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까지 나는 남자였습니다.
그러나 나의 ‘기억’만 남기고 모든 게 바뀌어 버렸죠.
내가 가진 ‘남자’였을 때의 추억과 모두가 알고 있는 ‘여자’였을 때의 추억.
너무나 다른 두 기억과 사람들.
아니, 그렇다고 제일 친한 친구가 애인이라니 너무한 거 아닙니까?

내가 알던 단짝 친구 자우는 그저 평범한 장난꾸러기였습니다.
하지만 여자 친구의 입장에선 저도 반할 만큼 다정하고 남자다운 녀석인 줄 미처 몰랐습니다.
내 여자 친구 도희는 항상 얌전하고 조용한 아이였습니다.
그렇기에 친구에겐 그렇게 스스럼없이 발랄한 모습을 보인다는 걸 꿈에도 생각 못했습니다.
저는 그저 눈뜬장님일 뿐, 그동안 그들에게서 무엇을 봐 온 것일까요?

남자로 돌아가고 싶다는 마음을 한 순간도 포기한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모순적이게도 나는 이 순간 마음껏 여자이고 싶습니다.
여자로서의 시간에 후회를 남기고 싶지 않습니다.

지금, 나는 여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