형 아이구나 했지.”
넋이 나간 얼굴로 한참동안 액정을 바라보던 지혁은 천천히 테이블 위에 휴대폰을 내려놓았다. 자신 앞에 놓인 술잔을 집어 드는 지혁의 손이 눈에 확연히 보일 정도로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 나요……나, 임신했어요.

창백하게 질린 얼굴로 두 눈에는 눈물을 가득 담고서 자신에게 애원하던 서린의 얼굴이 또렷하게 떠올랐다.
지혁은 손에 든 술잔을 입에 대지 못하고 힘없이 다시 내려놓았다.
‘내가, 내가 뭐라고 했었지? 내가 서린이한테 뭐라고 했더라? 그래, 내가 그랬지. 나랑 무슨 상관이냐고 했지. 그리고 또 뭐라고 했더라. 아! 지우라고……지우라고도 했는데. 내가, 내가 그랬는데…….’
잊고 있었던, 아니 기억하지 않으려 몸부림쳤던 6년 전의 일들이 마치 어제의 일처럼 선명하게 하나하나 떠올랐다.
지혁은 물기를 가득 담은 눈으로 울지도 웃지도 못하는 지독히도 슬픈 얼굴로 고개만 가로저었다.

연작 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