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를 위해 원수의 딸과 혼인하기로 했다.
부친이 역모죄인이라는 누명을 쓴 순간, 선후의 인생은 송두리째 바뀌어 버렸다. 참담했던 멸문지화 속에서 겨우 목숨만 부지할 수 있었던 그는 복수하고자 하는 일념 하나로 기나긴 인고의 세월을 버텨 낸 뒤, 빼어난 재량을 십분 발휘하여 왕의 호위 무사 자리까지 오르게 된다. 그리고 때마침 그의 정체를 모르는 원수의 집안에서 혼담이 들어오자, 기꺼이 그 청을 받아들인 선후는 그간 준비해 온 잔혹한 복수극을 펼쳐 보기로 하는데….
▶ 잠깐 맛보기
“흠……. 그래서 내 딸과의 혼인을 원치 않는다면, 이번 일은 없던 걸로 하겠네. 이 말을 하러 찾아온 거라네.”
“아닙니다.”
즉각적인 대답에 우서한은 약간 의아해졌다. 그렇다는 건……?
“따님과 혼인하겠습니다. 따님을 제게 보내 주십시오.”
그럼 역시 이 사내도 아라에게 마음이 있다는 게로군. 일시에 마음이 놓인 우서한은 자신도 모르게 선후의 손을 덥석 잡았다.
“역시 그런가. 사실 기대를 안 했다면 거짓일 테지만 막상 자네 입에서 그 말을 들으니 이루 말할 수 없이 기쁘군. 일이 이렇게 되기까지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너그러운 마음으로 그 애를 받아들여 주길 바라네. 사실 뭐니 뭐니 해도 이번 일로 가장 마음고생이 심했던 건 아라가 아니겠나.”
짧은 한순간이었지만 어두운 분노가 그의 눈을 가득 채웠다 사라졌다.
그렇게 소중히 여기는 네 딸, 지금은 얼마든지 받아들여 주지. 몸과 마음이 갈가리 찢어진 네 딸을 다시 네게 되돌려주는 날이 오면 피눈물을 흘리며 오늘을 후회하게 될 것이다.
속으로 쓴웃음을 지은 선후는 제 자식을 챙기는 아버지다운 모습을 보여 주는 우서한에게 조용히 대답했다.
“이번 혼인, 기꺼이 받아들일 작정입니다.”
* 이 전자책은 2007년 타출판사에서 출간된 〈청랑〉을 eBook으로 제작한 것입니다.
복수를 위해 원수의 딸과 혼인하기로 했다.
부친이 역모죄인이라는 누명을 쓴 순간, 선후의 인생은 송두리째 바뀌어 버렸다. 참담했던 멸문지화 속에서 겨우 목숨만 부지할 수 있었던 그는 복수하고자 하는 일념 하나로 기나긴 인고의 세월을 버텨 낸 뒤, 빼어난 재량을 십분 발휘하여 왕의 호위 무사 자리까지 오르게 된다. 그리고 때마침 그의 정체를 모르는 원수의 집안에서 혼담이 들어오자, 기꺼이 그 청을 받아들인 선후는 그간 준비해 온 잔혹한 복수극을 펼쳐 보기로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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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그래서 내 딸과의 혼인을 원치 않는다면, 이번 일은 없던 걸로 하겠네. 이 말을 하러 찾아온 거라네.”
“아닙니다.”
즉각적인 대답에 우서한은 약간 의아해졌다. 그렇다는 건……?
“따님과 혼인하겠습니다. 따님을 제게 보내 주십시오.”
그럼 역시 이 사내도 아라에게 마음이 있다는 게로군. 일시에 마음이 놓인 우서한은 자신도 모르게 선후의 손을 덥석 잡았다.
“역시 그런가. 사실 기대를 안 했다면 거짓일 테지만 막상 자네 입에서 그 말을 들으니 이루 말할 수 없이 기쁘군. 일이 이렇게 되기까지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너그러운 마음으로 그 애를 받아들여 주길 바라네. 사실 뭐니 뭐니 해도 이번 일로 가장 마음고생이 심했던 건 아라가 아니겠나.”
짧은 한순간이었지만 어두운 분노가 그의 눈을 가득 채웠다 사라졌다.
그렇게 소중히 여기는 네 딸, 지금은 얼마든지 받아들여 주지. 몸과 마음이 갈가리 찢어진 네 딸을 다시 네게 되돌려주는 날이 오면 피눈물을 흘리며 오늘을 후회하게 될 것이다.
속으로 쓴웃음을 지은 선후는 제 자식을 챙기는 아버지다운 모습을 보여 주는 우서한에게 조용히 대답했다.
“이번 혼인, 기꺼이 받아들일 작정입니다.”
* 이 전자책은 2007년 타출판사에서 출간된 〈청랑〉을 eBook으로 제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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