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흔을 넘어

로맨스 현대물
여해름
출판사 로맨스토리
출간일 2019년 04월 16일
2점 4점 6점 8점 10점 10점 (1건)
작품설명

겨울의 신(神)처럼 냉혹하고 차가운 남자, 류하신.
그는 알 수 없는 미묘한 그리움을 좇아 청도로 돌아왔다.

“연은교, 내가 청도로 다시 돌아온 이유는, 바로 너.
널 다시 보기 위해서야. 널 원한다던 내 말, 그 말을 외면하지 마.”

“죄송스럽게도 전, 태어난 순간부터 지금까지 큰 도련님을 기다렸어요.
아무도 모르게 그랬어요. 그리도 또 기다려야 한다면 아무도 모르게 기다릴 거예요.”

청도의 몽환적인 안개를 닮은 여자, 연은교.
그녀는 한 남자를 향한 신앙 같은 사랑을 가슴에 품고 청도를 지켜왔다.

여해름의 로맨스 장편 소설 『상흔을 넘어』.



<본문중에서>

“우리 섬은 다 좋은데, 이렇게 질척한 웅덩이들이 너무 많아. 아우, 이를 어째? 신발이며 엉망이 돼버렸네?”
할 일이 태산이건만 이 일을 어째야 할지…….
그 찰나, 달그락달그락하는 말발굽 소리가 울렸다.
은교는 뒤뚱거리던 동작을 멈칫하며 시선을 옮겼다.
‘누가 말을……?’
청도에 말을 가진 집은 류 씨가뿐이므로 분명 자신이 키우는 말일 것이었다.
도대체 누가 이 새벽부터 말을 부리는 것일까?
‘큰 도련님? ……맞다. 이 섬에 말을 탈 사람은 나와 큰 도련님밖엔 없지. 근데 이 시간에 무슨 일로?’
검은 갈기를 휘날리는 말과 한 몸이 되어있는 그의 형체가 빠르게 다가왔다. 달려오는 모습은 영화 속의 한 장면을 펼쳐놓은 듯했다. 신비로운 땅의 주인으로서 자신을 숭배하는 피조물들을 깨우고자 달려오는 것 같았다. 어느 누구라도 그가 이곳의 주인임을 알아차릴 수 있을 만큼 압도적이며 위대해보였다.
그녀의 앞으로 멈춰 섰다. 그녀가 말 위에 앉아 있는 모습이 신성해보이기까지 한 그를 올려다보며, ‘이 새벽부터 말은 왜 타시는 거예요?’라는 질문을 건네는 것처럼 눈을 끔뻑거렸다.
하신은 무표정한 얼굴로 물었다.
“이 시간에 어딜 다녀오는 거지?”
“저기 언덕배기 낭떠러지에요. 이 시간이면 항상 그 곳에 다녀오거든요.”
“이유가 뭘까?”
“이유……라면, 그냥 바위섬에 부서지는 파도를 만나러……. 엄청 시원하고 예쁘거든요. 파도의 웅장한 함성을 지켜보고 있으면 가슴이 확 트이는 거 같아요.”
은교는 슬쩍 민망함을 느끼고 데면데면하게 웃었다.
“큰 도련님께서는 어쩐 일이세요? 이 새벽부터?”
“그 호칭, 이젠 좀 그렇지 않나?”
그는 청도에 도착했던 날부터 거슬렸던 터라 그녀의 질문을 무시하며 냉랭하게 굴었다. 그녀는 청도의 푸른 안개 빛으로 물든 눈망울을 이리저리 굴리고 입술을 달싹였다.
“그럼 뭐라고 불러야……? 아! 주인나리. 맞아요, 이젠 주인나리라고 불러야 해요. 근데 아직은 어색해서 잘…….”
멋쩍게 말끝을 흐리며 쭈뼛쭈뼛 목덜미를 어루만졌다. 하신은 주인나리라는 소리에 티 나지 않는 한숨을 내쉬었다.
“차라리 그냥 하던 대로 해.”
차갑게 이르는 채 말에서 내리고 그녀를 향해 손을 뻗었다.
“잡아.”
“……뭘? 도련님의 손을요?”
“계속 그러고 있을 생각이야?”
“아니, 그런 건 아니지만…….”
당혹스러움에 은교의 얼굴은 상기됐다. 어떻게 해야 할까? 잡아야 할까, 말아야 할까? 도련님께서는 갑자기 무슨 생각으로 이러시는 것일까?
하신은 거침없이 팔을 뻗으며 그녀의 잘록한 허리를 휘감아 챘다.
“아침상을 차릴 시간이 아니던가?”
“…….”
은교는 그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조그마한 얼굴을 새빨간 태양처럼 달구며 바들대는 숨을 몰아쉬었다.
하신은 딱딱하게 경직되어버린 그녀를 주시하고 한쪽 눈썹을 추켜세웠다.
“그만 돌아가지.”
아담한 그녀의 몸을 가뿐하게 들어 올리며 말 위에 앉혔다. 자신 또한 날렵하게 올라타고 그녀의 허리를 한 손으로 감싼 뒤 말고삐를 잡아챘다.
은교는 머릿속과 가슴이 한순간 잿빛구름을 드리운 저녁 하늘을 닮아버린 듯했다. 미친 듯이 방망이질치는 심장마저 느껴지지 않을 만큼 아득해져버렸다.
‘이건 내가 알던 큰 도련님이 아니신데…….’
_ 본문 중에서

작가소개
- 여해름

로맨스작가연합홈 ‘줄리엣의 발코니’와
로맨스사이트 ‘로망띠끄’에서 오래달리기 중.


출간작
〈오만한 과욕〉
〈얼음여우〉
〈잔인함의 향기〉
〈상흔을 넘어〉
〈대박! 검사마누라〉
〈블루홀〉
〈바보가 사랑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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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설명

겨울의 신(神)처럼 냉혹하고 차가운 남자, 류하신.
그는 알 수 없는 미묘한 그리움을 좇아 청도로 돌아왔다.

“연은교, 내가 청도로 다시 돌아온 이유는, 바로 너.
널 다시 보기 위해서야. 널 원한다던 내 말, 그 말을 외면하지 마.”

“죄송스럽게도 전, 태어난 순간부터 지금까지 큰 도련님을 기다렸어요.
아무도 모르게 그랬어요. 그리도 또 기다려야 한다면 아무도 모르게 기다릴 거예요.”

청도의 몽환적인 안개를 닮은 여자, 연은교.
그녀는 한 남자를 향한 신앙 같은 사랑을 가슴에 품고 청도를 지켜왔다.

여해름의 로맨스 장편 소설 『상흔을 넘어』.



<본문중에서>

“우리 섬은 다 좋은데, 이렇게 질척한 웅덩이들이 너무 많아. 아우, 이를 어째? 신발이며 엉망이 돼버렸네?”
할 일이 태산이건만 이 일을 어째야 할지…….
그 찰나, 달그락달그락하는 말발굽 소리가 울렸다.
은교는 뒤뚱거리던 동작을 멈칫하며 시선을 옮겼다.
‘누가 말을……?’
청도에 말을 가진 집은 류 씨가뿐이므로 분명 자신이 키우는 말일 것이었다.
도대체 누가 이 새벽부터 말을 부리는 것일까?
‘큰 도련님? ……맞다. 이 섬에 말을 탈 사람은 나와 큰 도련님밖엔 없지. 근데 이 시간에 무슨 일로?’
검은 갈기를 휘날리는 말과 한 몸이 되어있는 그의 형체가 빠르게 다가왔다. 달려오는 모습은 영화 속의 한 장면을 펼쳐놓은 듯했다. 신비로운 땅의 주인으로서 자신을 숭배하는 피조물들을 깨우고자 달려오는 것 같았다. 어느 누구라도 그가 이곳의 주인임을 알아차릴 수 있을 만큼 압도적이며 위대해보였다.
그녀의 앞으로 멈춰 섰다. 그녀가 말 위에 앉아 있는 모습이 신성해보이기까지 한 그를 올려다보며, ‘이 새벽부터 말은 왜 타시는 거예요?’라는 질문을 건네는 것처럼 눈을 끔뻑거렸다.
하신은 무표정한 얼굴로 물었다.
“이 시간에 어딜 다녀오는 거지?”
“저기 언덕배기 낭떠러지에요. 이 시간이면 항상 그 곳에 다녀오거든요.”
“이유가 뭘까?”
“이유……라면, 그냥 바위섬에 부서지는 파도를 만나러……. 엄청 시원하고 예쁘거든요. 파도의 웅장한 함성을 지켜보고 있으면 가슴이 확 트이는 거 같아요.”
은교는 슬쩍 민망함을 느끼고 데면데면하게 웃었다.
“큰 도련님께서는 어쩐 일이세요? 이 새벽부터?”
“그 호칭, 이젠 좀 그렇지 않나?”
그는 청도에 도착했던 날부터 거슬렸던 터라 그녀의 질문을 무시하며 냉랭하게 굴었다. 그녀는 청도의 푸른 안개 빛으로 물든 눈망울을 이리저리 굴리고 입술을 달싹였다.
“그럼 뭐라고 불러야……? 아! 주인나리. 맞아요, 이젠 주인나리라고 불러야 해요. 근데 아직은 어색해서 잘…….”
멋쩍게 말끝을 흐리며 쭈뼛쭈뼛 목덜미를 어루만졌다. 하신은 주인나리라는 소리에 티 나지 않는 한숨을 내쉬었다.
“차라리 그냥 하던 대로 해.”
차갑게 이르는 채 말에서 내리고 그녀를 향해 손을 뻗었다.
“잡아.”
“……뭘? 도련님의 손을요?”
“계속 그러고 있을 생각이야?”
“아니, 그런 건 아니지만…….”
당혹스러움에 은교의 얼굴은 상기됐다. 어떻게 해야 할까? 잡아야 할까, 말아야 할까? 도련님께서는 갑자기 무슨 생각으로 이러시는 것일까?
하신은 거침없이 팔을 뻗으며 그녀의 잘록한 허리를 휘감아 챘다.
“아침상을 차릴 시간이 아니던가?”
“…….”
은교는 그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조그마한 얼굴을 새빨간 태양처럼 달구며 바들대는 숨을 몰아쉬었다.
하신은 딱딱하게 경직되어버린 그녀를 주시하고 한쪽 눈썹을 추켜세웠다.
“그만 돌아가지.”
아담한 그녀의 몸을 가뿐하게 들어 올리며 말 위에 앉혔다. 자신 또한 날렵하게 올라타고 그녀의 허리를 한 손으로 감싼 뒤 말고삐를 잡아챘다.
은교는 머릿속과 가슴이 한순간 잿빛구름을 드리운 저녁 하늘을 닮아버린 듯했다. 미친 듯이 방망이질치는 심장마저 느껴지지 않을 만큼 아득해져버렸다.
‘이건 내가 알던 큰 도련님이 아니신데…….’
_ 본문 중에서

작가소개
- 여해름

로맨스작가연합홈 ‘줄리엣의 발코니’와
로맨스사이트 ‘로망띠끄’에서 오래달리기 중.


출간작
〈오만한 과욕〉
〈얼음여우〉
〈잔인함의 향기〉
〈상흔을 넘어〉
〈대박! 검사마누라〉
〈블루홀〉
〈바보가 사랑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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