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오빠에게 평생을 억압받으며 살아온 것도 모자라, 마음에도 없는 정략결혼을 할 위험에 처한 나디아 공주. 참다못한 그녀는 조국에서 도망쳐 나와 적국 가즈비야로 도망친다. 내친김에 그녀는 양국 간의 해묵은 반목과 전쟁 위협을 종식할 원대한 계획을 세운다. 그것은 바로 가즈비야의 왕자 자예드를 유혹해서 자신의 손안에 넣는 것! 우여곡절 끝에 왕궁에 도착한 나디아는 그의 침실에 숨어드는데….

사로잡기는커녕 사로잡힐 것만 같고…

▶ 책 속에서

“재미있군.”
자리에서 똑바로 선 자예드는 나디아를 날카롭게 응시했다.
“내 생각에는 당신이야말로 여기에서 뭘 했는지 말해야 할 것 같은데.”

“그건 지금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아요.”

“당신한테는 중요하지 않겠지만, 나는 낯선 여자가 내 방에 침입해서 내 침대 위에 누워 있는 상황에 익숙하지 않아. 당신이 내 궁금증을 풀어 줘야 할 것 같은데.”
그의 목소리는 부드럽게 구슬리는 듯했지만, 차갑게 비웃고 있는 기색이 역력히 드러났다.

“그래, 좋아요.”
숨을 깊이 들이마시며 나디아는 어깨를 펴고 턱을 약간 들어 올렸다.
“정략결혼을 피하려고 여기에 왔어요.”

“정략결혼? 정략결혼을 피해 달아나기 위해 내 침대에 들어와서 나에게 몸을 바치기로 했다고? 전혀 납득할 수가 없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