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랑 함께라서 더 좋아.

아버지의 외도로 가정이 박살 나고, 그 충격으로 어머니까지 죽게 된 후 가까스로 살아가던 다이의 생활은 어느 날 찾아온 루다의 존재로 급격히 흔들린다. 아버지를 빼앗아 간 여자의 아들 루다에게 도리어 독설을 듣게 되자 그런 그에게 증오심을 표출하는 다이. 그러나 몹쓸 말을 뱉으면서도 여리게 아파하는 루다에게 끝까지 분노를 뿜을 수 없었던 다이는 결국 그를 위로하고 마는데…….

▶ 잠깐 맛보기

“이루다.”

장난스럽게 루다의 입가에 매달렸던 미소가 사라졌다. 무미건조한 표정으로 다이를 바라보며 루다가 작게 입을 달싹였다.

“다시 불러 봐.”

“뭐?”

“다시.”

그의 눈빛이 뜨거웠다. 다시 경어가 제외된 건방진 말투였음에도 그건 느끼지 못할 정도로 루다의 눈빛은 너무 강렬했다. 뭔가를 갈구하는 듯한 그 강렬한 눈빛에 다이의 입이 절로 벌어졌다.

“이루다.”

차분해진 목소리로 그의 이름을 불렀다. 차게 굳었던 루다의 표정이 거짓말처럼 부드럽게 풀렸다. 보일 듯 말 듯 엷은 미소가 그의 입가에 번졌다. 지그시 내리떠진 루다의 눈에 물기가 서렸다. 순수하게 반짝이는 그의 맑은 눈에서 시선을 떼지 못한 채 다이가 다시 그의 이름을 속삭였다.

“……이루다.”