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바보냐? 아무리 배설하고 싶은 욕구가 미칠 것처럼 밀려들어도, 장소를 봐 가면서 바지를 내려야지.\"
\"무슨 소리야?\"
오해의 소지가 있는 성호의 말에 재하의 눈초리에 팽팽하게 힘이 들어갔다.
\"자식, 예민하게 굴긴. 생각을 해봐, 인마. 너나 윤지 씨가 언제부터 알고 지냈어? 기껏해야 한 달 남짓이잖아. 한눈에 서로 뿅 간 건, 억세게 운이 좋아서였다고 치자, 그렇다고 해서 단번에 서로를 믿어버리는 건 무리가 있다는 생각 안 들어?\"
\"알아듣게 말해.\"
\"남자와 여자가 연을 맺는 건 하늘이 부리는 조화라고 하지만, 그래도 기본적인 룰은 있다 이거야. 너 윤지 씨가 어떤 성격인지 다 알지 못하잖아?\"
\"오래 만났다고 해서 다 알라는 법도 없지.\"
\"부인하고 싶겠지. 하지만 아닌 건 아니야. 아닌 말로 윤지 씨가 결벽주의자면 어떻게 할래?\"
\"소신 있게 사는 나까지 끌고 들어가지 말고, 네 선에서 처리해, 인마. 그리고 그게 언제적 얘긴데 그걸 여태 기억하고 사냐? 설마 그날 동정 파티, 그게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던 거야?\"
\"바보 같은 자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