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눈동자

로맨스 현대물
윤상인(이연)
출판사 피우리
출간일 2004년 10월 17일
2점 4점 6점 8점 10점 5.8점 (11건)
작품설명

꾸준히 작품활동을 펼치는 윤상인님의 현대로맨스.

엄마의 연인이었던 남자의 아들. 세상에 의지할 사람 모두를 잃은 연수는 그 앞에 무릎을 꿇는다.
사랑하는 동생을 위해 모든 자존심을 팽개치고 그에게 빌붙어 살게 되는데…….



- 본문 중에서

냉기가 뚝뚝 흐르는 남자의 목소리에 움츠러드는 듯싶던 여자는 이내 마음을 다 잡은 듯 독한 표정이 된 채 남자를 바라봤다. 그리고 얼마간의 침묵이 흘렀다. 금방이라도 숨이 막힐 것 같은 침묵은 오래가지 않았다. 여자는 그대로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그런 여자의 행동에 남자의 시선이 옮겨졌고, 여자는 고개를 숙인 채 몸을 떨며 말했다. 결코 겁에 질렸다거나 추워서 떨고 있는 모습은 아니었다. 그 남자 앞에 무릎을 꿇어야 하는 자신을 혐오하기라도 하는 듯 여자는 자책하고 있었다. 자존심이 깊숙한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었지만 그녀는 살아야 했다. 기필코 살아야 했다. 그리고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은 오직 그것뿐이었다. 입을 열려는 순간 심장이 더럭 주저 앉을 듯한 차갑고 낮은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네가 날 찾아오다니 정말 의외인걸. 가진 거라곤 그 잘난 자존심 하나 아니었나? 그런 네가 이렇게 날 찾아와 무릎을 꿇다니…….”
“살려줘요.”

입을 다물고 있던 여자가 가늘게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녀의 목소리를 듣고 남자의 표정이 변하기 시작했다. 냉기가 뚝뚝 흐르는 무표정한 얼굴에서 조소하는 표정으로 바뀌었고, 그의 냉소를 발견한 여자의 눈빛이 잠시 흔들리기 시작했다. 아주 짧은 순간 여자의 눈빛에도 증오와 원망의 빛이 스쳐갔지만 여자는 이내 그 눈빛을 거둔 채 더욱 처절하게 말했다.

“제발…… 살려줘요. 무슨 짓이든 할게요.”
“집어치워.”
남자의 단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여자는 쉽게 포기하지 않을 기세로 다시 말했다.
“날 도와줄 사람이 아무도 없어요. 지금…….”
“내가 널 도울 거라 생각했어?”
“연선이가…….”
“알아. 윌슨병 인지 뭔지 희귀한 병에 걸렸다는 거, 알고 있어. 네 엄마도 죽기 얼마 전, 날 찾아왔었지. 내 발 아래 무릎을 꿇고 앉아서 울며 사정을 했어. 자기 딸을 살려 주면 무슨 짓이든 하겠다고 하더군. 지금 너처럼 말야.”
끝내 여자의 눈에 물이 차오르기 시작했고, 남자는 날카로운 목소리로 소리쳤다.
“울 생각 하지마! 네 엄마의 눈물을 본 것만으로 충분해. 설마 그깟 눈물에 내 마음이 약해 질 거라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너희 모녀, 정말 우습구나. 도와준다면, 살려준다면 뭐든 하겠다! 하~ 우습군. 너희들이 할 수 있는 일이 과연 뭘까? 대체 그 뭐든 지가 뭐냔 말야! 너희들이 날 위해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어! 그것도 그 아이를 살려주는 대가로 치를 수 있는 건 더더욱 없단 말야! 니가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은 단 하나야. 그건, 내 눈앞에서 사라지는 거! 당장 나가! 그리고 다시 날 찾아올 생각 하지마. 그땐 이렇게 가만히 있지 않아. 알았니? 정연수! 너 내가 어떤 놈인지 잘 알 텐데? 안 그래?”

잘 알지. 어떤 놈인지 너무도 잘 알지. 동정 따위는 죽을 때까지 베풀지 못할 놈이란 것도 잘 알고, 따뜻한 마음 같은 거 태어날 때부터 갖지 않고 태어난 것처럼 차갑디 차가운 놈이란 것도 알지. 과연 몸 속에 뜨거운 피가 흐르고 있을지 조차 의심스러울 만큼 차갑고 비정한 사람이란 거 알고 있지. 하지만 그래도 난 살아야겠어. 무슨 일이 있어도 내 동생을 살려야겠어. 그래야 내가 살수 있어. 그 애가 살아야 나도 살수 있기 때문에 살려야겠어. 그래서 난 너처럼 더러운 놈 앞에서 무릎을 꿇었어. 살아야 하기 때문에…….

작가소개
- 윤상인

- 필명: 이연(異緣)
- 거주지: 인천
- 1976년생 쌍둥이 자리
- 로망띠끄 카멜리아방에서 활동 (현재 '두번째 청혼'연재中)
- 주요작품: [숨은사랑찾기, 초련 , 다시 사랑한다면 - 전자책] - 북피아
- '숨은 사랑 찾기' 이가서 출판사에서 '사랑의 무게'로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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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설명

꾸준히 작품활동을 펼치는 윤상인님의 현대로맨스.

엄마의 연인이었던 남자의 아들. 세상에 의지할 사람 모두를 잃은 연수는 그 앞에 무릎을 꿇는다.
사랑하는 동생을 위해 모든 자존심을 팽개치고 그에게 빌붙어 살게 되는데…….



- 본문 중에서

냉기가 뚝뚝 흐르는 남자의 목소리에 움츠러드는 듯싶던 여자는 이내 마음을 다 잡은 듯 독한 표정이 된 채 남자를 바라봤다. 그리고 얼마간의 침묵이 흘렀다. 금방이라도 숨이 막힐 것 같은 침묵은 오래가지 않았다. 여자는 그대로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그런 여자의 행동에 남자의 시선이 옮겨졌고, 여자는 고개를 숙인 채 몸을 떨며 말했다. 결코 겁에 질렸다거나 추워서 떨고 있는 모습은 아니었다. 그 남자 앞에 무릎을 꿇어야 하는 자신을 혐오하기라도 하는 듯 여자는 자책하고 있었다. 자존심이 깊숙한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었지만 그녀는 살아야 했다. 기필코 살아야 했다. 그리고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은 오직 그것뿐이었다. 입을 열려는 순간 심장이 더럭 주저 앉을 듯한 차갑고 낮은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네가 날 찾아오다니 정말 의외인걸. 가진 거라곤 그 잘난 자존심 하나 아니었나? 그런 네가 이렇게 날 찾아와 무릎을 꿇다니…….”
“살려줘요.”

입을 다물고 있던 여자가 가늘게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녀의 목소리를 듣고 남자의 표정이 변하기 시작했다. 냉기가 뚝뚝 흐르는 무표정한 얼굴에서 조소하는 표정으로 바뀌었고, 그의 냉소를 발견한 여자의 눈빛이 잠시 흔들리기 시작했다. 아주 짧은 순간 여자의 눈빛에도 증오와 원망의 빛이 스쳐갔지만 여자는 이내 그 눈빛을 거둔 채 더욱 처절하게 말했다.

“제발…… 살려줘요. 무슨 짓이든 할게요.”
“집어치워.”
남자의 단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여자는 쉽게 포기하지 않을 기세로 다시 말했다.
“날 도와줄 사람이 아무도 없어요. 지금…….”
“내가 널 도울 거라 생각했어?”
“연선이가…….”
“알아. 윌슨병 인지 뭔지 희귀한 병에 걸렸다는 거, 알고 있어. 네 엄마도 죽기 얼마 전, 날 찾아왔었지. 내 발 아래 무릎을 꿇고 앉아서 울며 사정을 했어. 자기 딸을 살려 주면 무슨 짓이든 하겠다고 하더군. 지금 너처럼 말야.”
끝내 여자의 눈에 물이 차오르기 시작했고, 남자는 날카로운 목소리로 소리쳤다.
“울 생각 하지마! 네 엄마의 눈물을 본 것만으로 충분해. 설마 그깟 눈물에 내 마음이 약해 질 거라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너희 모녀, 정말 우습구나. 도와준다면, 살려준다면 뭐든 하겠다! 하~ 우습군. 너희들이 할 수 있는 일이 과연 뭘까? 대체 그 뭐든 지가 뭐냔 말야! 너희들이 날 위해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어! 그것도 그 아이를 살려주는 대가로 치를 수 있는 건 더더욱 없단 말야! 니가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은 단 하나야. 그건, 내 눈앞에서 사라지는 거! 당장 나가! 그리고 다시 날 찾아올 생각 하지마. 그땐 이렇게 가만히 있지 않아. 알았니? 정연수! 너 내가 어떤 놈인지 잘 알 텐데? 안 그래?”

잘 알지. 어떤 놈인지 너무도 잘 알지. 동정 따위는 죽을 때까지 베풀지 못할 놈이란 것도 잘 알고, 따뜻한 마음 같은 거 태어날 때부터 갖지 않고 태어난 것처럼 차갑디 차가운 놈이란 것도 알지. 과연 몸 속에 뜨거운 피가 흐르고 있을지 조차 의심스러울 만큼 차갑고 비정한 사람이란 거 알고 있지. 하지만 그래도 난 살아야겠어. 무슨 일이 있어도 내 동생을 살려야겠어. 그래야 내가 살수 있어. 그 애가 살아야 나도 살수 있기 때문에 살려야겠어. 그래서 난 너처럼 더러운 놈 앞에서 무릎을 꿇었어. 살아야 하기 때문에…….

작가소개
- 윤상인

- 필명: 이연(異緣)
- 거주지: 인천
- 1976년생 쌍둥이 자리
- 로망띠끄 카멜리아방에서 활동 (현재 '두번째 청혼'연재中)
- 주요작품: [숨은사랑찾기, 초련 , 다시 사랑한다면 - 전자책] - 북피아
- '숨은 사랑 찾기' 이가서 출판사에서 '사랑의 무게'로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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