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여 다시 한 번만

류은채
출판사 스칼렛
출간일 2015년 07월 21일
2점 4점 6점 8점 10점 8.8점 (53건)
작품설명

“난 당신의 아내로 머무는 데 기한이 정해진 사람이란 거 잊지 마세요.”
유고희, 오늘 약속된 2년간의 정략결혼 생활을 정리했다.
겉으로는 빈틈없고 한 치의 흐트러짐조차 없어 보였지만,
보이지 않은 곳에선 가라앉지 않으려 죽도록 애쓴 나날이었다.

“이렇게 환하게 웃을 줄 아는 여자였었나? 내 곁에 있는 것이 그렇게 불편했었나?”
강인환, 정략이었다 해도 사람이 나간 빈자리는 생각보다 휑하다.
아내라는 이름의 여자는 그가 그어 둔 선을 확실하게 지키며 가족들을 챙겼고,
자신의 신경을 거스르지 않았다. 단 한 번도.
그가 원했던 군더더기 없는 결혼 생활이었다.

무늬만 부부, 분명 그뿐인 관계였다. 하지만……

사진 속의 그녀는 매번 다른 미소를 짓고 있었다.
함께 산 2년 동안 자신은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그런 미소였다.
그 모습이 밝은 햇살 같아 자꾸만 바라보게 만들었다.
인환은 기분이 묘해졌다.

그녀가 그를 물들였듯 이젠 그가 그녀를 길들이려 한다.
부디 늦지 않았기를.



<본문중에서>

로스앤젤레스의 남동쪽으로 43km 떨어진 애너하임 시에 위치
한 세계 최대, 최고의 테마파크. 탐험의 나라(Adventare Land),
곰의 나라(Bear Country), 개척의 나라(Frontier Land), 환상의
나라(Fantasy Land)에서는 아사왕의 메리그랜드, 커다란 티 컵
(Tea Cup)이 회전하는 미친 티파티 등, 재미있는 놀이 기구를 타
며 고희는 행복한 미소를 연신 짓고 있었다. 전처럼 입을 가리고
웃지도, 누군가가 자신을 지켜보리라는 것을 염두에 두지도 않고
말이다.
책상에 죽 늘어진 사진마다 다른 미소가 담겨 있는데, 그 모습이 밝은 햇살 같아 자꾸만 바라보게 했다.
“이게 그 사진인가?”
“네, 사장님.”
“그렇군.”
“네, 그럼.”
“잠깐만, 다니는 건 어떠하던가? 사는 건?”
“조그만 아파트를 전세로 빌렸다고 합니다. 그리고 대학원에
진학하셨고요. 여행 내내 매우 즐거워 보이셨다고 들었습니다.”
“나가 봐.”
인환은 책상 위 사진을 한 장 한 장 손가락으로 집어 코 앞으
로 가져왔다.
이 여자가 그 여자란 말인가. 자신의 곁에서 아내란 이름으로
2년을 머문 유고희, 정략이었고 계약이었다 해도 사람이 나간
빈자리는 생각보다 휑했다. 언제나 예의 바르고 조용하고 매사
깔끔한 그녀였다. 간혹 이 여자는 무슨 생각을 하고 사나? 라는
생각을 할 정도로.
처음부터 두 사람은 무늬만 부부로 살자 합의했었고 양쪽 집
안사람들도 상황과 조건을 알고 있는 그저 그뿐인 관계였다.
그러나 점점 아름다워져 가는 유고희. 정략이었지만 자신도
남자였고 부인이라는 이름으로 호적에 올라 있으니 소유를 주장
하고 싶을 때도 있었다.
때로는 욕구도 일어 그녀를 술기운에 품으려 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그가 무안하지 않도록 설득력 있게 저를 이해시켰었다.
‘그때 뭐라고 했었더라?’
“내가 임신이라도 하게 된다면 불행한 아이가 태어나는 거예
요. 당신이 조금만 참으면 그런 사태 미연에 막을 수 있는데, 아
이는 두 사람이 진정 원해서 태어나야 축복이 아닐까요. 난 당신
의 아내로 머무는 데 기한이 정해진 사람이란 거 잊지 마세요.
그래도 날 안을 건가요?”
“……!”
불만은 없었다. 나름 지혜롭게 가족들을 챙겼고, 자신의 시중
을 군소리 없이 들었고, 외조도 조용히 수행했었다. 도와 달라는
말 한마디, 여자로서 바라봐 달라는 눈길 한 번 보낸 적 없었고,
정을 흘리고 다니지도 않았다.
군더더기 없는 생활. 가끔씩 짓는 미소가 환하게 웃는 웃음이
아닌 작위적으로 웃는 모습이라는 거야 익히 알고 있었다. 정말
즐거워 웃었던 것은…… 두 번이었나? 손에 꼽을 정도로 웃음에
인색한 여자였다.
‘이렇게 환하게 웃을 줄 아는 여자였다니. 내 곁에 있는 것이
그렇게 힘이 들었나?’
기분이 묘해지는 인환이었다.
그는 미국 여행 중인 그녀의 사진을 다시 한 번 바라보더니
맨 위 서랍에 넣고 열쇠를 채웠다.
‘밝아 보이니 걱정 안 해도 되겠군.’
하지만 생각과 다르게 표정은 씁쓸해 보였고 그의 입가는 오
른쪽 아래 방향으로 비틀려지고 있었다.
한라그룹 유고희, 2년 정략혼을 마감하고 홀가분하게 자유인
이 되었다.
경산그룹 강인환, 2년 정략혼을 마감하고 정해진 수순대로 싱
글이 되었다.

작가소개
- 류은채

필명 ‘로키산맥’으로 로망띠끄에서 활동 중.
2014년 로망띠끄에서 연재 시작,
스칼렛에서 이북, 종이책 첫 출간.

독서중독.
글중독.
커피중독.
혼자이기보다 여럿이길 좋아하는 성격.
이 세상에 선한 끝은 있다 굳게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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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설명

“난 당신의 아내로 머무는 데 기한이 정해진 사람이란 거 잊지 마세요.”
유고희, 오늘 약속된 2년간의 정략결혼 생활을 정리했다.
겉으로는 빈틈없고 한 치의 흐트러짐조차 없어 보였지만,
보이지 않은 곳에선 가라앉지 않으려 죽도록 애쓴 나날이었다.

“이렇게 환하게 웃을 줄 아는 여자였었나? 내 곁에 있는 것이 그렇게 불편했었나?”
강인환, 정략이었다 해도 사람이 나간 빈자리는 생각보다 휑하다.
아내라는 이름의 여자는 그가 그어 둔 선을 확실하게 지키며 가족들을 챙겼고,
자신의 신경을 거스르지 않았다. 단 한 번도.
그가 원했던 군더더기 없는 결혼 생활이었다.

무늬만 부부, 분명 그뿐인 관계였다. 하지만……

사진 속의 그녀는 매번 다른 미소를 짓고 있었다.
함께 산 2년 동안 자신은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그런 미소였다.
그 모습이 밝은 햇살 같아 자꾸만 바라보게 만들었다.
인환은 기분이 묘해졌다.

그녀가 그를 물들였듯 이젠 그가 그녀를 길들이려 한다.
부디 늦지 않았기를.



<본문중에서>

로스앤젤레스의 남동쪽으로 43km 떨어진 애너하임 시에 위치
한 세계 최대, 최고의 테마파크. 탐험의 나라(Adventare Land),
곰의 나라(Bear Country), 개척의 나라(Frontier Land), 환상의
나라(Fantasy Land)에서는 아사왕의 메리그랜드, 커다란 티 컵
(Tea Cup)이 회전하는 미친 티파티 등, 재미있는 놀이 기구를 타
며 고희는 행복한 미소를 연신 짓고 있었다. 전처럼 입을 가리고
웃지도, 누군가가 자신을 지켜보리라는 것을 염두에 두지도 않고
말이다.
책상에 죽 늘어진 사진마다 다른 미소가 담겨 있는데, 그 모습이 밝은 햇살 같아 자꾸만 바라보게 했다.
“이게 그 사진인가?”
“네, 사장님.”
“그렇군.”
“네, 그럼.”
“잠깐만, 다니는 건 어떠하던가? 사는 건?”
“조그만 아파트를 전세로 빌렸다고 합니다. 그리고 대학원에
진학하셨고요. 여행 내내 매우 즐거워 보이셨다고 들었습니다.”
“나가 봐.”
인환은 책상 위 사진을 한 장 한 장 손가락으로 집어 코 앞으
로 가져왔다.
이 여자가 그 여자란 말인가. 자신의 곁에서 아내란 이름으로
2년을 머문 유고희, 정략이었고 계약이었다 해도 사람이 나간
빈자리는 생각보다 휑했다. 언제나 예의 바르고 조용하고 매사
깔끔한 그녀였다. 간혹 이 여자는 무슨 생각을 하고 사나? 라는
생각을 할 정도로.
처음부터 두 사람은 무늬만 부부로 살자 합의했었고 양쪽 집
안사람들도 상황과 조건을 알고 있는 그저 그뿐인 관계였다.
그러나 점점 아름다워져 가는 유고희. 정략이었지만 자신도
남자였고 부인이라는 이름으로 호적에 올라 있으니 소유를 주장
하고 싶을 때도 있었다.
때로는 욕구도 일어 그녀를 술기운에 품으려 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그가 무안하지 않도록 설득력 있게 저를 이해시켰었다.
‘그때 뭐라고 했었더라?’
“내가 임신이라도 하게 된다면 불행한 아이가 태어나는 거예
요. 당신이 조금만 참으면 그런 사태 미연에 막을 수 있는데, 아
이는 두 사람이 진정 원해서 태어나야 축복이 아닐까요. 난 당신
의 아내로 머무는 데 기한이 정해진 사람이란 거 잊지 마세요.
그래도 날 안을 건가요?”
“……!”
불만은 없었다. 나름 지혜롭게 가족들을 챙겼고, 자신의 시중
을 군소리 없이 들었고, 외조도 조용히 수행했었다. 도와 달라는
말 한마디, 여자로서 바라봐 달라는 눈길 한 번 보낸 적 없었고,
정을 흘리고 다니지도 않았다.
군더더기 없는 생활. 가끔씩 짓는 미소가 환하게 웃는 웃음이
아닌 작위적으로 웃는 모습이라는 거야 익히 알고 있었다. 정말
즐거워 웃었던 것은…… 두 번이었나? 손에 꼽을 정도로 웃음에
인색한 여자였다.
‘이렇게 환하게 웃을 줄 아는 여자였다니. 내 곁에 있는 것이
그렇게 힘이 들었나?’
기분이 묘해지는 인환이었다.
그는 미국 여행 중인 그녀의 사진을 다시 한 번 바라보더니
맨 위 서랍에 넣고 열쇠를 채웠다.
‘밝아 보이니 걱정 안 해도 되겠군.’
하지만 생각과 다르게 표정은 씁쓸해 보였고 그의 입가는 오
른쪽 아래 방향으로 비틀려지고 있었다.
한라그룹 유고희, 2년 정략혼을 마감하고 홀가분하게 자유인
이 되었다.
경산그룹 강인환, 2년 정략혼을 마감하고 정해진 수순대로 싱
글이 되었다.

작가소개
- 류은채

필명 ‘로키산맥’으로 로망띠끄에서 활동 중.
2014년 로망띠끄에서 연재 시작,
스칼렛에서 이북, 종이책 첫 출간.

독서중독.
글중독.
커피중독.
혼자이기보다 여럿이길 좋아하는 성격.
이 세상에 선한 끝은 있다 굳게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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