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밤은 강 위에 둥둥 떠 있는 오두막에서 촛불을 켜고 와인을 마시며 맞이하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어. 새벽이 밝아올 때 세상이 가장 어둡잖아. 아마 어려서부터 결혼이라는 걸 무척이나 하고 싶어 했으면서, 어쩌면 그러지 못할 거라는 걸 알고 있었나 봐.”
“그런 걸 두고 착각이라고 하지.”
밉지 않게 그에게 눈을 흘긴 찬재가 하던 말을 이어갔다.
“나한테 첫날밤은 밝아오지 않을 것 같던 새벽과 같은 거니까, 그 밤엔 꼭 촛불을 켜야 할 것 같았어. 주변은 캄캄한데 겨우 서로를 알아볼 수 있을 만큼의 빛만 있는 거야. 꼭 새벽처럼 말이야. 그러면서 생각하는 거지. 아, 드디어 겨울 같던 내 인생에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리는구나……. 그런데 한웅휘라는 남자가 나타나서 그 꿈을 무지막지하게 깨 버렸어.”
“나가서 초 사올까?”
“쉰 냄새 풀풀 나던 첫키스는 어쩌고?”
찬재의 말에 참았던 웃음을 한꺼번에 토해낸 웅휘가 그녀를 힘껏 끌어안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