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미쳤었던 어느 날(전2권)

로맨스 현대물
매니매쉬
출판사 르네
출간일 2020년 09월 07일
2점 4점 6점 8점 10점  (0건)
작품설명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고 생각했을 때 이해중, 그가 나타났다.
아니, 오래전부터 그는 항상 은수의 곁을 맴돌고 있었다.
해일처럼 갑자기 닥친 일에 휩쓸리듯 그의 집으로 들어온 은수,
해중은 빚을 핑계로 그녀를 자신의 집에 묶어 버린다.

“네가 원하면 전부를 줄 수도 있어.
정은수. 나는 너 아니면 안 돼.”

집착과 애정 그 중간에서 은수는 생각했다.
언젠가 분명 이 남자를 받아들이게 될 것이라고.

<8년의 이야기 중 처음 3년간의 이야기는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교차구성으로 진행됩니다>

-본문 중에서-

때때로 그녀는 그의 삶에 선생님 같은 존재였다.
이따금 숙제를 내 주는데 그 숙제가 좋으면 상을, 그렇지 못하면 벌이 따라왔다.
그러나 숙제는 늘 막막했고 그는 착실한 학생이 못 되었다.

“지금 뭐 입고 있는데.”
- 그게 질문이에요?
“어.”
- ……변태예요?

오늘도 그의 숙제는 엉망이었다. 어쩐지 성적표에 주욱, 빨간 선이 쳐질 것도 같았다.
그러나 그가 생각할 수 있는 최선의 답이자 가장 궁금한 것이었다.

언젠가 집에서 일하던 날, 그녀와 함께 산 지 한 달이 넘어서던 때를 떠올렸다.
먼저 말을 걸어 주진 않지만 여전히 제 할 말은 꼬박꼬박 했고,
그에게 큰 관심을 보이진 않았지만, 전처럼 무시하지 않았다.
그는 그 순간이 계속되길 바랐다. 그러나 곧 그 생각을 후회해야 했다.

줄지 않는 서류에 뒷목이 뻐근하고 뿌연 담배 연기만 머리 위를 흩어져 갈 때,
어깨를 살짝 넘는 단발의 그녀가 머리를 묶으며 그를 지나쳤고 어디론가 걸어갔다.
그는 그 모습을 자신도 모르게 눈으로 좇았다.

흔한 모습이었다. 흰 티에 무릎을 살짝 웃도는 하늘색 반바지.
그녀는 기지개를 펴며 그의 앞을 지나쳤다 곧 사라졌다.
그것이 그를 멈추게 했다. 그의 눈과 머리를 다른 곳에 쓰지 못하게 했다.
고작 그 정도에 넋이 빠져 버리다니, 스스로도 이해되지 않았다.

그러나 끊임없이 떠올랐고 빠르게 사라진 그녀의 잔상은 눈에 몇 번이고 남아 그의 앞을 지나쳤다.
그때서야 깨달았다. 앞으로 지금과 같은 생활이 이어진다면 언젠가는 죽겠구나.
숨이 막혀서든, 피가 말라서든. 지켜보는 것만으론 채워지지 않겠구나.

그녀가 다시 거실로 나왔을 땐 그는 괜히 화를 냈다.
왜 일하는데 방해되게 왔다 갔다 하느냐고.
아마 그녀는 그가 괜한 심술을 부린다 생각했을 터였다.
하지만 더는 그러지 않아도 됐다. 하마터면 눈에 담는 것만으로 만족할 뻔했다.

- 끊었어요?
“듣고 있어.”
그는 거실에 앉아 전화를 하고 있을 그녀를 떠올렸다.
소파에 앉아 그를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했던 흰 티와 반바지를 입고
습관처럼 맨발을 탁자 위에서 툭툭, 끄덕이고 있을 거였다.
그는 다음엔 꼭 그 발목에, 복숭아뼈에도 입을 맞춰 봐야지, 고개를 끄덕였다.

작가소개
- 매니매쉬

출간작
<상사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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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설명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고 생각했을 때 이해중, 그가 나타났다.
아니, 오래전부터 그는 항상 은수의 곁을 맴돌고 있었다.
해일처럼 갑자기 닥친 일에 휩쓸리듯 그의 집으로 들어온 은수,
해중은 빚을 핑계로 그녀를 자신의 집에 묶어 버린다.

“네가 원하면 전부를 줄 수도 있어.
정은수. 나는 너 아니면 안 돼.”

집착과 애정 그 중간에서 은수는 생각했다.
언젠가 분명 이 남자를 받아들이게 될 것이라고.

<8년의 이야기 중 처음 3년간의 이야기는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교차구성으로 진행됩니다>

-본문 중에서-

때때로 그녀는 그의 삶에 선생님 같은 존재였다.
이따금 숙제를 내 주는데 그 숙제가 좋으면 상을, 그렇지 못하면 벌이 따라왔다.
그러나 숙제는 늘 막막했고 그는 착실한 학생이 못 되었다.

“지금 뭐 입고 있는데.”
- 그게 질문이에요?
“어.”
- ……변태예요?

오늘도 그의 숙제는 엉망이었다. 어쩐지 성적표에 주욱, 빨간 선이 쳐질 것도 같았다.
그러나 그가 생각할 수 있는 최선의 답이자 가장 궁금한 것이었다.

언젠가 집에서 일하던 날, 그녀와 함께 산 지 한 달이 넘어서던 때를 떠올렸다.
먼저 말을 걸어 주진 않지만 여전히 제 할 말은 꼬박꼬박 했고,
그에게 큰 관심을 보이진 않았지만, 전처럼 무시하지 않았다.
그는 그 순간이 계속되길 바랐다. 그러나 곧 그 생각을 후회해야 했다.

줄지 않는 서류에 뒷목이 뻐근하고 뿌연 담배 연기만 머리 위를 흩어져 갈 때,
어깨를 살짝 넘는 단발의 그녀가 머리를 묶으며 그를 지나쳤고 어디론가 걸어갔다.
그는 그 모습을 자신도 모르게 눈으로 좇았다.

흔한 모습이었다. 흰 티에 무릎을 살짝 웃도는 하늘색 반바지.
그녀는 기지개를 펴며 그의 앞을 지나쳤다 곧 사라졌다.
그것이 그를 멈추게 했다. 그의 눈과 머리를 다른 곳에 쓰지 못하게 했다.
고작 그 정도에 넋이 빠져 버리다니, 스스로도 이해되지 않았다.

그러나 끊임없이 떠올랐고 빠르게 사라진 그녀의 잔상은 눈에 몇 번이고 남아 그의 앞을 지나쳤다.
그때서야 깨달았다. 앞으로 지금과 같은 생활이 이어진다면 언젠가는 죽겠구나.
숨이 막혀서든, 피가 말라서든. 지켜보는 것만으론 채워지지 않겠구나.

그녀가 다시 거실로 나왔을 땐 그는 괜히 화를 냈다.
왜 일하는데 방해되게 왔다 갔다 하느냐고.
아마 그녀는 그가 괜한 심술을 부린다 생각했을 터였다.
하지만 더는 그러지 않아도 됐다. 하마터면 눈에 담는 것만으로 만족할 뻔했다.

- 끊었어요?
“듣고 있어.”
그는 거실에 앉아 전화를 하고 있을 그녀를 떠올렸다.
소파에 앉아 그를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했던 흰 티와 반바지를 입고
습관처럼 맨발을 탁자 위에서 툭툭, 끄덕이고 있을 거였다.
그는 다음엔 꼭 그 발목에, 복숭아뼈에도 입을 맞춰 봐야지,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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