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리를 만나다……

“은 교수님?”
“미운정도 정인지 처음보다 좋은 감정이 생겼다고 할까. 이런 감정을 뭐라고 해야 할지 정확히는 잘 모르겠지만 무척 관심이 가는 건 사실이야.”
‘지금 이 남자 수줍어하는 거 맞지?’
“만나자고요? 그 말은 즉 사귀자는…….”
이런 기회가 주어질 때는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덥석 잡아야 하는 법이다.
“교수님, 그럼 앞으로 우리 밖에서도 만나고 그런 거죠?”
나리는 일부러 순진한 척 큰 눈을 더 크게 뜨곤 여러 번 깜박이면서 그를 올려다봤다. 안 그런 척하면서도 은근히 수줍어하는 찬란을 놀리는 재미가 쏠쏠했다.
“그런데 제가 1년차라 콜이 많아서 데이트할 시간이 없을 텐데 어쩌죠?”
나리는 애교를 부리듯 커다란 눈을 계속 깜박거리며 찬란의 대답을 기다렸다.
“내가…… 맞춰 보지.”
“그러실래요?”
나리는 이번에도 눈을 깜박이면서 찬란의 손을 양손으로 덥석 감싸 잡았다.
“지금까지 남자친구 한 번도 없었어?”
“그건…… 이 미모에 말이 되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