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꽃

로맨스 현대물
지호
출판사 피우리
출간일 2005년 01월 08일
2점 4점 6점 8점 10점 7점 (2건)
작품설명

지호님의 현대 장편 로맨스

그는 할 말을 잃었다. 이제 호재를 만나고 싶어도 만날 수 없는 사이가 되었다.
아니, 만나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의 더러운 마음을 버리지 않는 한 그들은 절대로 한하늘을 이고 살면 안 된다.
그것은 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지금 여기 이곳에 서 있는 것이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임을 알면서 몇 년씩 그리움에 말라비틀어지는 고통을 그 누가 알겠는가.

출판본과 다른 완전판을 북피아에서 만나실 수 있습니다.

작가소개
- 작가소개 : 지호
- 경력 : [제 1 회 영언 문화사 로맨스 연재공모 베스트 유 상] 수상
레드핫 중국 번역수출 계약.
- 홈페이지 : noveltur.com
- 출간작 : 종이책 레드핫/청어람
종이책 화려한 꽃/ 청어람
이북 레드폭스/러비더비
이북 매혹의 황후요/러비더비
- 온라인 완결작 : 검은 옷의 비너스.
- 홈페이지에서 퍼팩트게임 연재중.


<작품소개>

류호재 (25세)
그녀 인생에는 두 남자가 있습니다. 두 남자 중 누구를 선택하라고 한다면 그녀는 어쩌면 둘 다 포기할 지도 모릅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두 남자 중 한 남자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사람입니다. 그 남자는 삼촌이라는 이름으로 그녀 옆에 있습니다. 그래서 그녀는 또 다른 한 남자를 선택합니다. 그 선택은 그녀 나이 18세에 이루어졌습니다. 그것으로 모든 것이 정리되었다고 굳게 믿었던 그녀입니다.

류시오 (31세)
그는 그녀를 지켜보기만 했습니다. 사랑해 주고 보살펴주고 보호했지만 나중엔 그 여자를 그의 품에 가두고 싶은 욕심이 생겨버렸습니다. 그런 자신이 죽기보다 싫습니다. 세상에 있을 수 없는 패륜을 저지를 것 같은 자신이 두려워 떠나는 그녀를 잡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막상 그녀가 정말로 다른 남자를 선택했을 때 그는 죽기를 꿈꾸었습니다. 그녀가 행복하다면 만족한다면 그것으로 족하다고 애써 스스로에게 되새기는 것이 어느새 그의 버릇이 되었습니다. 그것으로 모든 것이 정리되었다고 믿은 그였습니다.

서희원 (25세)
남자는 그녀의 죽마고우였습니다. 4살 때 처음 여자를 본 후로 남자의 세상은 그 여자로 인해서만 회전했습니다. 남자는 까마득히 어린시절부터 오직 여자를 위해 존재했습니다. 그녀를 위해 성공을 꿈꿨고, 그녀를 지키기 위해 여러 운동을 섭렵했습니다. 그녀의 사랑을 받기 위해 진정한 남자로 자신을 키워왔습니다. 그리고 그의 나이 18세에 그 여자를 얻었습니다. 그것으로 그들의 행복이 영원하리라 남자는 굳게 믿었습니다.


- 본문 중에서

“오늘 일정이 어떻게 되지?”
그는 마치 휴가를 즐기러 온 신혼부부처럼 당연히 함께 움직여야 하지 않느냐는 듯 가볍게 물어보았다. 커피로 입가심을 하며 호재가 고개를 살짝 갸우뚱했다. 그렇지만 그와 함께 나머지 여행을 하는 것에 그다지 이의가 없는 듯 보였다. 다만 그가 어렸을 때처럼 편안하게 대하자 약간은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사실 지금까지의 그는 구제불능이었다. 마치 터지기 직전의 시한폭탄처럼 언제나 경직되어 있었고, 불행하다고 노래를 불렀으며, 감정을 질질 흘리고 다니곤 했다. 어떻게 가족들 앞에서 그녀만을 바라보고 굶주린 짐승처럼 침을 흘리고, 떡 하나 달라고 조르는 갓난아이처럼 투정을 부릴 수가 있단 말인가. 그가 생각해도 너무나 뻔뻔하고 이기적인 행동이었다.
그런 그를 견뎌내며 호재는 얼마나 괴로웠을까. 그때를 생각하면 오금이 다 저려왔다. 그가 그럴 때마다 그녀가 희원에게 얼마나 미안해하고, 또 가족들 앞에서 얼마나 부끄럽고 죄스러웠을지 지금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 당시 그는 자신을 제어하지 못했다. 그가 알고 느끼는 오직 한 가지는 그의 그런 눈빛에 그녀가 흥분했다는 것뿐이었다. 분명 반응을 보였다.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것은 그들 두 사람만의 비밀이었다.
이제 그가 다시 사랑스런 삼촌으로, 제일 친한 친구로 돌아가 그녀를 예전처럼 대하자 그녀도 조금씩 경계심을 버리는 것 같았다. 그녀가 천천히 손을 내밀었다.
“생일 선물 먼저 보고 함께 움직일지 결정할 거야!”
그는 만면에 웃음을 띠었다. 마치 전기가 나간 후 촛불로 천천히 주위를 밝히듯 그의 얼굴에 서서히 생기가 돌고 있었다. 실로 오랜만에 웃어보는 것 같다. 언제나 은진 선배를 통해서 전해진 선물이었다. 그가 선배에게 아무리 물어도 호재의 반응을 알 수가 없었다. 그의 선물을 마음에 들어 하는지, 그것을 착용하고는 다니는지 무척이나 궁금했었다.
그가 그나마 희망을 버리지 못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그녀가 그의 선물을 한 번도 거절하지 않았다는 것에 있었다. 그는 거실로 나가서 붉은 가죽 소파 위에 놓아두었던 검은 상자를 가져왔다. 그녀에게 전해주는 손이 약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오직 너만을 위한 거야. 스물다섯 번째 생일을 축하해.”
그의 목에서 웅얼거리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헛기침을 해보지만 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직접 건네주고, 그녀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기를 얼마나 바랐는가. 막상 직접 선물을 건네고 나니 이젠 두려워졌다.
그녀가 조심스럽게 상자를 열었다.
“흡! 후”
그녀가 한순간 숨을 멈추었다가 길게 내뱄었다.
“이렇게 아름다울 수가…….”
호재에게서 한숨과도 같은 속삭임이 흘러나왔다. 그것은 만족의 신음이었다. 시오는 내심 안심했다. 사실 그는 그 진주를 사기 위해 여러 번의 수고를 거쳐야 했다. 처음엔 마음에 드는 진주를 찾았고, 나중엔 원하는 디자인을 위해 다시 수공 하는 명장과 여러 번의 만남을 가졌다. 호재에게 선물한 진주는 정말 특이한 디자인이었다. 진주 마니아의 눈으로 볼 때도 굉장한 것이었다.
나주의 직경이 18mm나 되는 아주 거대하고 희귀한 색의 진주였다. 핑크 빛과 노란 빛이 오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진주를 중심에 놓고, 타원형으로 둘러싸고 있는 0.1ct에서 0.3ct의 무수한 다이아몬드. 그것은 브로치로도, 펜던트로도 사용할 수 있게 되어 있는 디자인이었다. 거기에 벨벳 느낌이 다분한 칠흑같이 검은 가죽 장식과 그것과 똑같은 디자인에 사이즈만 달리해 만들어진 가죽 끈이 세트로 들어 있었다. 두 개의 가죽 장식은 목걸이와 허리 벨트용이었다. 고풍스런 진주에 가죽을 매치해서 우아하면서도 매우 섹시해 보이는 것이다.
“정말 굉장한 선물이야.”
그녀는 그것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그가 선물한 진주 펜던트는 돈이 있다고 다 살 수 있는 물건이 아니었다. 또한 오랜 시간이 걸려 준비한 선물이었다. 그리고 특별 주문한 가죽 끈들은 그녀가 어렸을 적에 이러이러하게 매치하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는 바로 그대로의 디자인이었다. 그녀의 눈에 눈물이 차 올랐다. 아마도 처음 진주에 흠뻑 빠졌을 때 그에게 했던 말을 그녀도 기억하고 있었나 보다.
“울지 마. 그렇게 마음에 들었던 거야?”
호재가 고개를 흔들었다.
“선물이 아름다워서가 아니야.”
호재가 선물을 퍽이나 마음에 들어 하는 것은 확실했다. 예쁜 두 눈에서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그는 왠지 그녀의 마음을 조금은 알 것도 같았다. 이제야 뭔가 제자리를 찾은 것 같은 느낌. 비로소 서로의 안에서 안정을 찾은 느낌이랄까. 그리고 조금쯤은 그를 동정하는 마음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도 나를 사랑하고 있는 거야? 나같이 이기적이고 염치없는 여자에게 왜 이렇게 벗어나지 못하고 미적거리는 거야. 두 번씩이나 당신을 버리려 하는 나를 왜 이렇게 죽고 싶게 만들어?”
호재의 말이 그의 가슴에 와서 박혔다. 그가 보내는 사랑이 그녀에겐 버거운 것인가 보다. 그녀는 너무나 작아서 잘 알아들을 수 없는 목소리로 다시 입을 열었다.
“시오 삼촌.”
산들바람보다 조용히 그러나 사랑스런 목소리가 그를 불렀다. 그리고 떨고 있는 그에게 다가와 조용히 그의 목 언저리에 머리를 기댔다.
그 접촉이 주는 충격은 어마어마했다. 말 그대로였다. 그는 온몸에 몇 만 볼트의 전기 충격이 가해진 듯 뻣뻣하게 몸이 굳고 뒤따라 타는 듯한 통증이 몰려왔다. 호재가 그에게 손을 내밀고 있는 것이다. 몇 년 만에 처음 느끼는 그녀의 손길이었다.
그는 두 눈을 꼭 감았다. 흔들리고 있는 그의 눈자위에 부드러운 입술의 감촉을 느낀 순간 오한이 난 듯 온몸이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했다. 멈출 수가 없었다. 애처롭게 떨고 있는 그를 그녀가 두 팔로 꼭 감싸 안았다.
“미래를 약속할 수는 없어.”
그녀의 목소리는 약하지만 단호했다. 격심한 통증이 이제 막 싹트기 시작한 희망을 단숨에 짓눌러 버렸다. 그러나 그는 버텨냈다.
‘step by step.’
그렇게 자신을 다잡았다. 도저히 움직여질 것 같지 않는 고개를 천천히 끄덕여 그녀의 말에 대답했다.
“내 옆에 있어도 행복하지 않으면, 그때는 어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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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호님의 현대 장편 로맨스

그는 할 말을 잃었다. 이제 호재를 만나고 싶어도 만날 수 없는 사이가 되었다.
아니, 만나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의 더러운 마음을 버리지 않는 한 그들은 절대로 한하늘을 이고 살면 안 된다.
그것은 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지금 여기 이곳에 서 있는 것이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임을 알면서 몇 년씩 그리움에 말라비틀어지는 고통을 그 누가 알겠는가.

출판본과 다른 완전판을 북피아에서 만나실 수 있습니다.

작가소개
- 작가소개 : 지호
- 경력 : [제 1 회 영언 문화사 로맨스 연재공모 베스트 유 상] 수상
레드핫 중국 번역수출 계약.
- 홈페이지 : noveltur.com
- 출간작 : 종이책 레드핫/청어람
종이책 화려한 꽃/ 청어람
이북 레드폭스/러비더비
이북 매혹의 황후요/러비더비
- 온라인 완결작 : 검은 옷의 비너스.
- 홈페이지에서 퍼팩트게임 연재중.


<작품소개>

류호재 (25세)
그녀 인생에는 두 남자가 있습니다. 두 남자 중 누구를 선택하라고 한다면 그녀는 어쩌면 둘 다 포기할 지도 모릅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두 남자 중 한 남자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사람입니다. 그 남자는 삼촌이라는 이름으로 그녀 옆에 있습니다. 그래서 그녀는 또 다른 한 남자를 선택합니다. 그 선택은 그녀 나이 18세에 이루어졌습니다. 그것으로 모든 것이 정리되었다고 굳게 믿었던 그녀입니다.

류시오 (31세)
그는 그녀를 지켜보기만 했습니다. 사랑해 주고 보살펴주고 보호했지만 나중엔 그 여자를 그의 품에 가두고 싶은 욕심이 생겨버렸습니다. 그런 자신이 죽기보다 싫습니다. 세상에 있을 수 없는 패륜을 저지를 것 같은 자신이 두려워 떠나는 그녀를 잡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막상 그녀가 정말로 다른 남자를 선택했을 때 그는 죽기를 꿈꾸었습니다. 그녀가 행복하다면 만족한다면 그것으로 족하다고 애써 스스로에게 되새기는 것이 어느새 그의 버릇이 되었습니다. 그것으로 모든 것이 정리되었다고 믿은 그였습니다.

서희원 (25세)
남자는 그녀의 죽마고우였습니다. 4살 때 처음 여자를 본 후로 남자의 세상은 그 여자로 인해서만 회전했습니다. 남자는 까마득히 어린시절부터 오직 여자를 위해 존재했습니다. 그녀를 위해 성공을 꿈꿨고, 그녀를 지키기 위해 여러 운동을 섭렵했습니다. 그녀의 사랑을 받기 위해 진정한 남자로 자신을 키워왔습니다. 그리고 그의 나이 18세에 그 여자를 얻었습니다. 그것으로 그들의 행복이 영원하리라 남자는 굳게 믿었습니다.


- 본문 중에서

“오늘 일정이 어떻게 되지?”
그는 마치 휴가를 즐기러 온 신혼부부처럼 당연히 함께 움직여야 하지 않느냐는 듯 가볍게 물어보았다. 커피로 입가심을 하며 호재가 고개를 살짝 갸우뚱했다. 그렇지만 그와 함께 나머지 여행을 하는 것에 그다지 이의가 없는 듯 보였다. 다만 그가 어렸을 때처럼 편안하게 대하자 약간은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사실 지금까지의 그는 구제불능이었다. 마치 터지기 직전의 시한폭탄처럼 언제나 경직되어 있었고, 불행하다고 노래를 불렀으며, 감정을 질질 흘리고 다니곤 했다. 어떻게 가족들 앞에서 그녀만을 바라보고 굶주린 짐승처럼 침을 흘리고, 떡 하나 달라고 조르는 갓난아이처럼 투정을 부릴 수가 있단 말인가. 그가 생각해도 너무나 뻔뻔하고 이기적인 행동이었다.
그런 그를 견뎌내며 호재는 얼마나 괴로웠을까. 그때를 생각하면 오금이 다 저려왔다. 그가 그럴 때마다 그녀가 희원에게 얼마나 미안해하고, 또 가족들 앞에서 얼마나 부끄럽고 죄스러웠을지 지금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 당시 그는 자신을 제어하지 못했다. 그가 알고 느끼는 오직 한 가지는 그의 그런 눈빛에 그녀가 흥분했다는 것뿐이었다. 분명 반응을 보였다.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것은 그들 두 사람만의 비밀이었다.
이제 그가 다시 사랑스런 삼촌으로, 제일 친한 친구로 돌아가 그녀를 예전처럼 대하자 그녀도 조금씩 경계심을 버리는 것 같았다. 그녀가 천천히 손을 내밀었다.
“생일 선물 먼저 보고 함께 움직일지 결정할 거야!”
그는 만면에 웃음을 띠었다. 마치 전기가 나간 후 촛불로 천천히 주위를 밝히듯 그의 얼굴에 서서히 생기가 돌고 있었다. 실로 오랜만에 웃어보는 것 같다. 언제나 은진 선배를 통해서 전해진 선물이었다. 그가 선배에게 아무리 물어도 호재의 반응을 알 수가 없었다. 그의 선물을 마음에 들어 하는지, 그것을 착용하고는 다니는지 무척이나 궁금했었다.
그가 그나마 희망을 버리지 못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그녀가 그의 선물을 한 번도 거절하지 않았다는 것에 있었다. 그는 거실로 나가서 붉은 가죽 소파 위에 놓아두었던 검은 상자를 가져왔다. 그녀에게 전해주는 손이 약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오직 너만을 위한 거야. 스물다섯 번째 생일을 축하해.”
그의 목에서 웅얼거리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헛기침을 해보지만 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직접 건네주고, 그녀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기를 얼마나 바랐는가. 막상 직접 선물을 건네고 나니 이젠 두려워졌다.
그녀가 조심스럽게 상자를 열었다.
“흡! 후”
그녀가 한순간 숨을 멈추었다가 길게 내뱄었다.
“이렇게 아름다울 수가…….”
호재에게서 한숨과도 같은 속삭임이 흘러나왔다. 그것은 만족의 신음이었다. 시오는 내심 안심했다. 사실 그는 그 진주를 사기 위해 여러 번의 수고를 거쳐야 했다. 처음엔 마음에 드는 진주를 찾았고, 나중엔 원하는 디자인을 위해 다시 수공 하는 명장과 여러 번의 만남을 가졌다. 호재에게 선물한 진주는 정말 특이한 디자인이었다. 진주 마니아의 눈으로 볼 때도 굉장한 것이었다.
나주의 직경이 18mm나 되는 아주 거대하고 희귀한 색의 진주였다. 핑크 빛과 노란 빛이 오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진주를 중심에 놓고, 타원형으로 둘러싸고 있는 0.1ct에서 0.3ct의 무수한 다이아몬드. 그것은 브로치로도, 펜던트로도 사용할 수 있게 되어 있는 디자인이었다. 거기에 벨벳 느낌이 다분한 칠흑같이 검은 가죽 장식과 그것과 똑같은 디자인에 사이즈만 달리해 만들어진 가죽 끈이 세트로 들어 있었다. 두 개의 가죽 장식은 목걸이와 허리 벨트용이었다. 고풍스런 진주에 가죽을 매치해서 우아하면서도 매우 섹시해 보이는 것이다.
“정말 굉장한 선물이야.”
그녀는 그것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그가 선물한 진주 펜던트는 돈이 있다고 다 살 수 있는 물건이 아니었다. 또한 오랜 시간이 걸려 준비한 선물이었다. 그리고 특별 주문한 가죽 끈들은 그녀가 어렸을 적에 이러이러하게 매치하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는 바로 그대로의 디자인이었다. 그녀의 눈에 눈물이 차 올랐다. 아마도 처음 진주에 흠뻑 빠졌을 때 그에게 했던 말을 그녀도 기억하고 있었나 보다.
“울지 마. 그렇게 마음에 들었던 거야?”
호재가 고개를 흔들었다.
“선물이 아름다워서가 아니야.”
호재가 선물을 퍽이나 마음에 들어 하는 것은 확실했다. 예쁜 두 눈에서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그는 왠지 그녀의 마음을 조금은 알 것도 같았다. 이제야 뭔가 제자리를 찾은 것 같은 느낌. 비로소 서로의 안에서 안정을 찾은 느낌이랄까. 그리고 조금쯤은 그를 동정하는 마음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도 나를 사랑하고 있는 거야? 나같이 이기적이고 염치없는 여자에게 왜 이렇게 벗어나지 못하고 미적거리는 거야. 두 번씩이나 당신을 버리려 하는 나를 왜 이렇게 죽고 싶게 만들어?”
호재의 말이 그의 가슴에 와서 박혔다. 그가 보내는 사랑이 그녀에겐 버거운 것인가 보다. 그녀는 너무나 작아서 잘 알아들을 수 없는 목소리로 다시 입을 열었다.
“시오 삼촌.”
산들바람보다 조용히 그러나 사랑스런 목소리가 그를 불렀다. 그리고 떨고 있는 그에게 다가와 조용히 그의 목 언저리에 머리를 기댔다.
그 접촉이 주는 충격은 어마어마했다. 말 그대로였다. 그는 온몸에 몇 만 볼트의 전기 충격이 가해진 듯 뻣뻣하게 몸이 굳고 뒤따라 타는 듯한 통증이 몰려왔다. 호재가 그에게 손을 내밀고 있는 것이다. 몇 년 만에 처음 느끼는 그녀의 손길이었다.
그는 두 눈을 꼭 감았다. 흔들리고 있는 그의 눈자위에 부드러운 입술의 감촉을 느낀 순간 오한이 난 듯 온몸이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했다. 멈출 수가 없었다. 애처롭게 떨고 있는 그를 그녀가 두 팔로 꼭 감싸 안았다.
“미래를 약속할 수는 없어.”
그녀의 목소리는 약하지만 단호했다. 격심한 통증이 이제 막 싹트기 시작한 희망을 단숨에 짓눌러 버렸다. 그러나 그는 버텨냈다.
‘step by step.’
그렇게 자신을 다잡았다. 도저히 움직여질 것 같지 않는 고개를 천천히 끄덕여 그녀의 말에 대답했다.
“내 옆에 있어도 행복하지 않으면, 그때는 어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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