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세가 기울 때까지 기울고, 별다른 이유 없이 반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받았던 최악의 열여섯, 스테이시는 최고의 남자 마르코와 함께였다. 하지만 사소한 오해로 두 사람의 관계는 틀어지고 그렇게 10년이 지난다. 그리고 어느 날, 악덕 고용주와 시비 끝에 도망을 치다 차도로 뛰어든 스테이시는 차에 치이고 만다. 그런데 이게 웬일, 별안간의 사고로 어리벙벙한 그녀에게 그 옛날의 마르코가 차에서 태연히 나와 손을 내미는데….

그가 빛날수록 짙어졌던 그녀의 그림자…

▶ 책 속에서

“처음에는 당신인지 확실하지 않았어.”
마르코가 말했다.
“하지만 그런 극적인 등장이라니, 당신 말고 다른 누가 할 수 있겠어?”

“당신 말이 맞겠죠. 난 단 한 번도 수줍은 아가씨 연기를 성공한 적 없으니까요.”

“그런데 차가 달리는 도로로 뛰어든 일은 빼놓고, 잘 지냈느냐고 물어야 하나? 당신 모습을 보면… 글쎄….”
마르코가 스테이시를 다시 한번 힐끔 훑어보았다.

스테이시는 자신이 입은 드레스를 내려다보았다. 애초에 점잖지 못했던 드레스는 이제 아슬아슬한 경계에 있었다. 그녀는 최대한 드레스를 얌전하게 정리하며 말했다.
“잘 지냈어요. 고맙군요. 그럭저럭 살고 있죠.”

“찻길로 몸을 던지지 않고서도 차를 세울 방법이 있었을 텐데. 가장 좋은 방법은 신호등이 바뀌기를 기다리는 거지.”

“평소에는 이렇게 입지 않아요. 지금 일하다가 나와서 그래요.”

“내게 설명하지 않아도 돼. 나는 그럴 필요가 있는 것들에만 신경을 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